"이수만과 방향성 공감" 하이브 방시혁이 밝힌 SM 인수 막전막후 [★NEWSing]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3.02.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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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 /사진=스타뉴스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대형 가요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전격 인수한다. 하이브는 SM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 지분을 인수하며 SM 1대 주주로 등극했다.

하이브는 SM 창업자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SM 최대 주주에 등극하게 됐다.


하이브는 이번 인수 계약에 대해 하이브와 SM 양사의 글로벌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뮤직,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 뉴진스가 속한 어도어 등을 산하 레이블로 두고 있는 초대형 가요 기획사다. SM엔터테인먼트에는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레드벨벳, 에스파 등 K팝 인기 스타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K팝 시장에 유례 없는 슈퍼 공룡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하이브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이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이번 계약에 앞서 K팝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번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이 이뤄졌다.


하이브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은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K팝을 하나의 산업으로 일궈낸 것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그려 온 글로벌 비전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방시혁 의장은 평소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상호 간에 존중과 존경의 관계를 표명해왔다고 하이브 측은 전했다.

하이브 측은 "방시혁 의장은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올해 초 선포한 '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당시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수만 전 프로듀서에게 지속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며 "이에 이수만 전 프로듀서는 방시혁 의장이 음악인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알고, K팝이 가야 할 미래 방향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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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을 전격 인수함에 따라 지배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M은 현재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제를 골자로 한 이수만 없는 'SM 3.0'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이브 측은 "지난달 15일 SM이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SM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며 "SM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의지를 확인했고, 이미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춘 것은 물론, 멀티 레이블 전략 운영과 팬덤 플랫폼의 개발 등 업계 선진화를 주도해 온 만큼 SM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고 전했다.

앞서 이수만 전 프로듀서 지난해 100% 지분을 소유한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 SM 간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하이브와 합의 과정에서 이수만 전 프로듀서는 계약 종료일부터 3년 간 일몰조항에 따라 일부 수수료를 받기로 되어있지만, SM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지급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이브 측은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개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SM 관계사들의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며 "하이브도 관계사 지분 정리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추가 재원을 투입하면서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 공개매수도 실시한다. 이는 하이브의 이수만 지분 인수가와 동일하다.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조달 등의 제반 절차는 이미 완료됐다.

하이브 측은 "주당 12만원에 진행되는 공개매수는 최대주주가 누리게 될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수만 전 프로듀서는 자신이 누리게 될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했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의 지분 인수로 촉발된 SM 경영권 분쟁은 하이브의 가세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SM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 이로써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가 됐으며, SM은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3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수만은 SM 이사회 결정에 반발하며 지난 8일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하이브 인수설이 불거지자, SM은 공동대표이사 및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며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주주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SM은 "특정 주주·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수만과 손잡고 SM을 전격 인수했고, 업계의 관심은 오는 3일 예정된 SM 주주총회에 쏠리게 됐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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