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오른쪽)과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
자연스레 손흥민과 케인이 최전방에서 보여주는 호흡은 토트넘이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였고, 상대팀 수비 입장에서는 경계 대상 1호였다. 토트넘의 공격 성패를 좌우하는 건 결국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을 얼마나 극대화하느냐였다. 안토니오 콘테(54·이탈리아) 감독의 가장 큰 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손흥민과 케인이 예년처럼 직접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가 어려워졌다. 케인이 최전방에 포진하고,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 또는 다른 공격진들이 좌우 측면에 포진하는 형태는 지난 시즌과 같은데도 전술적으로 손흥민과 케인이 직접적으로 호흡을 맞출 기회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 이번 시즌 손흥민과 케인이 합작골을 만든 건 리그 단 3골에 불과하다. 손흥민이 케인의 도움을 받아 1골을 넣었고, 반대로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케인의 2골로 이어졌다. 케인이 이번 시즌 17골을 넣었다는 점에서 손흥민이 도움을 준 비중은 턱없이 낮다. 그동안 토트넘이 자랑하던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이 무너졌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 EPL에서 1000분 이상 함껜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자주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 듀오 순위. 3위는 해리 케인이었는데, 파트너는 손흥민이 아닌 데얀 쿨루셉스키였다. /사진=옵타 |
그 뒤를 이은 게 케인이었는데, 파트너가 달라졌다. 손흥민이 아닌 쿨루셉스키가 새로운 케인의 파트너가 됐다. 케인과 쿨루셉스키는 이번 시즌 66분마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전술적으로 콘테 감독이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최대 강점인 스피드나 슈팅보다는 공수 연결고리를 하는 장면이 더욱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공을 받아 스피드를 살려 공격을 전개할 만한 장면, 이번 시즌엔 이반 페리시치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콘테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역할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측면을 달리거나 케인의 파트너로 활약할 때 가장 위협적인 선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페리시치가 측면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고, 쿨루셉스키가 (지난 시즌 손흥민처럼) 케인 앞으로 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영국 데일리메일도 "손흥민이 활약할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고 있고, 손흥민의 수비 부담이 커졌다"며 "케인은 지난 시즌 중원까지 내려와 양질의 패스도 많이 전달했는데, 이번 시즌엔 주로 최전방에 머무르고 있다. 손흥민의 공격에도 자연스레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EPL을 대표하는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이 무너진 건 결국 콘테 감독이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