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의 눈물과 태극마크 가치' 떠나는 베테랑들의 마지막 당부 [도쿄 현장]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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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왼쪽)과 김현수. /사진=뉴스1
[도쿄(일본)=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한국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찬호는 태극마크 은퇴를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제 또 세월이 흘러 한국 야구를 이끌었던 베테랑들이 대거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는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를 2승 2패의 성적으로 마감, 조 3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일본(4승)과 호주(3승1패)가 나란히 B조 1, 2위로 2라운드(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의 4강 진출을 목표로 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성적표와 함께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떠안았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기로 결심한 김현수는 중국전을 마친 뒤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중국전을 마친 뒤 선수들끼리 나눴던 이야기에 대해 "저도 고맙다고 했고, 감독님께서도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제가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보여줬던 김현수였다. 그는 이번 대회 출전에 앞서 "국제대회는 출전할 때마다 의미가 정말 남다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더 이상 못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는 김현수의 10번째 국제 대회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국제대회 통산 59경기에서 타율 0.364, 76안타 4홈런 46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타율 0.111(9타수 1안타)에 그쳤고, 마지막 중국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현수는 "다른 선수들은 계속 잘해야 하고, 또 좋은 결과를 보여드려야 한다. '우리의 야구가 끝나는 것도 아니고, 국가대표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선수들이 다음에 나와 잘해주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후배들에게 당부했던 이야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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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활약하던 김현수의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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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대회서 활약하던 김광현의 모습. /AFPBBNews=뉴스1
한국 마운드를 책임졌던 두 베테랑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숙명의 한일전에 선발 출격했던 김광현은 1회와 2회는 완벽하게 잘 막았지만 3회(2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를 버티지 못했다. 양현종은 호주와 1차전에서 구원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3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고전했다.

이제 대표팀 마운드에도 대거 세대교체 바람이 불 전망이다. 김광현은 호주와 1차전을 앞두고 '좌완 후계자'로 거론되는 구창모에 대해 "저는 2009년 WBC 대회 때 콜드게임도 당하고 그랬다. 한 경기(7일 한신과 평가전 ⅔이닝 2실점)에 부진했다고, 일희일비할 선수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 WBC 대회 당시 1라운드 일본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⅓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부진했던 김광현이었다. 당시 한국은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은 "투수들은 다음 경기에 한 타자 상대로 잘 던지고, 공 하나만 잘 들어가도 자신감을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한국인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개척한 전설이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빅리그 통산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남겼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조국에 안겼고, 2006년 초대 WBC 대회에서는 클로저로 활약하며 한국을 3위로 이끌었다. 그랬던 그가 2009년 WBC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없었다. WBC와 소속 팀 선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다"면서 끝내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가 얼마나 태극마크를 진정으로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눈물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또 한 세대가 흘러, 베테랑 국가대표 후배들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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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현역에서 은퇴한 뒤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았던 박찬호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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