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때문에 안 하려고 한다' 다음 국가대표 감독 누가 맡을까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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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가운데) WBC 대표팀 감독이 중국전을 마친 뒤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도쿄(일본)=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결국 다시 전임 감독 체제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는 다음 대표팀 감독직은 누가 맡을까.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강철 감독은 소속 팀 KT 위즈의 시즌 준비와 함께 대표팀도 함께 맡았다. 국가대표 경기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지휘하는 KT 위즈의 2023 시즌도 챙길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7년 WBC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인식 전 감독은 당시 대회를 마치면서 대표팀 감독은 마지막이라고 했다. 2017년 대회에서도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본 한국이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2002년 처음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다. 이후 15년 동안 대표팀 감독 문제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았다. KBO 리그의 10개 구단 감독들은 소속 팀을 맡고 있는 사정 때문에 고사했다. 재야에 젊은 감독들이 있지만 대표팀 감독직에 많은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15년에 걸치면서 몇 대회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감독은 2006년과 2009년 WBC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각각 4강과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 2015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감독을 맡아 도쿄대첩을 일궈내는 등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랬던 김 감독이 2017년 탈락 후 대표팀 감독직을 둘러싼 야구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수 있는 실력 있는 감독들이 많다. 그러나 부담 때문에 안 하려는 것 같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나보다 젊은 감독들이 들어서야 한다. 매년 대표팀 경기가 열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이후 선동열 전 감독과 김경문 전 감독이 전임 감독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선 전 감독이, 2019 프리미어12 대회와 2020 도쿄 올림픽은 김 전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 치른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동시에 전임 감독 체제도 다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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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이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BO가 이강철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건 지난해 7월 21일이었다. 당시 KBO 기술위원회는 "우선 현역 감독이 이번 WBC 대표팀을 이끄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전의 특성상 마운드 전력 운영 능력의 중요성을 고려했다. 투수 코치로 오랜 경력을 쌓았고, 선수들에 대한 뛰어난 분석 및 효율적인 기용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디펜딩 챔피언 팀 사령탑인 점도 반영했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이번 대회에 임했다. 1월 초에는 호주 대표팀 전력 분석을 위해 호주까지 직접 다녀왔다. 그러나 결국 야구는 감독 혼자가 아닌 선수들이 한다. 투수들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늦게 올라오면서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을 오가면서 힘든 여정을 보냈다. 대표팀을 향한 기대감이 어느 대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었다.

당장 다음 국제대회로 시즌 도중에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또 10월에는 2023 APBC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귀국 후 "올해 가을에는 아시안게임이 있고 APBC 대회도 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나를 비난하되 선수들을 향한 비난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자신을 비난하라고 당부했지만, 감독도 선수와 똑같은 사람이다. 어느 누구나 비난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김인식 전 감독이 언급했던 그 부담이다. 이제 다음 대표팀 감독직은 누가 맡으려고 할까. 류중일 전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사령탑에 올랐다고 대회가 취소되면서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또 김태형 전 두산 감독도 단기전의 승부사로 정평이 나 있다. 아니면 올 시즌에 앞서 두산이 파격적으로 이승엽을 감독으로 선임했던 것처럼, 젊은 레전드들이 대표팀에 몸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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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왼쪽) 감독이 13일 중국전을 마친 뒤 김광현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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