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최대한 빨리 1승, K리그뿐 아니라 U-20 경기까지 보고 있다" [일문일답]

신문로=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06.22 16:32
  • 글자크기조절
image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image
클린스만호 기자회견. /사진=OSEN
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대한 빨리 첫 승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에 대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클린스만호 코치진도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이들은 부임 이후 각자 맡은 영역에서 바라본 한국 대표팀·한국 축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한국선수들이 유럽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축구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한국축구가 국제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서포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4차례 평가전을 치렀지만,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현재 성적표 2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A매치 일정에서 콜롬비아와 2-2로 비겼고, 우루과이 경기에선 1-2로 패했다. 6월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페루전에서 0-1로 패했다. 20일 대전에서 맞붙은 엘살바도르전에서는 1-1로 비겼다.

6월 일정에선 부상자가 대거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기초군사훈련을 이유로, 다른 센터백 김영권(울산현대), 권경원(감바오사카) 등도 부상으로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백승호(전북현대), 정우영(알사드) 등 미드필드 쪽에서도 부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결과를 챙기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쉽다. 특히 엘살바도르는 FIFA 랭킹 75위로, FIFA 랭킹 27위 한국과 비교해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상대였다. 그 어느 때보다 클린스만호의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를 이루지 못했다. 여러 문제점도 노출했다. 득점력 부재, 허술한 수비 등이다. 페루전에서 13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엘살바도르전 역시 슈팅 16개를 시도했음에도 유효슈팅은 4차례에 불과했다. 또 A매치 4경기 내내 실점했다. 총 6골을 내주는 등 수비가 흔들렸다.


클리스만 감독은 "최대한 빨리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현재 아시안컵을 끊임없이 준비하고 있다. 9월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고, 아시안컵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의 일문일답

image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스1 제공
image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코치진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제공
▶외국인 감독들 가운데 4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감독은 처음이다. 알고 있었는가.

-몰랐다. 최대한 빨리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승도 아니고, 2승, 지난 4경기 모두 이겼어야 했다. 분명 좋은 경기력도 있었다. 콜롬비아전 전반, 우루과이전 후반 등이다. 6월에 경기를 치르면서도 좋은 순간이 있었는데, 득점하지 못해 아쉽게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또 내년 1월 중요한 국제대회(아시안컵)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요르단 경기에 파견해 준비하고 있고, 바레인 경기를 본 사람도 있다. 끊임없이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9월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고, 아시안컵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몇몇 선수들의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지만 대표팀 경기를 뛰었다. 앞으로도 이런 논란이 있어도 선발할 생각이 있는가.

-항상 선수가 우선시 돼야 한다. 선수 이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제가 가장 앞에 나서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기자회견이 이례적으로 A매치 이후에 열렸다.

-4월에도 이런 자리를 가지려고 했다. 3월에 다른 문제들이 있어 이런 자리를 못 가졌다. 저와 코치진이 대표팀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공유하고 싶었다. 대표팀은 K리그팀, 또는 유럽 클럽들하고 운영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그런 부분들을 공유하고, 질문받고 답할 수 있는 자리 갖고 싶었는데, 오늘 자리를 가지게 됐다.

아시안컵은 국제경기이고, 메이저대회이다. 국제대회를 준비하려면 국제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 축구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여야 하고, 확인해야 한다. 유럽에서 많은 한국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스코틀랜드 셀틱의 오현규가 있고, 조만간 프랑스 명문구단에 한국선수가 진출할 수도, 독일 명문구단에 한국선수가 진출할 수 있다. 이런 선수들과 소통하고, 또 이 선수들의 소속팀과 소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확인하고, 정보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두리 어드바이저는 기자회견에 오지 못했다. 하지만 차두리, 마이클 킴 코치가 지속적으로 K리그 선수들을 관전하고, K리그 구단들을 다니며 소통하고 있다. 저도 K리그를 많이 보려고 한다. 또 어떻게 (대표팀이) 성공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소집기간은 짧지만 잠을 자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이 팀을 잘 꾸려 나갈지 고민한다. 저와 코치진, 선수들 모두 함께 하며 카타르에 가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갖게 돼 영광이다.

▶A매치 4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지만 잘한 부분이 있다면.

-지난 4번의 경기에서 긍정적인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분명히 4경기 모두 승리했어야 했다. 찬스가 많이 있었고, 상대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시간도 충분했다. 하지만 문전 앞에서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 정확성 있게 공격적으로 하는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지난 엘살바도르전에서는 경기 종료 3분 전에 실점했다. 그런 장면이 나오면 안 된다. 다행히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지시하거나 공유할 때 상당히 배우려고 한다. 그런 부분들이 이행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누구든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한다. 저와 코치진도 그렇다. 잘하고 싶고, 지도자로서 함께 하는 선수들을 최고로 만들고 싶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최고의 선수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 조규성이 유럽과 연결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유럽에 가서 성장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끄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image
한국 대표팀. /사진=뉴시스 제공
image
이강인(가운데)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6월 A매치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공격수였다 보니 공격축구를 좋아하고, 전방압박을 했으면 좋겠고, 수비라인을 올려 앞에서 무너뜨리는 축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체력 부분이 많이 요구되고, 체력적인 준비가 잘 돼야 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선수들을 소집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합을 맞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4-3-3이 될 수 있고, 4-4-2가 될 수 있다. 양 측면 풀백이 부상이 있을 때는 스리백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전술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에서 만나는 상대들은 다른 축구를 할 것이고,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 '나의 축구는 이렇다'보다는 대표팀 선수들의 성향, 어떤 축구를 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A매치를 하면서 두 명의 공격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한국은 투 스트라이커로 했을 때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 득점뿐 아니라 공간 창출을 해주거나 움직임 등이 부족했다. 공격 축구를 원한다고 해도 선수들이 어떤 성향인지, 어떤 시스템이 한국선수들에게 적합한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K리그를 잘 보지 않는다는 우려스러운 시선이 있다. 혹시 이런 시스템 바꿀 생각이 있는지.

-부임하고 나서 K리그 모든 경기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각 구단의 경기를 최소한 1경기씩 보려고 했다. 미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 MLS 선수 13명과 다른 리그 선수 10명을 데리고 월드컵에 나간 경험이 있다. 대표팀 운영방식은 사뭇 다르다. 국내에선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킴 코치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30~35명 정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아시안컵의 경우 풀이 크면 안 된다. 최대한 풀을 좁혀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이야 매주 제가 K리그 경기장에 나타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이번 6월 A매치에서 5명의 선수가 데뷔전을 치렀다. 이 5명은 코치진의 지속적인 관찰을 받을 것이다. 24세 이하 대표팀도 마찬가지고, 20세 이하 대표팀도 보고 있다.

image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image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OSEN
▶손흥민을 8번롤에 쓴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축구 스타일이나 색깔은 어느 나라를 가든 성향과 문화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경기 치르면서 너무 많은 전력과 전술 짤 수 있다. 손흥민이 7번 자리에서 측면으로 나와 뛸 수 있고, 이재성이 10번 자리에서 뛸 수 있고, 손흥민이 프리롤에서 자유롭게 뛸 수 있다. 오현규, 조규성, 황의조 등 공격수들이 득점을 하기는 했지만, 지속적으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가 돼주길 바란다. 이강인은 더 이상 교체멤버가 아니다. 선발로 나오면서, 이강인이 운동장에 들어왔을 때 다른 스타일과 템포를 보여줄 수 있다. 이강인이 자신의 성격과 성향 등을 보여주며 팀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월에 함께 하지 못한 황희찬(울범햄튼)도 6월에 합류하며 팀적으로 확인했다. 선수들이 어떤 조합을 맞추느냐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색깔이 뚜렷해질 수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손흥민을 선발한 이유는. 김민재 이적에 대해 들은 것이 있는가.

-소집 전 손흥민과 따로 연락해 수술을 받는다는 얘기를 나눴다. 손흥민이 대표팀에 오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운동장 밖에서의 역할도 하고 싶어했다. 저도 손흥민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손흥민은 하루도 훈련을 쉬지 않았다. 엘살바도르전에서 100%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고맙게 생각한다.

김민재 협상 진행 상황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안드레아스 쾨프케 코치는 마르세유(프랑스)에 있었다. 한국선수가 프랑스에 간다면 도움을 줄 수 있고, 만약 김민재가 독일로 간다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축구 미래가 밝다. 한국축구가 얼마나 위상이 높은지, 또 존중받는지 알 수 있다. 조규성도 유럽 구단과 계속 연결되고 있다.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이기 때문에 돌아간다. 많은 선수들이 유럽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축구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많은 독일 기자들이 김민재에 대해 문의한다. 어디까지 협상이 진행됐는지 모르겠지만, 코치진이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선수들이 인지했으면 좋겠다. K리그 선수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한국축구가 국제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이런 순간들을 같이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서포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노력할 예정이다.

image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기자회견. /사진=뉴시스 제공
기자 프로필
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이원희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