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에바스 8이닝 10K 1실점 역투' 강백호+박병호+알포드 홈런 KT, 삼성 꺾고 4연승 질주 [대구 현장리뷰]

대구=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7.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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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쿠에바스(왼쪽).
KT 위즈가 거포들의 활약과 쿠에바스의 역투를 앞세워 후반기 첫 경기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당초 예고한 선발 뷰캐넌이 무릎 통증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선발 투수를 장필준으로 변경한 가운데, 마운드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KT 위즈는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7-2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4연승과 함께 38승 2무 41패를 마크했다. 반면 삼성은 KBO 리그 10개 구단 중 첫 번째로 50번째 패배를 떠안았다. 31승 50패로 리그 최하위다.

이날 경기 전 변수가 발생했다. 전날(20일) 선발 투수로 예고했던 뷰캐넌이 무릎 통증으로 인해 선발 출전이 불발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무릎 통풍으로 인해 거의 걸어 다니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고 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일단 상태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전반기에도 투구하는 손에 비슷한 통풍 증세가 있어 한 차례 턴을 거르기도 했다. 다행히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오전에 아팠을 때보다 지금은 상태가 나아졌다고 한다. 빠르게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안 좋은 상태가 며칠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선발이 뜻하지 않게 이탈하면서 이날 삼성은 불펜 데이로 KT에 맞섰다. 박 감독은 "일단 중간 투수들이 대기한다. 여러 투수를 기용해야 할 듯하다. 후반기 첫날부터 불펜 데이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KT 선발은 쿠에바스였다. 뷰캐넌이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아무래도 선발 싸움에서는 무게감이 쿠에바스 쪽으로 쏠렸다.






◆ KT 위즈 vs 삼성 라이온즈 선발 라인업(7월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관중 7833명 입장)





- KT 위즈 : 김민혁(우익수)-김상수(유격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황재균(3루수)-강백호(지명타자)-이호연(2루수)-배정대(중견수).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 삼성 라이온즈 : 김현준(중견수)-김지찬(2루수)-구자욱(우익수)-강민호(포수)-피렐라(좌익수)-김재성(지명타자)-류지혁(1루수)-강한울(3루수)-이재현(유격수). 선발 투수 장필준.





평소 불펜으로 대기했다가 갑자기 선발 등판한 장필준. 1회는 2사 후 알포드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으나, 박병호를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잘 넘겼다. 그러나 2회 결국 흔들리며 마운드를 조기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5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 후속 황재균에게 2구째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박진만 감독은 과감하게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장필준을 내리는 대신 이재익을 올린 것. 그리고 다음 타자는 강백호. 여기서 강백호가 결정적인 큰 것 한 방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높은 투심(136km)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비거리는 116m. 강백호의 올 시즌 6호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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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KT는 계속해서 이호연의 중전 안타와 1사 후 김민혁이 무려 10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치며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김상수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KT는 3회 또 큰 것 한 방을 터트렸다. 삼성이 3회초부터 양창섭을 올린 가운데, 1사 주자 없는 상황. 박병호가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바깥쪽 높은 속구(147km)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의 시즌 8호 홈런. 비거리는 112m였다.

KT는 4회 또 큰 것 한 방을 터트렸는데, 이번에도 3점 홈런이었다. 선두타자 이호연의 우전 안타와 1사 후 김민혁의 볼넷으로 1, 2루 기회를 잡았다. 김상수는 헛스윙 삼진 아웃. 다음 타자는 알포드. 여기서 삼성은 투수를 양창섭에서 최지광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큰 것 한 방으로 연결됐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148km 속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알포드의 시즌 8호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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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알포드.
타자들이 힘을 내는 사이,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에이스 쿠에바스가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사실 쿠에바스는 이미 전반기 도중 일찌감치 후반기 첫 경기 삼성전 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앞서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삼성전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느껴보라고"라는 짧고 굵직한 말을 했다. 이유가 있었다. 쿠에바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바로 지난 2021년 10월 31일. 당시 페넌트레이스를 공동 1위로 마친 KT와 삼성이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을 펼쳤는데, 쿠에바스는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3볼넷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팀을 정규 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날도 역투를 해냈다. 4회 1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며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첫 안타는 4회 1사 후 나왔다. 김지찬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것. 후속 구자욱을 3구 삼진 처리했으나, 강민호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1, 2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피렐라가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치며 1점을 만회했다.

쿠에바스는 5회에도 류지혁을 1루 땅볼, 강한울과 이재현을 각각 삼진으로 솎아냈다. 6회에는 1사 후 김지찬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구자욱을 헛스윙 삼진,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시켰다. 이어 7회에는 피렐라를 초구에 2루 땅볼, 대타 김동엽을 3구째 유격수 뜬공, 류지혁을 3구째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그리고 쿠에바스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강한울을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재현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김현준은 중견수 플라이 아웃. 여기서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했다. 쿠에바스는 더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하며 이 감독을 향해 주먹을 내밀었으나, 이 감독은 웃으며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쿠에바스는 김동진을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어진 9회말. KT는 쿠에바스를 내리고 주권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 주권을 상대로 삼성 선두타자 김성윤이 벼락같은 스윙을 하며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시즌 마수걸이포. 점수는 7-2가 됐다. 이어 엄청난 호수비가 나왔다. 후속 이병헌의 좌중간을 가를 듯한 타구를 KT 좌익수 정준영이 전력 질주를 펼친 뒤 몸을 날리며 포구에 성공했다.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였다. 결국 경기는 KT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KT 선발 쿠에바스는 8이닝(98구) 동안 5피안타 무4사구 10탈삼진 1실점(1자책) 쾌투를 펼치며 시즌 3승(무패) 달성에 성공했다. 총 10안타를 친 타선에서는 장성우와 이호연이 멀티히트로 활약했으며, 강백호와 박병호, 알포드가 각각 홈런을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 선발 장필준은 1이닝(24구) 2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으로 흔들리며 2회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이재익(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 양창섭(1⅔이닝 3피안타 2탈삼진 3실점), 최지광(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 노건우(1이닝 1탈삼진 무실점), 김태훈(1이닝 무실점), 이승현(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문용익(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이 차례로 나와 공을 뿌렸다. 산발 7안타의 타선에서는 김지찬이 멀티히트로 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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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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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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