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혜택 없어져도 씩씩했다, 롤러 막내 "바퀴 신나게 굴리며 멋있게 살겠다"... 세리머니하다 금메달 놓친 정철원도 사과문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10.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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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남자 대표팀. 왼쪽부터 정철원, 최광호, 최인호.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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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은메달에 어리둥절해 하는 한국 대표팀. /AFPBBNews=뉴스1
병역혜택은 사라졌지만, 롤러스케이팅 '막내' 최인호(22·논산시청)는 씩씩했다. 최인호는 정철원(27·안동시청), 최광호(30·대구시청)와 함께 지난 2일 대회 3000m 계주 결승에 출전했지만,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에 세리머니를 한 탓에 금메달을 내줬다. 최인호도 병역혜택을 놓쳤다.

하지만 최인호는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의 멋진 금발처럼 오히려 이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최인호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큰 소망으로 여기던 제 첫 번째 아시안게임이자 첫 시니어 국가대표가 막을 내렸다"고 시작하며 긴 글을 써내려갔다.


최인호는 "이번 아시아게임 준비 기간은 제가 매년 굴려오던 인라인 스케이트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재밌고 설레고, 또 많이 배웠던 기간이었다. 정말 뜻 깊은 시간들이었다"며 "기책 또는 묘책들이 전혀 먹히지 않고, 오로지 내 노력들로 운동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내가 운동선수로서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들이 많이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또 응원해주시고, 동료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이 잘 도와주고, 이끌어주셔서 이렇게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제게 당당할 수 있게 더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바퀴 신나게 굴리며 멋있게 살아가 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말 모두들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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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사진=최인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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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사진을 찍은 한국 롤러 대표팀. /사진=최인호 SNS
남자 롤러스케이팅 대표팀은 지난 2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5초702를 기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의 기쁨보다는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묻어난 결과였다.


방심한 탓에 1위를 눈앞에 뒀던 한국은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이 금메달을 확신했는지 결승선 앞에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그 사이 옆에 있던 대만 선수가 발을 쭉 뻗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금메달은 4분5초692의 1위 대만이 가져갔다. 단 0.01초차였다.

금메달을 놓치면서 병역혜택도 사라졌다. 특히 군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최인호가 가장 아쉬웠다. 정철원은 이미 병역 의무를 다했고 최광호는 앞서 개인전 1000m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최인호만 억울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최인호는 씩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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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패에 은메달을 기록한 한국 대표팀.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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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 /사진=뉴시스 제공
한편 이날 정철원도 자신의 행동에 죄송하다면서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날 SNS에 "아시안게임 3000m 단체전 결승 경기에서 결승 지점을 바로 앞에 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리머니를 하여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같이 경기를 했던 선수들과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하다"고 적었다. 또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저의 행동에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철원은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로서 항상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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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원.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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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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