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2분 만에 폭풍 2골! A매치 데뷔골→멀티골 감격... '클린스만호 2연승-홈 첫 승' 한국, 튀니지 4-0 대파 [상암 현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10.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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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의 골 세리머니.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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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프리킥 골 장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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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대승을 거뒀다. /사진=뉴시스 제공
'황금재능'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폭풍활약을 펼쳤다. 한국 축구도 모처럼 홈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와 A매치 평가전에서 이강인의 멀티골을 앞세워 4-0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은 A매치 15경기 만에 감격적인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또 순식간에 멀티골까지 완성했다. 불과 2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여기에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상대의 자책골까지 이끌어냈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6위, 튀니지는 29위에 위치해 있다. 랭킹이 비슷할 만큼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이강인이 혼자 2골을 책임지며 승리를 안겼다. 덕분에 한국은 튀니지와 상대전적 1승 1무 1패 동률을 이뤄냈다. 지난 맞대결에서 2002년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겼고, 2014년에는 0-1로 패했다. 한국축구는 9년 만에 만난 대결에서 처음으로 튀니지를 꺾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지난 2월 새 출발을 알린 뒤 2승 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초반 5경기에서 3무 2패로 부진하다가, 지난 달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0으로 이겨 힘겹게 첫 승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상승세 흐름을 이어갔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거둔 승리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지난 달 사우디전 승리는 영국에서 진행된 '유럽원정' 일정에서 거둔 것이다. 한국은 지난 3월 콜롬비아, 우루과이, 6월에는 페루, 엘살바도르를 상대했지만 모두 이기지 못했다. 5경기 만에 한국 축구팬들에게 안방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모인 5만 9018명의 팬들도 뜨거운 승리의 함성을 보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근 사타구니 부상 이슈로 주목받았던 '캡틴' 손흥민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대신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을 중심으로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이 공격진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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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발 명단.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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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왼쪽)와 황희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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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미팅을 주도하는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이 빠졌지만, 공격진 컨디션은 최고였다. 각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매서운 골감각을 선보였다. 지난 여름 유럽 진출 이룬 조규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5골을 기록, 덴마크 리그 득점 부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도 올시즌 리그 5골을 뽑아내는 등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1~2022시즌에 세웠던 자신의 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5골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골든보이' 이강인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해 '황선홍호'에 금메달을 안겼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있었다. 이날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을 조율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직전 선발 명단이 바뀌었다. 황인범 대신 홍현석(KAA헨트)이 선발 출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황인범이 워밍업 도중 본인이 왼쪽 내전근(허벅지 안쪽) 불편함을 느껴 풀타임 경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 코칭스태프 협의 후 홍현석 선수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센터백으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현대)이 선발로 나섰다. 김민재는 손흥민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찼다. 양 측 풀백은 이기제(수원삼성), 설영우(울산현대)가 맡았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튀니지도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내보냈다. 유럽 명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선발로 많은 것이 특징. 이번에는 코펜하겐에서 뛰는 엘리아스 아추리가 선발로 출전했다. 덴마크 리그에서 조규성과 경쟁하는 공격수다. 또 잉글랜드 맨유 소속 한니발 메브리도 선발 출전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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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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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르 시도하는 조규성(왼쪽).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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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과 튀니지는 초반 탐색전을 펼쳤다.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이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가운데 한국이 조금씩 볼을 소유해 공격 찬스를 만들어갔다.

전반 21분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이 페널티아크에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골대를 살짝 빗겨갔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공격 시도였다. 이강인의 적극적인 압박도 좋았다. 상대 수비수의 볼 트래핑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수비를 시도했다. 이어 조규성이 흘러나온 공을 잡아 슈팅을 때린 것이다.

한국은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24분 풀백 이기제가 페인팅 모션을 취해 상대 수비를 속인 뒤 먼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강력한 힘이 실리지는 않았다. 상대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전반 31분 공격 과정에서 황희찬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아파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교체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잠잠했던 튀니지도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39분 아이사 라이두니의 중거리 슈팅이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골대를 벗어나 실점을 피했다. 센터백 김민재의 킬패스도 돋보였다. 전반 추가시간 김민재는 오른쪽 측면을 향해 빠른 로빙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몸을 날려 패스를 차단했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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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오른쪽)의 공격.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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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른쪽)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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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헤더(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뉴시스 제공
후반이 되자 한국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후반 초반부터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다. 조규성이 높이 뛰어올랐으나 아쉽게 닿지 않았다. 한국의 공격은 계속됐다. 후반 3분 조규성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든 뒤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를 향해 이강인이 달려들었지만, 수비가 한 발짝 앞서 걷어냈다.

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황희찬의 크로스는 골키퍼에게 잡혔다. 조규성을 보고 올렸으나 상대 골키퍼 아이멘 다흐멘이 먼저 알아챘다. 후반 6분에는 이기제가 좋은 롱패스를 건넸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뛰어올라 공을 걷어냈다. 조규성은 상대의 핸드볼 파울을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다리던 한국의 첫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이강인인이었다. '판타스틱' 왼발 프리킥을 날렸다. 후반 10분 이강인은 센스 넘치는 움직임을 통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어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이강인의 왼발을 떠난 공을 그대로 골문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미친 공격을 선보였다. 불과 2분 만에 멀티골을 뽑아냈다. 후반 12분 이강인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의 거센 압박을 이겨내고 낮고 빠른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정확하게 왼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튀니지 골키퍼가 꼼짝하지 못할 정도로 환상적인 골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21분에도 폭풍 드리블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뚫어냈다. 축구팬들도 엄청난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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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프리킥 골.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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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멀티골 장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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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골 세리머니.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은 일찌감치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21분 상대 자책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이강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김민재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것이 튀니지 야시네 메리아를 맞고 들어갔다. 메리아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여유가 생긴 한국은 이후 대거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조규성과 황희찬이 빠지고, 황의조(노리치시티), 정우영(슈튜트가르트) 등이 들어갔다. 광주FC 소속 미드필더 이순민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의조는 후반 막판 쐐기골을 책임졌다. 한국은 큰 점수차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고, 결국 실점 없이 4-0으로 크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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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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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들 골 세리머니.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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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의 골 세리머니.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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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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