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트로피 받았다' 눈물의 잠실벌 피날레... 이보다 완벽한 한국시리즈 출정식은 없었다 [잠실현장 리뷰]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0.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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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과 LG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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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왼쪽) LG 감독과 임찬규, 김현수, 오지환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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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팬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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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들이 홈 팬들 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 최종전에서 갈 길 바쁜 두산 베어스를 제압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반면 두산은 이제 나머지 2경기인 SSG 랜더스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LG 선수단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일부 LG 팬들과 선수의 가족들은 현장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LG 트윈스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을 86승 56패 2무의 성적과 함께 정규리그 1위로 마쳤다. LG는 이미 지난 3일 일찌감치 매직넘버를 모두 삭제하며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LG는 2019시즌부터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79승 64패 1무(이하 정규시즌 순위 기준)로 4위에 오른 뒤 2020년에는 79승 61패 4무를 기록하며 역시 4위에 자리했다. 2021년에는 72승 58패 14무로 3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87승 55패 2무로 리그 2위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에는 마침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이날 패한 두산은 3연승을 마감한 채 74승 66패 2무를 기록했다. 이 경기 전까지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와 공동 3위에 자리했던 다른 팀들을 제치지 못한 채 나머지 2경기를 맞이하게 됐다. 같은 날 승리한 NC가 3위, 경기가 없었던 SSG가 4위에 각각 자리한 가운데, 두산은 5위가 됐다. 두산은 이제 내일(16일) SSG 랜더스와 홈 경기를 치른 뒤 17일에는 인천으로 이동해 역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에 임한다. 이 2경기가 올 시즌 3위와 4위 그리고 5위의 주인공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준준와일드카드결정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LG 선발 임찬규는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를 펼치며 시즌 14승(3패) 달성에 성공했다. 총 투구수는 92개였다. 이어 백승현이 1이닝(11구) 퍼펙트, 정우영이 ⅓이닝(5구) 1몸에 맞는 볼 무실점, 유영찬(13구)이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1자책), 김진성이 1이닝 무실점으로 각각 나머지 이닝을 책임졌다. 6안타를 친 타선에서는 대타로 나선 문성주가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으며, 박해민과 김현수, 정주현, 오스틴이 1안타로 힘을 보탰다.

두산은 선발 김동주가 3⅔이닝(82구) 3피안타 4볼넷 1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시즌 6번째 패전(3승)을 떠안았다. 이어 박치국이 0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1자책), 이병헌이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박신지가 2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각각 펼쳤다. 두산은 LG와 똑같이 안타 6개를 기록했다. 로하스가 홈런 1개 포함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으며, 양석환도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김인태와 박준영도 안타 1개씩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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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가운데)의 장남 오세현(가운데 아래) 군이 15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시구를 마친 뒤 허도환(왼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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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 15일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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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발 김동주가 15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 LG,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 홈 120만 관중 돌파 '올 시즌 관중 동원 1위'





LG는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1루수)-김민성(2루수)-이재원(지명타자)-허도환(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 LG는 박해민을 리드오프로 내세우면서 역시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다양한 라인업을 실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마지막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 정말 많은 팬 분들께서 경기장을 찾아와주셨다. 많은 팬 분들께서 경기장을 와주시면서 저희 선수들은 더욱 집중력 있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것이 곧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120만 홈 관중과 함께 1위를 할 수 있어 기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많은 팬 분들께서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응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LG는 오후 1시 53분을 기해 매진(2만3750석)을 기록했다. 이에 2023시즌 홈 경기 최종 관중수는 120만 2637명이 됐다. LG 트윈스 구단이 홈 경기에서 관중 120만명 이상을 기록한 건 2013년(128만9297명) 이후 10년 만이었다. 아울러 KBO 리그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최초 기록이었다. 염 감독은 "오늘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 분들을 위해서라도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한 번 더 다졌고, 이날 그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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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잠실구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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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LG 팬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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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팬들의 모습.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조수행(우익수)-로하스(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박준영(3루수)-장승현(포수)-김재호(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동주였다. 두산은 전날(14일) 승리하면서 하면서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3경기를 모두 패한 뒤 6위 KIA 타이거즈(71승2무69패)가 나머지 2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최소 5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산은 이제 더 높은 자리를 노린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왕조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9위로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이승엽 감독 부임 첫해인 올 시즌 다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이날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직 축하받을 때는 아닌 것 같다"면서 "제가 한 건 별로 없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를 잘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남은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특히 오늘 LG와 경기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두산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채 경기에 임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오면서 지친 선수들이 속출했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는 컨디션이 오늘 경기에 뛰기 어려울 정도다. 대타로도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 김재환도 타격 훈련 도중 손가락 울림 증상으로 출전이 어려울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SSG가 김광현과 엘리아스로 선발로 나와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포기할 단계는 절대 아니다"라면서 각오를 재차 다졌다.





LG 선발 임찬규는 올 시즌 토종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그리고 홈 최종전에서도 호투를 펼치며 강렬한 믿음을 심어줬다. 1회에는 정수빈과 조수행, 로하스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2회에는 선취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맞은 뒤 강승호의 투수 앞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김인태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준영의 3루수 방면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 양석환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장승현을 3구 삼진 처리한 뒤 김재호를 초구에 유격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임찬규는 3회부터 삼자 범퇴로 다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4회 역시 양석환과 강승호, 김인태를 각각 내야 땅볼로 처리하는 위력투를 뽐냈다. 임찬규 특유의 커브와 체인지업이 정확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포수 미트에 꽂혔다. LG가 김현수 대신 정주현을 투입한 5회 역시 삼자 범퇴. 결국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선두타자 정수빈을 2루 땅볼, 조수행을 1루 땅볼로 각각 처리했다. 타격을 유도한 마지막 공 모두 커브였다. 이어 로하스와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임찬규. 결국 여기까지였다. LG는 임찬규를 내리는 대신 백승현을 올렸다. 임찬규는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자신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준 LG 팬들을 향해 모자를 흔들며 답례 인사를 건넸다. 백승현은 강승호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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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 6회 교체되면서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은 뒤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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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팬들의 모습.
두산 선발 김동주 역시 1회와 3회를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 나갔다. 1회에는 1사 후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홍창기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2회에는 오스틴을 중견수 뜬공, 오지환을 유격수 직선타,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처리했다. 3회엔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볼넷을 던졌으나, 이재원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냈다. 허도환에게 또 볼넷을 내줬으나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삭제했다.

하지만 4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대거 5점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만 것이다. 1사 후 김현수와 오스틴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일단 다음 타자 문보경을 1루 땅볼로 유도했고, 홈 승부 끝에 3루 주자 김현수를 잡아낸 두산 수비진. 계속되는 2사 만루 위기. LG는 여기서 김민성 대신 대타 문성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LG의 대타 카드가 적중했다. 문성주가 외야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승부를 3-1로 뒤집었다. 이후 두산은 김동주를 내리고 박치국을 올렸다. 박치국은 이재원에게 볼넷, 허도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각각 던지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번에는 박해민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5-1까지 달아났다. 두산은 투수를 박치국에서 이병헌으로 교체. 홍창기가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나며 길었던 4회가 마무리됐다. 5회에는 선두타자 정주현이 중전 안타를 때려냈으나, 오스틴이 병살타를 친 뒤 오지환이 2루수 직선타에 그쳤다. 6회에는 1사 후 문성주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자 두산은 투수를 이변헌에서 박신지로 바꿨다. 박신지는 이재원을 삼진 처리한 뒤 허도환 타석 때 폭투를 범했으나, 주자의 진루 실패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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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문성주의 타구가 3타점 2루타로 연결되는 순간.
7회초. 이제 경기는 후반부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7회초에는 김인태가 중견수 뜬공, 박준영이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어 장승현 타석 때 대타 안승한이 등장했고, 그러자 LG는 투수를 백승현에서 정우영으로 바꿨다. 정우영은 안승한에게 몸에 맞는 볼을 뿌렸으나, 김재호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7회말 LG는 1사 후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홍창기가 1루 땅볼, 정주현이 3루 땅볼로 각각 고개를 숙였다.

LG는 8회초 정우영 대신 유영찬을 올렸다. 유영찬은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 조수행을 1루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냈다. 그러나 다음 타자 로하스가 유영찬의 초구 낮은 속구(148.2km)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포를 터트렸다. 로하스의 시즌 19호 홈런. LG 구단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62km, 발사각은 24.1도, 비거리는 117.8m였다. 하지만 후속 양석환이 삼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LG는 8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중견수 뜬공, 문보경이 좌익수 뜬공, 대타 김범석이 3루수 땅볼로 각각 아웃됐다. 9회초에는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김진성은 선두타자 강승호를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한 뒤 김인태에게 우중간 안타, 박준영에게 볼넷을 각각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두산은 안승한 타석 때 대타 양의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양의지가 3루수 앞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고, 1루 쪽 LG 팬들의 함성과 함께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KBO는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인 LG 트윈스에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는 전달식을 열었다. 허구연 총재가 인사말을 한 뒤 김인석 LG 스포츠 대표이사와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에게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이어 LG 주장 오지환과 김현수, 임찬규를 비롯한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염 감독과 오지환이 대표로 마이크를 잡으며 한국시리즈 선전을 다짐했다. 현수막에는 '정상을 향해 팬과 하나 되어 끝까지 달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국시리즈 출정식 영상이 나오자 LG 팬들의 함성은 더욱 뜨거워졌다. LG의 우승 트로피 전달식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LG 팬들과 선수의 가족들은 뜨거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가 국내 에이스답게 좋은 피칭을 해줬다. 14승으로 개인 최다승을 달성한 것을 축하한다. 그리고 시즌 초반 팀이 어려울 때 선발로서 기둥이 되어준 점을 다시 한번 칭찬하고 싶다. 오늘 4회 1사 만루에서 득점이 안 되며 힘들게 갈 수도 있었는데, 문성주가 3타점 2루타를 쳐주며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우리 선수들 정규시즌 고생 많이 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축하해주고 싶다. 마지막 경기까지 관중석을 만원 관중으로 가득 채워주신 팬들의 응원 덕분에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제 LG는 이날 정규시즌을 마친 뒤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이 열리는 11월 7일까지 약 3주가 넘는 시간 동안 훈련과 연습 경기 등을 통해 결전에 대비할 예정이다.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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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우승 트로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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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를 마치고 두산 양석환(왼쪽)이 LG 김현수에게 우승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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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2023 정규시즌 우승 깃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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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15일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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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이 사진을 함꼐 찍으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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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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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이 사인볼을 팬들에게 선물하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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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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