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고우석이 무너졌다' KT, LG 3-2 꺾고 기선 제압 '74%' 우승 확률 잡았다 [잠실 KS1 현장리뷰]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1.0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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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상철(가운데)이 9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적시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KT 위즈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를 1차전에서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KT는 1차전 승리로 74%의 우승 확률을 잡았다.

KT 위즈는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2만 3750석 매진)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2-2로 맞선 9회초 문상철의 좌월 적시 2루타를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74%의 우승 확률을 거머쥐었다. 역대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비율은 74.4%(39회 중 29회)에 달한다.

LG는 정규시즌을 1위로 조기에 마친 뒤 20일 넘는 시간 동안 청백전과 훈련 등을 소화하며 이번 한국시리즈 1차전을 대비했다. KT는 NC와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 끝에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뒤 LG와 첫 경기도 승리하며 올해 포스트시즌 4연승에 성공했다. 이제 양 팀은 오는 8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이날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문상철(지명타자)-박경수(2루수)-조용호(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KT 선발은 고영표.

배정대는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375,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50의 맹타를 휘둘렀다. 또 켈리 상대로는 올 시즌 7타수 4안타(타율 0.571)로 강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켈리 상대로 잘 쳤다. 2번 타순도 생각했으나, 황재균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부담을 주고 싶진 않았다"며 8번에서 6번 타순으로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맞서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LG 선발은 케이시 켈리.

고영표 상대로 9타수 5안타(타율 0.556) 1홈런 2루타 1개로 매우 강했던 오지환이 5번에 배치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수들의 간절함이 저보다 큰 것 같다. 전날(6일) 미팅에서 망설임은 최고의 적이라 했다. 선수들의 간절함과 열정을 충분히 알고 있으니, 경기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해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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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김용수가 7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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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왼쪽) LG 그룹 회장과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가 경기를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두 팀은 1회부터 점수를 주고받았다. 1회초 KT 선두타자 김상수가 중전 안타를 친 뒤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이때 포수 박동원의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3루까지 갔다. 이어 황재균이 유격수 땅볼을 쳤고, 이 사이 3루 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으며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다.(1-0)

LG는 곧바로 이어진 1회말 반격했다. 1사 후 박해민이 우중간 안타, 김현수가 우전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고영표가 오스틴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박경수가 2루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3루 주자 박해민이 동점 득점을 올렸다.(1-1) 계속해서 오지환의 우전 안타로 만루 기회를 만든 뒤 문보경이 우익수 방면 역전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2-1)

2회초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선두타자 장성우가 3루수 문보경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뒤 배정대가 좌전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문상철이 켈리의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는데, 다소 짧게 포수 앞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 공을 잡은 박동원이 지체 없이 3루로 뿌려 2루 주자 장성우를 포스아웃시킨 뒤 오지환이 재차 1루로 뿌려 타자 주자까지 잡아냈다. 이때 1루에서 2루에 갔던 배정대가 갑자기 3루를 노리며 뛰기 시작했고, 이를 다시 신민재가 3루로 뿌리며 아웃시켰다. LG 팬들의 함성이 극에 달했다. KT의 흐름이 완벽하게 끊긴 순간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삼중살타로 기록되는 듯했으나, 공식 기록은 포수 앞 번트 병살타 아웃에 이은 배정대의 주루 플레이에 따른 태그 아웃이었다. 수비에서는 한국시리즈 역대 2번째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4번째 삼중살로 기록됐다. 앞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가 2003년 10월 4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7회말, 김한수 타석)에서 포스트시즌 1호 삼중살 기록이 나왔다. 이어 현대 유니콘스가 2004년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1회초 양준혁 타석 때 2번째 삼중살 수비를 기록했고, 2018년 10월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초 김회성 타석 때 삼중살 수비 및 삼중살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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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이닝을 마친 뒤 기뻐하는 LG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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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수들이 1회 선취점을 뽑자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KT는 다시 기회를 창출했고, 끝내 동점을 이뤄냈다. 4회초 선두타자 황재균과 알포드의 연속 볼넷에 이어 박병호가 3구 삼진에 그쳤으나, 장성우가 우중간 동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승부는 2-2 원점이 됐다.

이후 KT 선발 고영표가 6이닝, LG 선발 켈리가 6⅓이닝을 나란히 2실점(1자책)으로 선방한 가운데, 불펜 싸움으로 넘어갔다. KT의 두 번째 투수는 손동현, LG의 두 번째 투수는 이정용이었다. 손동현과 이정용은 각각 1이닝과 ⅔이닝을 소화하며 7회를 마무리 지었다.

특히 LG 야수들의 호수비가 곳곳에서 빛났다. 6회에는 2사 후 알포드의 좌익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문성주가 호수비로 연결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7회가 압권이었다. KT의 2사 1,2루 기회. 박경구 대신 대타 김민혁이 타석에 섰다. LG 이정용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냈다. 이때 2루 주자 장성우가 3루를 돌아 주루코치의 사인을 본 뒤 홈으로 쇄도했다. 그러나 LG 우익수 홍창기가 환상적인 레이저 송구를 펼치며 장성우를 저격했다. 다시 한 번 잠실구장이 LG 팬들이 함성으로 뒤덮인 순간이었다.

이후 양 팀 불펜들의 쾌투가 이어졌다. 뒷문이 든든한 두 팀답게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았다. 8회에는 LG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라 2사 후 황재균에게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KT는 여전히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라 삼자 범퇴로 8회를 삭제했다.

그리고 9회 다시 균형이 꺠졌다. LG가 클로저 고우석을 올린 상황. 2사 후 배정대가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문상철이 좌익수 키를 넘기며 담장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3-2 역전. LG 팬들이 운집한 1루 쪽이 조용해졌고, 3루 쪽 KT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리고 9회 박영현이 마운드에 올라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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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상철이 9회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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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실야구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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