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한국시리즈 승리 염경엽 감독, 왜 갑자기 8회에 'KBO 최강 클로저' 고우석을 썼나... "4차전도 불펜 전원 대기" 총력전

수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1.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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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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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오른쪽) LG 감독과 오지환이 9회에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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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후 이정용을 독려하는 염경엽(왼쪽) LG 감독.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놓은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이 3차전 승리 요인을 돌아보면서 4차전 역시 총력전을 다짐했다.

LG 트윈스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팀이 5-7로 뒤진 9회초 터진 오지환의 극적인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앞세워 8-7로 승리했다.


역대급 한국시리즈가 펼쳐지고 있다. 매 경기 1점 차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LG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 고우석이 무너지며 패했으나, 2차전에서는 8회 터진 박동원의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리고 2차전에 이어 이날 3차전까지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KBO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무승부 포함)를 거둔 뒤 먼저 2번째 승리를 따낸 팀의 우승 비율은 무려 85%(20차례 중 17회)에 달한다. LG는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구단 역사상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KT는 2021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이제 LG는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3연승을 노린다. LG는 김윤식, KT는 엄상백이 각각 선발 등판한다.


이날 LG는 결정적인 순간, 홈런 세 방을 터트리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3회초에는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오스틴 딘이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KT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3회말에는 배정대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상수가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황재균의 좌전 적시 2루타 때 배정대가 홈인, 점수는 3-1이 됐다.

KT는 5회말 LG의 불펜을 제대로 공략하며 역전을 이뤄냈다. LG의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1사 후 박병호가 이번 한국시리즈 첫 안타를 신고했다. 박병호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11타수 만에 안타를 친 순간이었다. 다음 장성우가 유격수 땅볼을 쳤는데, 바운드 된 타구를 LG 유격수 오지환이 잡지 못한 채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했고, 1사 2, 3루가 됐다. 대타 김민혁이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적시타를 친 뒤 알포드마저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3-3 동점이 됐다. 다시 LG의 바뀐 투수 백승현을 상대해 이호연의 3루 땅볼 때 홈으로 전력 질주를 펼친 뒤 슬라이딩까지 시도한 김민혁을 간발의 차로 아웃시켰다. 그렇지만 조용호가 적시타를 치며 마침내 한 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날의 승부는 이제 시작이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들어선 문보경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올라와 벤자민을 손동현으로 바꿨다. 후속 박동원이 손동현의 145km 속구를 공략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승부는 5-4로 뒤집혔다.

LG는 한 박자 빠르게 8회말 클로저 고우석을 마운드에 투입했다. 그런 고우석을 상대로 배정대가 안타에 이어 희생번트 때 2루에 간 뒤 황재균의 적시 2루타 때 동점 득점을 뽑았다. 이어 KT의 4번 타자 박병호가 고우석의 152km 낮은 속구를 잡아당겨 경기를 재차 뒤집는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다시 점수는 7-5가 되면서 KT가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이어진 9회초. 그렇지만 LG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KT가 클로저 김재윤을 올렸고,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기는 했으나 박해민과 김현수를 범타로 유도했다. 2아웃.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오스틴이 7구째 볼넷을 골라내며 작은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주장 오지환이 김재윤의 145km 한가운데 속구를 공략, 재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9회말 수비 상황에서는 1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고우석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이정용이 김상수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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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가운데) 감독도 세리머니 행렬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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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왼쪽) LG 감독이 9회 2사 후 스리런포를 친 오지환과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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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
경기 후 '승장' 염경엽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KT 선발로) 벤자민이 나와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오스틴이 홈런을 쳐주면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끌고 올 수 있었다. 경기가 힘들어진 건 지키는 야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역전도 허용하고 어려운 경기를 했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2차전부터 올라오고 있다. 오지환이 결정적인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고우석이 조금 어려웠지만, 이정용이 좋은 마무리를 해줘 고우석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마무리가 좋아 다음 경기에서도 고우석이 부담을 조금 덜 가질 것 같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도 한 단계 더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총평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이 7회부터 몸을 풀었는데, 'KBO 최강 클로저' 고우석이 8회부터 올라온 이유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했다. 일단 고우석을 먼저 올리고, 투구 수가 많으면 (이)정용이로 갈 생각을 하고 올렸다. 8회를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상위 타순이고, 연결 고리가 이어지는 타이밍이었다. 이에 고우석의 구위가 나쁘지 않은데 제구력이 정확하게 안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 본다"라면서 믿음을 보냈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할 때마다 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 전 그는 "페넌트레이스와 다르게 선수들과 똑같이 파이팅을 내다 보니 목이 다 쉬었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 투수를 이날 많이 소모한 것에 대해 "가장 중요한 건 투구 수 관리를 잘했다는 것이다. 유영찬은 2경기 연속 2이닝을 소화해 무리가 될 수 있을 텐데, 유영찬만 제외하면 내일 경기에 던지는 데에는 다들 문제없다. 유영찬도 상황이 된다면 1이닝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4차전에서 상황이 되면, 투구 수를 관리했기에, 모든 투수가 다 대기하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주루에서 상대가 대비를 잘한 부분에 관해 염경엽 감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상대가 정확히 던지면 아웃되는 게 도루다. 항상 상황을 보면서, 도루가 필요할 때는 움직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선수들이 2차전 승리 후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 승리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절실함이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은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서두른다는 느낌이다. 오지환의 경우도, 타자 주자가 장성우라면 뒤로 물러서면서 처리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선수들이 너무 열정적이고 승리에 대한 무언가가 있다. 제가 할 일은 이들을 침착하게 만들면서 가는 것을 걸 다음 경기에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을 선발로 앞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4차전 선발로 생각하게 됐다. 전체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다"며 신뢰를 보냈다.

한편 '패장'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은 좋은 경기를 했다. 승운이 저쪽으로 가네요. 그런 경기였던 것 같다"고 총평했다. 이어 9회 퇴장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실수했으니까 퇴장당했겠죠"라고 짧게 답했다.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와 알포드가 살아난 것에 관해 "타선은 전체적으로 살아난 경향이 있다. 내일 준비를 잘해서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이상동의 필승조 기용 여부에 대해서는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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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왼쪽) LG 감독이 6회 박동원의 홈런포에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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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의 홈런포에 기뻐하는 염경엽(왼쪽에서 세 번째) LG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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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가운데) LG 감독과 코칭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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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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