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클래스 '감동'... 마침내 LG 팬 결혼식 사회 공약까지 실천했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1.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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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가운데)와 LG 트윈스 팬 김남현(왼쪽)씨.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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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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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결혼식 사회를 보고 있는 오지환(오른쪽)과 아내 김영은씨.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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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오른쪽)과 아내 김영은씨. /사진=LG 트윈스 제공
한국시리즈 MVP의 클래스가 다시 한번 빛났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33)이 LG 팬의 결혼식 사회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키며 감동을 선사했다.

2023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 30일이었다. 당시 열린 2023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LG 트윈스 팬인 김남현 씨는 오지환에게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다면 자신의 결혼식 사회를 부탁했다. 이에 오지환은 그 자리에서 "우승과 관계없이 결혼식 사회는 무조건 봐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오지환은 이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LG 트윈스 구단에 따르면 오지환은 오늘(26일) 김남현 씨의 결혼식에 아내 김영은 씨와 참석한 뒤 함께 사회를 보며 팬과 공약을 실천했다.

결혼식 사회를 마친 뒤 오지환은 구단을 통해 "미디어데이 때 공약한 통합 우승, 개인적으로는 MVP를 받고서 팬의 결혼식 사회까지 볼 수 있어 기분 좋게 한 해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또 팬 분의 결혼을 더욱 행복한 마음으로 축하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정규 시즌에서는 144경기 중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16도루 64볼넷 82삼진 장타율 0.396 출루율 0.371, OPS(출루율+장타율) 0.767의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주장으로서 팀 동료들을 이끌며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오지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빛나는 활약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 3볼넷으로 맹위를 떨쳤다. 자신이 작성한 8타점 중 7타점이 홈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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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LG 오지환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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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LG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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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사진=뉴스1
오지환은 역대 단일 한국시리즈에서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린 주인공이 됐다. 2차전에서는 KT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추격의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어 3차전에서는 팀이 5-7로 뒤진 9회초 김재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드라마를 썼다. 계속해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7회 주권을 상대로 역시 스리런 아치를 쐐기포로 장식했다. LG는 승리를 거둔 2, 3, 4, 5차전에서 34득점과 함께 49안타 8홈런을 몰아치며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는데, 그 중심에는 거포 본능을 장착한 오지환이 있었다.

한국시리즈가 LG의 우승으로 끝난 상황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은 오지환이 차지했다. 오지환은 당시 기자단 투표 총 93표 중 80표를 획득, 박동원(7표)과 박해민(4표), 유영찬, 문보경(이상 1표)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MVP 트로피 및 상금 1000만원을 품에 안았다.

한국시리즈 MVP 수상의 영광과 함께 오지환은 롤렉스 시계도 품에 안았다. 이번 한국시리즈 내내 큰 화제를 모았던 롤렉스 명품 시계는 고(故) 구본무 회장이 지난 1998년 해외 출장지에서 사 온 시계다. 당시 이 롤렉스 명품 시계를 동기 부여 차원에서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공언했는데, 이후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면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오랜 시간 LG 대표이사실 금고 내에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오지환이 MVP로 선정되면서 세상에 빛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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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왼쪽) LG 트윈스 구단주가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오른쪽)에게 롤렉스 시계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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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이 롤렉스 시계를 손목에 찬 뒤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그런데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우승 현장에서 MVP를 수상한 뒤 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즉시 밝히면서 더욱 큰 박수를 받았다. 당시 오지환은 "롤렉스 시계가 MVP에게 주는 것이라 해서 받겠지만,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나 마찬가지라 제가 차기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이 시계는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고 싶다. 저는 좀 더 다른 좋은 선물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그 시계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LG 트윈스 사료실에 전시했으면 좋겠고, 저는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좋은 시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어린 시절부터 LG 트윈스의 오랜 팬이었으며, 선수로 입단한 뒤에도 늘 팀을 향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훈련 과정에서도 오지환은 특별한 선물보다 팀의 우승을 향한 집념과 절실함만 드러냈다.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을 드러내며 매번 팀에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였다. LG 트윈스는 이병규와 박용택, 이동현 등 그동안 팀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주장 완장을 달고 뛰었지만, 우승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오지환은 주장이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대업을 이뤄냈다. 이어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하면서 롤렉스 시계를 가질 수 있었지만, 구단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다시 한번 커다란 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어 오지환은 통합 우승 행사에서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밝혔고, 이에 구광모 구단주는 "오지환 캡틴의 그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그 뜻을 담아 '한국시리즈 MVP, 캡틴 오지환'의 이름으로 의미 있게 전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구단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선물 기부부터 팬과 결혼식 사회 공약 실천까지. LG 팬들에게 잊지 못한 감동을 선사한 오지환의 인성에 많은 팬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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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LG 오지환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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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LG 오지환(오른쪽)이 허구연 KBO 총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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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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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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