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이 1일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영예의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장종훈, 김태균에 이후 한화 이글스에서 오래 기다렸던 홈런왕이다.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맹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 사냥을 도왔지만 시즌 후 스포트라이트는 에릭 페디(NC)에게 쏠렸다.
그래서 더 뜻 깊었다. 선수들 사이에선 자신의 가치를 알아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1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데 이은 2번째 영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개최하고 국내 프로야구선수가 직접 참여해 수상자를 뽑는 선수들의 시상식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노시환은 고영표(KT), 김혜성(키움), 양의지(두산), 홍창기(LG)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선수들이 뽑은 올 시즌의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58%의 지지를 받았다.
2019년 한화에 입단해 두 번째 시즌부터 12개의 홈런을 날리더니 이듬해 18개의 아치를 그린 노시환은 한화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았다.
노시환. |
단연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특히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10경기 이상 결장했음에도 3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올린 리그 유일 타자였다는 건 노시환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부분이다.
무대에 오른 노시환은 "너무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내년에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후 따로 만난 노시환은 "지나가는 사람마다 자기가 뽑았다고 말을 해 주시는데 너무 감사드린다"며 "또 선수들이 직접 뽑아준 거니까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내년에도 선수들이 많이 뽑아줄 수 있게 내가 더 잘해야 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수비에 대한 욕심도 감출 수 없다. 리얼글러브 어워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시상식이다. 포지션 별로 선수들이 직접 최고의 수비를 펼친 선수를 뽑는데, 노시환도 3루수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자는 허경민이었다.
노시환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
노시환의 시간이 찾아왔다. 12월 시작과 함께 최고의 영예를 차지한 그는 앞으로 각종 시상식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정작 당사자는 낯설기만 하다. 노시환은 "비시즌에 원래 푹 쉬었는데 서울에 와서 정장을 입고 계속 돌아다니는 게 뭔가 좀 어색하다. 연예인이 된 기분을 잠시 느껴 기분이 좋다"며 "행복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까 일단은 즐겨야 된다 시상식이 11일 골든글러브가 끝나면 거의 마무리 되기에 그 이후에 운동을 시작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발전하기보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올 시즌과 같은 성적을 이어가는 게 목표다. 1월 중순 이후까지는 팀 훈련이 금지된 비활동기간이지만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겨우내 바쁘게 움직일 생각이다.
노시환은 "내년은 바뀔 건 없고 일단 올해 잘 했기 때문에 올해처럼 작년에 했던 그런 준비 과정들을 다시 똑같이 할 것"이라며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그렇게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노시환(왼쪽)이 김현수 선수협 회장에게 트로피를 수여받고 있다. |
그러나 노시환은 시상식장에 남아 있었다. "이 자리에 있었다"며 당황스러워 했다. 노시환의 오해가 불러온 해프닝이었다. 그는 "포지션 별로 나와서 그 사람들만 찍는 줄 알았다. 다 끝나고 이제 '올해의 선수상 나오세요' 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시상식이 끝났습니다'라고 했다. 저 혼자 못 찍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시상식의 수상자들 가운데 노시환만 쏙 빠져 있다. /사진=뉴스1 |
■ 2023 리얼글러브 어워드 수상자 명단
▷ 올해의 선수상 : 노시환(한화)
▷ 선발 투수 : 고영표(KT)
▷ 구원 투수 : 박영현(KT)
▷ 포수 : 박동원(LG)
▷ 1루수 : 양석환(두산)
▷ 2루수 : 김혜성(키움)
▷ 3루수 : 허경민(두산)
▷ 유격수 : 김주원(NC)
▷ 외야수 : 박해민 홍창기(이상 LG), 정수빈(두산)
▷ 넷마블 리얼 스타상 : 홍창기(LG)
▷ 베스트 키스톤 콤비 : LG 오지환(유격수)-신민재(2루수)
▷ 베스트 배터리 : KT 고영표(투수)-장성우(포수)
▷ 퓨처스리그 선수상
- 고양 : 김동욱 박찬혁 주성원
- 한화 : 김민기 장지수 유로결
- 삼성 : 양우현 김상민 최하늘
- 롯데 : 신윤후 이태연 서동욱
- KIA : 김재열 김석환 박정우
- 두산 : 홍성호 이원재 최종인
- NC : 최우재 박주찬 서의
- SSG : 류호승 이정범 한두솔
- KT : 강민성 강건 김병준
- LG : 김주성 김성진 김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