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후 5년→2번째 무대서 대상' 함정우, 꿈의 순간에도 일인자 품격 빛났다 [KPGA시상식 현장]

한남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2.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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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우가 27일 KPGA 제네시스 시상식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머릿속이 하얘지네요."

올 시즌의 주인공은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였다. 꿈 속에서도 기다리던 순간을 마주하자 현실감이 떨어졌다. 미리 준비해뒀던 수상 소감도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그만큼 간절히 바랐던 순간이었다.


함정우는 27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한국프로골프(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 KPGA에 입회해 2018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함정우는 그해 톱10에 3차례 오르며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듬해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대상 포인트 3위로 시즌을 마쳤다. 2020년을 무관으로 마친 함정우는 2021년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차지했지만 다시 한 번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다시 한 번 무관에 그쳤던 함정우는 올 시즌 꿈에 그리던 대상 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시즌 전 대회에 참가했고 톱10 11회로 '콜대원 TOP10 피니시'에 오를 만큼 누구보다 꾸준한 기량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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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후 기뻐하는 함정우. /사진=KPGA
특히 지난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티테이셔널'에서 통산 3승째를 따내며 누적 대상 포인트 6062.25점을 기록했다. 2위 이정환(5205점)과 큰 차이를 보이며 당당히 2023년 KPGA 최고 스타로 등극했다.

함정우는 대상 상금 1억원에 보너스 상금,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1대까지 부상으로 챙겼다. 나아가 DP월드투어와 PGA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2024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과 함께 투어 시드 5년과 DP월드투어 시드 1년, PGA투어 큐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 따냈다.

무대에 오른 함정우는 "미리 소감을 생각해봤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오니 머릿속이 하얘진다"며 "부모님 밖에 생각이 안 난다. 대상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 옆에서 가장 고생한 (아내) 예린이, 올해 태어난 (딸) 소율이 까지 너무 고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2018년에 신인왕을 타고 이 무대에 2번째로 나서는데 대상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시상식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육아하고 집에서 설거지도 하면서 좋은 아빠와 좋은 아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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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당시 함께 기념촬영을 한 함정우(왼쪽부터), 딸 소율양, 아내 강예린씨. /사진=KPGA
처음 수상한 대상으로 정신이 없었음에도 가족 외에도 많은 이들을 챙기는 사려 깊은 면도 보였다. 함정우는 "경기를 하면 경기위원님들이 선수들보다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시면서 고생을 많이 하신다"며 "협회가 안 좋아졌을 때 구자철 회장님이 보여주신 남자 골프에 대한 사랑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김원섭 신임 회장님께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중계방송을 통해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는 팬들,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에 대한 걱정과 덕담도 잊지 않았다. "연말인데 너무 과음하지 마시고 건강히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PGA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남자 골프 선수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사랑해달라.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선 최종합계 이븐파 280타, 공동 45위로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일인자로서 위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첫 번째고 내년 시즌 콘페리 투어(2부 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조건부 자격을 얻은 만큼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린다. DP월드투어 출전권도 확보했기에 내년엔 DP월드투어와 콘페리 투어, 코리안투어까지 병행하면서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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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수상하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함정우(가운데).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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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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