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중요해진 요르단전, '경고 관리-체력 안배' 클린스만호 최대 고비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2024.01.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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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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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왼쪽부터)-이강인-황인범. /사진=뉴시스
2023 아시안 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전력은 주전 선수의 능력으로만 보면 참가 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손흥민(32·토트넘)은 물론이고 지난 15일(한국시간) 펼쳐진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골을 넣은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과 수비의 핵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 여기에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골로 득점 순위 6위에 올라있는 황희찬(28·울버햄튼)이 부상에서 복귀해 경기에 출전한다면 한국 축구의 위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시안 컵에서 한국이 갈망하는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핵심 선수들의 체력 관리다. 더욱이 지난 바레인전에서 무려 5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아 한국은 '카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아시안 컵 규정에 따르면 8강까지 가는 과정에서 경고가 두 번 누적되면 해당 선수가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를 감안해서라도 클린스만호는 선수 로테이션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주전 선수와 벤치 멤버의 실력 차가 큰 한국은 16강전부터 펼쳐질 토너먼트 단판 승부에서 과감한 선수 로테이션을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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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하는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이런 이유로 오는 20일 열리는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은 한국 대표팀에 매우 중요해졌다. 요르단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25일)에 벤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야 핵심 전력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벤치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예상대로 E조 1위로 16강에 올라 승리한다면 8강에서 C조 1위로 16강 진출이 유력한 이란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두 팀은 6개 대회 연속으로 아시안 컵 8강에서 격돌하는 셈이다. 이란은 최근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체력을 앞세운 선이 굵은 축구 스타일로 늘 한국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과거 아시안 컵에서 펼쳐진 이란과 한국의 8강전은 체력 소모전 형태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요르단전에서의 압도적 승리가 필수적이다.

한국은 공격진에서 비교적 다양한 선수를 활용할 수 있지만 수비 라인에서는 그렇지 못한 약점이 있다. 중앙 수비에 김민재, 정승현(30·울산)과 측면 수비에 설영우(26·울산), 김태환(35·전북)을 대체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앙 수비에서 20세의 약관으로 프리미어리그 클럽 브렌트퍼드 B팀(리저브 팀)에서 활약 중인 김지수와 부상 중이지만 8강 이후 경기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측면 수비수 김진수(32·전북)의 가세를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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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사진=뉴시스
한국의 2차전 상대 요르단은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87위에 머물러 있는 팀이지만 아시안 컵에서는 두 번(2004, 2011년)이나 8강에 올랐던 경험이 있는 중동의 다크호스다. 특히 요르단은 2011 아시안 컵 조별리그에서 이 대회 우승팀 일본과 무승부를 기록했고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압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요르단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4-0의 대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여기에 요르단 축구 대표팀은 최근 자국 내에서 갈등 요인이었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며 축구를 통한 요르단의 단합을 이끌고 있다. 마흐무드 알 마르디(31·알 후세인)는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첫 골을 넣고 그의 언더 셔츠에 써 놓은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과 연대한다'는 의미의 글귀를 선보였다. 요르단은 과거 적지 않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수용했지만 지금까지 이들과 본토 주민간의 갈등이 사회문제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알 마르디의 행동은 의미가 깊었다.

그와 함께 요르단 공격을 이끄는 핵심 선수는 프랑스 프로축구 클럽 몽펠리에에서 활약 중인 요르단 대표팀 유일의 유럽파 무사 알 타마리(27)다. 상대 수비를 속이는 지능적인 플레이와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겸비한 알 타마리는 리버풀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32)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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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60)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난 토너먼트에 대한 경험이 많다. 감독, 또 선수로서 항상 토너먼트를 즐겼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월드컵 등 다양한 대회를 경험하며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팀을 꾸려야 하는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안 컵과 같이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 국제 대회는 감독의 선수 운용 계획과 임기응변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는 요르단과 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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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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