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손흥민, 테이핑으로 꽁꽁 싸맨 무릎... 그래서 더 고마운 투혼

알 자누브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2.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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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핑으로 꽁꽁 싸맨 손흥민의 무릎.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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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테이핑으로 꽁꽁 싸맨 무릎. 그렇기에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투혼이 더 고맙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새벽 0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또 다른 우승후보'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강에서 이미 조별리그에서 한 번 붙었던 요르단을 상대한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이날 한국은 패배 위기에 몰렸다. 전반 42분 호주 공격수 크레이그 굿윈(알웨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이후 반격을 노렸으나 좀처럼 동점골을 넣지 못했다. 전후반 90분은 모두 지나갔고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상황이었다. 이때 손흥민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후반 51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에서 영리한 드리블로 상대 반칙을 이끌어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 키커로 나선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이 침착하게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활약은 끝이 아니었다.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환상적인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믿을 수 없는 2-1 역전승. 한국은 4강에 진출해 64년 만에 이루고자 하는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이어갔다.

손흥민의 폭풍 활약. 이와 함께 눈에 띄는 건 테이핑으로 꽁꽁 싸맨 그의 왼쪽 무릎이었다. 딱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도 손흥민은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 체력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소속팀 토트넘 일정을 소화하고 곧바로 클린스만호에 합류, 아시안컵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출전시간 510분을 뛰었다. 출전시간 부문 대회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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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프리킥 골 장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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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특히 한국의 경기는 혈전의 연속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서 3-1로 이겼지만, 동점 위기 이후 저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낸 것이었다. 2차전 요르단, 3차전 말레이시아전은 수차례 득점을 주고받는 치열한 경기였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0-1로 뒤져 있다가 '미남 히어로' 조규성(미트윌란)이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놓은 후반 54분 극적인 동점 헤더골을 터뜨렸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8강 호주전에서도 한국은 기적을 썼다.

손흥민은 체력 부담, 부상 위험이 점점 쌓여가는 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힘을 보여줬다. 요르단, 말레이시아전에서 페널티킥을 넣었고,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 1번을 자처해 한국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8강전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손흥민은 호주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통계매체 풋몹도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평점 8.6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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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매 경기 혈투에도 손흥민은 "축구선수를 하면서 연장을 두 번 연속한 것은 없었다. 생각보다 엄청 힘든 것보다는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이게 토너먼트 묘미인 것 같다. 나라를 위해서 뛰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은 핑계"라며 "이제 토너먼트에서 4개 팀만 남아서 하나의 우승컵을 가지고 싸우게 됐다. 어떤 핑계나 아픔은 필요 없다.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뛰겠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투혼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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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황희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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