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만류에도' 김민재 도핑룸 청소 '배려', 韓뿐 아니라 호주 것도 치웠다 [카타르 현장]

도하(카타르)=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2.0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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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김민재(오른쪽).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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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룸을 청소하는 김민재(빨간색 원).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것에 이어 훈훈한 미담까지 선보여 화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새벽 0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또 다른 우승후보'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강에서 이미 조별리그에서 한 번 붙었던 요르단을 상대한다.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이날 한국은 패배 위기에 몰렸다. 전반 42분 호주 공격수 크레이그 굿윈(알웨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반격을 노렸으나 좀처럼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지나갔고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상황. 팀을 구한 것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었다. 후반 51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에서 영리한 드리블로 상대 반칙을 이끌어냈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이 침착하게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활약은 끝이 아니었다.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환상적인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믿을 수 없는 2-1 역전승. 한국은 4강에 진출해 64년 만에 이루고자 하는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이어갔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제골을 내주기는 했으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이날 김민재는 120분을 뛰는 동안 걷어내기 1회, 리커버리 7회 등을 기록했다. 공중볼 경합 7차례 시도 중에서 5차례나 승리했다. 패스성공률은 90%를 찍었다. 통계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좋은 평점 7.7을 주었다.


이외에도 김민재는 따뜻한 배려까지 선보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호주전을 마치고 김민재는 도핑테스트에 선정돼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다. 도핑테스트는 한국 2명, 호주 2명씩 총 4명이 실시한다. 클린스만호의 경우 이강인, 김민재가 테스트에 임했다. 두 선수 모두 탈수가 심해 약 2시간이 넘게 소변검사와 피검사를 대기해야 하는 힘든 상황이었다.

호주 선수들에 이어 이강인까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재까지 종료된 상황. 선수들뿐 아니라 도핑 관계자들도 짐을 정리해 자리를 뜨려고 했다. 이때 김민재가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협회 관계자는 "모두 당황해 '여기 청소해 주시는 분이 있다. 얼른 씻고 가서 밥먹자'고 얘기했더니, 김민재가 '청소하시는 분들이 한국 사람들은 먹고 치우지도 않고 갔다고 할 수 있다. 조금만 치우고 가시죠. 외국 나와서 그런 소리 들을 필요 없잖아요'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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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에 집중하는 김민재(왼쪽). /사진=OSEN
이에 김민재를 비롯해 대표팀 팀 닥터, 관계자 모두 도핑룸에 있던 한국뿐 아니라 호주 선수들이 먹은 간식 쓰레기 등을 치우며 깨끗이 청소하고 돌아갔다. 도핑 테스트에 경우 선수들이 오랜 시간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간식, 음료 등을 배치해둔다. 하지만 관계자들이 워낙 많고 도핑 테스트로 정신이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김민재는 '한국 이미지'를 생각해 청소를 생각했다. 김민재의 따뜻한 배려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협회 관계자는 "역시 월드클래스는 다르구나. 호주전의 승리를 더 뿌듯하게 해주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8강 호주전에서 옐로카드 한 장을 받았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기 때문에 출장정지 징계가 적용됐고, 이에 4강 요르단전에 뛰지 못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는 많이 안타깝다. 많이 슬프고 본인도 많이 안타까울 것이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리더로서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안은 있다. 정승현이 나올 수 있고 박진섭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변칙적으로 쓸 수 있다. 센터백을 내려서 스리백 전술도 있다. 정승현은 지속적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여러 옵션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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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을 마치고 상대 선수들과 인사하는 김민재(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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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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