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같은 속도는 필수불가결" 타율 0.143인데... 배지환에 '왜' 극찬 쏟아질까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3.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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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이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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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스피드스타 배지환(25)이 빅리그 2번째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배지환의 빛 같은 속도는 그를 필수불가결한 존재이자 스타일리시하게 만든다"며 "한국의 스피드스타는 피츠버그에서 흥미로운 선수"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타율 0.231 54득점 2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07을 기록한 2년차 선수에게 시즌을 앞두고 보인 이례적 관심이다. 배지환은 시범경기에서도 5경기에서 타율 0.143(7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기에 더욱 이례적인 일이다.

MLB 닷컴에 따르면 데릭 쉘튼 감독은 "배지환은 매우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여전히 스윙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배지환은 지난 시즌 초반 많은 기회를 얻었다. 4월엔 26경기에서 도루를 무려 9개나 성공했다. 실패는 단 하나였다. 5월엔 타율 0.304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격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이후 내림세를 탔지만 시즌 초반 어마어마한 속도를 앞세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피츠버그 지역 언론에선 "배지환의 속도가 피츠버그 야구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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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엄청난 속도를 뽐낸 배지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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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 플레이를 하는 배지환. /AFPBBNews=뉴스1
여전히 타격 완성도엔 아쉬움이 보인다. 그럼에도 배지환의 속도는 다시 한 번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시범경기에서 배지환은 볼넷으로 출루해 빠른발을 활용해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매체는 배지환의 귀걸이에도 관심을 보였다. "오른쪽 귀에 걸린 번개 귀걸이는 그의 속도를 상징한다"며 배지환의 말을 전했다. 배지환은 "(왼쪽에) 별 귀걸이를 먼저 샀고 번개 귀걸이는 공짜로 받았다"며 "보석상이 내가 운동장에서 달리는 걸 보고 공짜로 하나를 줬다. 내 타격 장갑에서 (번개) 모양을 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111경기 출루율 0.296에도 24도루(실패 9번)와 54득점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그의 엄청난 속도 덕분이었다.

배지환은 "나는 내 속도에서 많은 즐거움을 느낀다"며 통산 19시즌 동안 3089안타 509도루를 기록한 스즈키 이치로를 떠올렸다. 그는 "예전엔 빅리그에 아시아 선수가 거의 없었다. 그는 내게 유일한 선수였다. 다들 홈런을 쳤는데 이치로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속도를 이용하고 있었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빠른 속도 외에도 배지환은 쉘튼 감독이 말한 다재다능함 덕에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더블A에서 유격수를 맡아온 그는 오닐 크루즈의 등장으로 2루수로 전향해 지난 시즌 56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이후 중견수 수업도 받으며 33경기에선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쉘튼 감독은 "그는 너무 빠르며 때론 그래서 속도를 그의 속도를 늦춰야 할 정도"라며 "이제는 타구를 판단할 수 있고 최고 속도에 곧바로 도달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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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이 도루 실패 후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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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 /사진=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SNS
배지환이 올 시즌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지난해 과도한 의욕으로 인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흐름을 끊은 일이 있었다. 5월 이후 상승세가 끊겼던 이유이기도 했다.

배지환도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 조급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도루 기회가 보이거나

타구가 조금 깊숙하게 들어오면 진정하고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잭 스윈스키는 그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그는 "배지환은 매우 재능 있는 선수이고 뛰어난 속도도 갖추고 있다. 상대 야수진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언제든지 번트 안타를 할 수 있고 장타를 통해 2루타와 3루타를 얻어낼 수도 있다. 가는 그가 담장을 넘기는 것도 종종 봤다. 힘도 갖췄다"고 말했다.

MLB닷컴은 그가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클럽하우스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영어 실력은 상당히 유창해졌고 그의 발언 중 4분의 1만 통역사에게 의존하고 있다고도 칭찬했다.

배지환이 조금 더 영리해지고 출루율은 높인다면 분명 팀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피츠버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스피드를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85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는데 배지환이 더 많이 출루해 위협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주자로서 활약한다면 이 자리를 대체할 수도 있다.

7차례 시범경기에서 배지환은 안타는 단 하나에 불과하지만 볼넷 3개를 얻어내며 출루율 0.500을 기록 중이다. 도루는 아직 없지만 자신의 스피드를 잘 살려 득점을 3개나 만들어냈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 건 타격 능력이다. 0.143에 불과한 타율을 끌어올려야만 시즌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성적에도 감독이 직접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이야기했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성장했다는 걸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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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와 함께 미소 짓고 있는 배지환. /사진=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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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 /사진=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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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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