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삼진 보기 힘들다' 이정후 ML 첫 볼넷+도루→4G 연속 안타 '출루율 5할' 다시 쾅! [SF 리뷰]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3.0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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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KBO리그 MVP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격감이 식을 줄 모른다. 4경기 연속 안타에 이어 볼넷도 골라 2출루 경기를 하면서 출루율 5할에 복귀했다.

이정후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1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터진 이스마엘 뭉기아가 때린 솔로포에 힘입어 짜릿한 6-5 역전승을 거뒀다.


시범경기 4경기 연속 안타다.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3타수 1안타로 미국 무대 첫 안타를 신고했다. 뒤이어 3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첫 2루타와 첫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다.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도 1안타를 뽑아낸 이정후는 이번 경기에서는 첫 볼넷과 첫 도루를 성공하며 리드오프로서 매력을 한껏 발휘했다. 이로써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0.455(11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 1도루, 출루율 0.500 장타율 0.818을 마크했다.

첫 타석부터 우완 선발 태너 비비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이후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우중월 홈런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클리블랜드는 2회초 닉 아메드와 보노반 월튼의 연속 안타로 이정후 앞에 2사 1, 3루 밥상이 차려지자, 헌터 스탠리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성공적이었다. 이정후가 친 타구는 1루수 조시 네일러의 글러브로 들어가 땅볼 아웃 처리됐다.


곧 안타를 신고했다. 두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4회초 2사 1, 2루에서 이정후는 우완 헌터 가디스의 공을 통타해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2루의 블레이크 사볼이 홈을 밟고 1루의 닉 아메드가 3루로 향할 만큼 멀리 나간 장타였다. 샌프란시스코의 3-2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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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이 1루 주자로서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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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이정후는 빠른 발도 뽐냈다. KBO리그서 이정후는 7시즌 통산 69도루로 많이 뛰지 않는 선수에 속했다. 특히 테이블세터에서 클린업으로 타순을 옮기고 MVP를 차지한 2022년부터는 더욱 도루를 줄였다. 데뷔 시즌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했지만, 팀을 위해 장타에 조금 더 집중하고 체력 안배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톱타자로 돌아온 메이저리그에서는 다시 한 번 바람의 손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클리블랜드가 마운드를 우완 트레이 벤튼으로 바꾸자, 처음 보는 투수임에도 타이밍을 훔쳐 2루까지 도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사 2, 3루 절호의 찬스를 맞았으나, 마르코 루시아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6회초 닉 아메드의 좌중월 솔로포로 4-4 동점이 되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타일러 피츠제럴드로 교체했다.

고무적인 건 이정후의 볼넷이다. 이정후는 시애틀과 첫 경기에서 우완 카를로스 바르가스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뚝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를 헛돌린 뒤 4구째 재차 같은 코스로 파고드는 비슷한 구질에 재차 방망이를 헛돌렸다.

영입 당시 미국 현지 언론의 우려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이정후에 대한 유일한 걸림돌은 그가 패스트볼 평균 구속 93마일(약 149.7km)의 빅리그보다 느린 88마일(약 141.6km)의 KBO리그 출신이라는 점"이라며 "초반 적응 과정에서 더 많은 삼진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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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타격폼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공을 맞히려 하고 있다.


시애틀과 경기 후 이정후도 "모르겠다. 나도 무슨 공인지 모르겠다. 슬라이더 같았는데 그 이전에 스윙을 한 건 슬라이더였다. 그 구질은 거의 6%밖에 구사하지 않는다고 들어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공이 날아와서 배트를 돌렸는데 그 구질이었다"고 상황을 되새기며 "어차피 지금은 시범경기다. 다 쳐보고 싶어서 배트를 막 내고 있다. 일단 좋은 투수들의 공을 친 것 같아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정후는 자신의 데뷔전 각오를 이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든 공을 맞혀 인플레이 타구를 생산했다. 땅볼이 나올지언정 삼진은 좀처럼 당하지 않았다. 이날은 볼넷을 추가하면서 한국 KBO리그에서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KBO리그에서 7년간 이정후가 한 시즌 삼진이 볼넷보다 많았던 해는 첫 2년뿐이다. 이후 계속해서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쌓아 나갔고 통산 304삼진 383볼넷으로 미친 선구안을 자랑했다.

그랬던 이정후인 만큼 어느 정도 적응기를 지나면 다시 한국에서의 모습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 미국 매체도 많다. 지난해 12월 또 다른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정후는 부드럽고 빠른 스윙을 가진 퓨어 히터(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다.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가지고 있다"며 "메이저리그의 빠른 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배트 스피드나 선구안, 부드러운 스윙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리그 평균 이상의 타자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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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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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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