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쳤다!' 이정후 미친 타격감 폭발, 믿을 수 없는 시범경기 전 경기(5G) 안타 행진... 1타점-1볼넷 활약 후 곧바로 교체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0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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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28일(한국시간)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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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28일(한국시간)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말 그대로 믿을 수 없는 미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콜로라도전에서도 이정후는 안타를 치며 시범경기 데뷔 후 전 경기인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설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Salt River Fields at Talking Stick)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 원정 시범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한 뒤 4회 적시타를 치자마자 곧장 대주자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정후는 시범경기 5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2루타 1개 1홈런 3타점 3득점 1도루 2볼넷 1삼진 출루율 0.533 장타율 0.769 OPS(출루율+장타율) 1.302를 마크하게 됐다.

이정후는 이미 시범경기 데뷔전부터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미국 현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달 28일 이정후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며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1회 데뷔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터트리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1루 땅볼과 삼진으로 각각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주루 플레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강렬한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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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28일(한국시간)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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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28일(한국시간)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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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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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김우종 기자
이정후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두 번째 경기는 더욱 대단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이정후가 홈런포를 터트린 것. 시범경기 첫 홈런으로, 비록 정식 메이저리그 경기는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미국에서 담장을 넘겨보는 경험을 했다. 당시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2루타 1개 홈런 1개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어 이정후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에서도 3타수 1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한 뒤 지난 4일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붙어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기록한 도루는 그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도루였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번 볼넷과 함께 안타까지 터트리며 시범경기 전 경기(5경기) 안타 행진에 성공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J.D. 데이비스(1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데이비드 비야(3루수)-파블로 산도발(지명타자)-닉 아메드(유격수)-브렛 위슬리(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우완 투수인 스펜서 하워드였다.

이에 맞서 콜로라도는 브렌튼 도일(중견수)-크리스 브라이언트(1루수)-라이언 맥마혼(3루수)-브렌든 로저스(2루수)-엘레후리스 몬테로(지명타자)-신 부차드(우익수)-샘 힐리아드(좌익수)-제이콥 스탈링스(포수)-알란 트레호(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역시 우완 투수인 다코타 허드슨이었다.

이정후는 1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의 게임데이 중계에 따르면 이정후는 초구 91마일(약 146km) 꽉 찬 포심 패스트볼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이어 2구째 재차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온 90.4마일(약 145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땅볼 타구가 콜로라도 2루사 브렌든 로저스의 글러브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결국 이어진 1루 송구로 아웃되고 만 이정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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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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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정후에게 다시 타석 기회가 돌아온 건 2회초였다. 2사 후 브렛 위슬리가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출루한 가운데, 계속되는 2사 2루 기회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재차 콜로라도 선발 허드슨을 상대로 초구 89.7마일(약 144km)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골라낸 뒤 2구째 낮게 뚝 떨어진 81.1마일( 약 130km) 커브 역시 골라냈다. 이어 3구째 86.9마일(약 140km) 높게 형성된 슬라이더마저 잘 지켜본 이정후. 순식간에 유리한 3-0의 볼카운트를 점한 이정후는 4구째 싱커 90.6마일(약 145km)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그리고 5구째. 이번에는 허드슨의 87.5마일(약 140km) 슬라이더가 높은 쪽으로 형성되며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볼넷을 얻어낸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정후는 후속 야스트렘스키의 중견수 뜬공으로 인해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팀이 2-1로 앞서고 있는 4회초 세 번째 타석에 섰다. 그리고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트렸다. 상대 투수는 앞서 3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우완 라이언 펠트너였다. 4회초 샌프란시스코는 선두타자 닉 아메드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브렛 위슬리가 우익수 방면 안타를 터트리며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절호의 타점 기회에서 3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 이정후는 초구 96.5마일(약 155km) 포심 패스트볼을 타격했으나 파울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86.7마일(약 140km) 체인지업에 배트를 헛돌리며 순식간에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렇지만 이정후는 3구째 87마일(약 140km) 바깥쪽 다소 높게 들어온 체인지업을 받아치며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 사이 닉 아메드가 득점에 성공하며 이정후는 타점을 올렸다. 이정후의 타구 속도는 96.6마일(약 155km). 비거리는 352피트(약 107m). 발사각은 29도로 측정됐다. 이후 이정후는 더 이상 경기에 뛰지 않은 채 대주자 체이스 핀더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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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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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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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28일(한국시간)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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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28일(한국시간) 경기 모습.
아직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이정후가 기록 중인 삼진은 단 1개. 그러면서도 2차례 볼넷을 골라낸 건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전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그야말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이정후의 유일한 걸림돌을 짚으면서 "이정후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 93마일(약 149.7km)의 빅리그보다 느린 88마일(약 141.6km)의 KBO리그 출신이다. 이에 초반 적응 과정에서 더 많은 삼진을 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평가를 정면으로 뒤집고 있는 셈이다. 이정후가 KBO 리그에서 뛰는 7년 동안 삼진이 볼넷보다 많았던 시즌은 2017시즌과 2018시즌에 불과하다. 이후 이정후는 KBO 리그 통산 304삼진 383볼넷으로 최고의 선구안을 자랑했다. 지난해 12월 또 다른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정후는 부드럽고 빠른 스윙을 가진 퓨어 히터(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다.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가지고 있다"며 "메이저리그의 빠른 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배트 스피드나 선구안, 부드러운 스윙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리그 평균 이상의 타자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런 이정후가 이례적으로 지난 시애틀전에서는 마지막 타석에서 두 차례 헛스윙을 한 끝에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유일한 삼진이기도 하다. 당시 이정후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장면에 관해 " 모르겠다. 저도 무슨 공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천하의 이정후가 상대 투수의 구종 파악에 있어서 깜짝 놀랐던 것. 이정후는 " 슬라이더 같았는데, 그 이전에 스윙을 한 게 슬라이더였다. 그 구질은 거의 6%밖에 구사하지 않는 거라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공이 날아와서 배트를 돌렸는데, 그 구질이더라. 어차피 지금은 시범경기다. 다 쳐보고 싶어서 배트를 막 내고 있다. 일단 좋은 투수들의 공을 친 것 같아 앞으로 기대가 된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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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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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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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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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지난해 MLB.com은 "이정후는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던 2023시즌을 제외하고, 타율 0.318 미만의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그런 이정후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빠진 툴을 하나 꼽자면 파워라 할 수 있다"며 "이정후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물음표는 빠른 공 대처 여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KBO 리그 투수들은 시속 95마일(152.8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한다. 그랬기에 이정후가 2023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준비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또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현역으로 활약한 뒤 외국인 스카우트로 활동했던 라이언 사도스키도 "이정후는 KBO 리그보다 더 빠른 구속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현재까지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주위의 우려를 보란 듯이 불식시키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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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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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25일(한국시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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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 있는 자신의 로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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