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현장리뷰] DB 7번째 정규리그 우승! '레전드 김주성' 선수→감독 모두 '우승' 역사 썼다... 로슨 폭풍 47득점, KT에 짜릿한 역전승

원주=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3.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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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선수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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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 집중하는 강상재(오른쪽). /사진=KBL 제공
원주 DB가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냈다. 정식 감독 데뷔 첫 해부터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레전드' 김주성(45) DB 감독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DB는 14일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맞대결에서 연장 혈투 끝에 107-10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DB는 38승10패를 기록, 남은 정규리그 일정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는 DB 구단 역대 7번째 정규리그 1위이자, KBL 통산 4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DB는 동부 시절이던 2011~2012시즌 KBL 첫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다. 울산현대모비스, 안양 KGC인삼공사에 이어 DB가 또 한 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또 DB는 4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쥐었다. 2019~2020시즌에도 DB는 공동 1위에 올랐으나,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시즌이 조기 종료돼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당당히 정상에 섰다.

사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DB는 우승후보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리고 시즌 내내 강력함을 발휘했다. DB는 정규리그 48경기 만에 1위를 확정지었다. KBL 역대 2위 타이 기록이다. 정규리그 최소 경기 1위 기록은 DB가 싹쓸이한 상태다. 2011~2012시즌 동부가 47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역대 1위 기록을 세웠다. 그 다음이 2007~200시즌 동부, 올 시즌 DB의 48경기다.

구단 레전드 김주성 감독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 앞서 김주성 감독은 DB와 3년 계약을 맺으며 지난 시즌 달았던 감독 대행 꼬리표를 뗐다. 정식 감독 첫 시즌부터 선수 시절 보여줬던 리더십을 재현하며 DB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정식 감독 데뷔 첫 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김진, 문경은, 추승균, 전희철 감독에 이어 KBL 통산 5번째다.


김주성 감독이 DB 레전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은 우승이 됐다. 선수 시절 김주성은 감독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DB 전신인 원주 TG 삼보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 때부터 2018년 은퇴할 때까지 16시즌 동안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김주성 감독은 선수 시절 정규시즌 우승 5회, 챔프전 우승 3회 등을 이뤄냈다. 또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MVP도 2차례씩 수상했다. DB 구단을 넘어 KBL을 대표하는 농구 레전드였다. 프로농구 역사상 유일하게 1만 득점과 1000블록을 올린 선수로 기록돼 있다. 감독이 돼서도 새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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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DB 감독.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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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팬들. /사진=KBL 제공
경기 전 김주성 감독은 "긴장 된다"며 "선수들이 잘 이겨낼 것이다. 이런 상황들을 이겨내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 언제나 위기를 잘 극복했기에 이번에도 잘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이어 "모든 팀들이 우승을 품고 시즌을 시작하지만, 저는 솔직히 봄농구가 목표였다. 하지만 운이 따라주고 선수들도 잘해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제가 팀을 이끈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저를 이끌었다"고 고마워했다.

이번 경기를 놓친다고 해도 우승 기회는 또 있었다. 하지만 홈에서 축포를 쏘는 것이 중요했다. 김주성 감독도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주성 감독은 선수 시절보다 더 긴장된다고 했다. 그는 "선수 때는 제가 더 한 발 뛰고 슬라이딩 하면 됐지만, 지금은 벤치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선수들이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손에 땀이 나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KT도 승리가 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송영진 감독은 "DB가 폭죽을 안 터뜨리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우리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송영진 감독은 "아무래도 알바노가 부담스럽다. 거기에 초점을 맞췄고 미스매치를 안 만들려고 한다. 터프샷 등이 나올 수 있게 정확한 공격을 하면서 트랜지션을 막는 것에 신경 쓰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DB는 캡틴 강상재를 비롯해 제프 위디, 이선 알바노, 김영현, 김현호가 베스트5로 출전했다. KT는 패리스 배스, 문성곤, 최성모, 허훈, 하윤기가 먼저 코트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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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알바노.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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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허훈(오른쪽). /사진=KBL 제공
초반 분위기를 장악한 쪽은 KT였다. 하윤기의 골밑 공격과 허훈의 3점슛을 앞세워 7-2로 치고 나갔다. 배스의 2점슛으로 또 한 번 9-8 역전을 만들어낸 KT는 허훈의 내외곽포, 배스의 속공 득점을 더해 23-14를 만들었다. DB는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지만, 1쿼터 막판 김종규가 시원한 덩크슛을 날리고 포효했다. 로슨도 득점을 올리면서 DB는 18-24로 추격한 채 1쿼터를 마쳤다.

KT는 1쿼터에만 허훈이 10점, 배스가 9점을 올리는 등 원투펀치가 공격을 퍼부었다. DB는 1쿼터 7명이 득점에 성공했다.

2쿼터 초반 KT가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문성곤이 1분여 만에 벼락같은 5점을 몰아친 뒤 최성모가 3점슛을 터뜨렸다. 반면 DB는 슛 난조에 시달렸다. 그러는 사이 KT는 6분14초 하윤기의 득점으로 스코어 36-25을 만들었다. 정성우와 하윤기의 득점에 점수차는 더욱 벌어졌다.

하지만 DB는 포기하지 않았다. 유현준의 득점인정반칙이 추격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잠잠했던 서민수와 박인웅이 내외곽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2분 21초에는 유현준이 3점슛을 뽑아내면서 순식간에 36-42로 좁혀졌다. KT는 정성우의 득점으로 상대 흐름을 끊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DB는 막판 박인웅이 3점 라인 밖에서 상대 반칙을 이끌어냈고 자유투 3개도 모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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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재(오른쪽).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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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김영현. /사진=KBL 제공
3쿼터는 혈투였다. 40-46으로 마친 DB는 3쿼터 박인웅의 3점슛에 힘입어 빠르게 동점을 이뤄냈다. KT도 허훈의 외곽포 2방에 9점으로 달아났다. DB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로슨이 자유투→3점슛→3점슛→2점슛→3점슛, 불과 3분여 만에 13점을 쓸어담으며 DB의 역전을 이끌었다.

DB는 위디도 65-64를 만드는 역전 득점을 기록했고, 강상재 자유투 득점까지 추가해 3쿼터를 67-66으로 끝냈다.

4쿼터 또 한 번 위기를 맞은 DB. 배스의 폭풍활약에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DB는 유현준, 박인웅의 3점슛으로 81-83으로 따라붙었다. 로슨의 호쾌한 덩크슛에 이어 서민수도 연속 외곽포를 터뜨렸다. 2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스코어는 91-91 동점이었다.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DB는 로슨의 자유투로 앞서 나갔다. 동시에 KT는 수비의 핵심인 문성곤이 5반칙 퇴장을 당해 추격 동력을 잃었다. 이 틈을 노려 DB는 96-91로 치고 나갔다. KT도 포기는 없었다. 배스의 2점슛에 18.3초를 남기고 허훈의 동점 3점포가 터졌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로슨이 3점슛 두 방을 터뜨려 원주 홈팬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유현준은 1분여를 남기고 중요한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DB는 김종규의 쐐기 득점까지 더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DB는 에이스 로슨이 47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폭풍활약을 펼쳤다. 박인웅은 3점슛 3개 포함 12점을 넣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유현준도 9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KT는 허훈과 배스가 29점씩을 몰아쳤지만 팀 패배는 막지 못했다.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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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김종규.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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