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00억도 가능할텐데...' ABS 최적화된 포수 출신 야수가 있다? 사령탑도 "진짜 포수 장비가 참 어울렸는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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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오른쪽)가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투수 겸 포수 출신의 천재 타자. 고교 시절까지 그랬다. 그렇지만 프로 무대에 와서 투수와 포수를 모두 내려놓았다. 타격에만 전념하면서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주인공. 바로 강백호(25)다. 그런 강백호가 만약 포수였다면 FA(프리에이전트) 몸값은 200억원까지 올라가지 않았을까.

그런 강백호를 다시 '포수 강백호'로 갑자기 떠올린 사령탑이 있었다. 바로 소속팀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이었다. 물론 심각하고 진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충분히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기도 했다.


올 시즌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도입하면서 이제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은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대세론이다.

ABS 시대에 최적화된 포수로 갖춰야 할 능력으로 '블로킹'과 '어깨', 이 두 가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감독도 "결국 이제는 프레이밍이 필요 없는 것 같다. 블로킹 잘하고 송구 잘하는 포수가 1등 아닌가. 이제 어떻게 잡는지는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사령탑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린 선수. 강백호였다. 곧바로 이 감독은 "그럼 (강)백호를 (포수) 시켜야 하는데"라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때마침 강백호가 더그아웃에서 장비를 챙기고 있었다.


이 감독은 "(강)백호야. 너 포수 시키려고 하는데 어떠냐"며 농담을 한 뒤 "ABS 체제에서는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프레이밍은 안 해도 된다. 네가 포수를 본다고 하면, (김)준태와 (강)현우는 집에 간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웃음). 백호야. 한번 생각해보자. 굿 아이디어 아니냐"고 말하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강백호는 "저는 좋은데, 생태계가 파괴될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이 감독이 재차 권하자 강백호는 "저는 어디라도 좋습니다"라며 쿨하게 말한 뒤 더그아웃을 떠났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장)성우가 그만둘 때쯤 한번 생각해봐야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뒤 "그런데 저는 백호가 예전에 포수로 한 번 나가면서 장비를 찼는데, 그렇게 참 잘 어울리더라. 사진 하나 찍으라고 했다. 너무나 잘 어울렸다. 백호한테 '너 진짜 잘 어울린다'는 말도 했다. 포수로 뛰면 몸값도 훨씬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고민은 다 끝나는 건데…. 일단 (포수는) 자기가 자신 있는 포지션이다. 거기에 나이까지 어리다"며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을 다 털어놓았다.

이 감독이 '포수 강백호'를 떠올린 건 지난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당시 KT가 포수를 엔트리에서 모두 소모하면서, 9회말 강백호가 긴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며 김재윤(현 삼성)과 호흡을 맞췄다.

강백호는 프로 무대에 온 뒤로는 주로 지명타자와 1루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다 박병호가 합류한 이후에는 외야수로 이동했으나, 아직 수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에도 외야수를 보긴 하지만,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런 강백호가 만약 ABS 시대에 언젠가 전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다면, 이는 그야말로 생태계를 뒤흔들 핵폭탄급 화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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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오른쪽)가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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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오른쪽)가 2019년 4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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