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43년史 최초' 0구 승리투수 대기록, 정작 본인은 "끝나고 알았다" 덤덤 [창원 현장]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3.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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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창원 NC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가 열렸다. NC 다이노스 이용찬이 9회초 2사 1루 두산 베어스 박준영 타석때 이유찬을 견제사 시키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BO 리그 43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공을 한 개도 안 던지고 승리투수가 된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의 클로저 이용찬(35)이었다.

NC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개막전에서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극적인 끝내기안타를 앞세워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NC는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8-0)에 이어 개막전 2연승을 달렸다. 통산 개막전 전적은 12전 7승 5패다. 또한 개막전 끝내기는 창단 후 처음이다.

선발투수 카일 하트가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던 NC는 0-2로 뒤지던 7회 말 두산 루키 김택연에게 2점을 뽑아내 동점을 만들었다. 8회 한 점씩을 주고받으며 경기는 3-3으로 팽팽하게 흘러갔다.

9회 초, NC 마운드에는 8회부터 등판한 류진욱이 있었다. 그는 양석환을 포수 파울플라이, 강승호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았지만, 허경민에게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터트렸다. 그러자 NC는 이용찬을 등판시켰고, 두산도 1루에 대주자 이유찬을 내보냈다. 이유찬은 지난해 12개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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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용찬.
그런데 이용찬이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1루 견제에 나섰다. 미처 돌아오지 못한 이유찬은 1루수 데이비슨에게 태그를 당하며 아웃 판정을 받았다. 두산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두산은 허무하게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그 대가는 컸다. 9회 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NC는 1사 후 두산 클로저 정철원에게 김주원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이어 2아웃 이후 김주원이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아웃 판정을 받았는데, 긴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바뀌었다. 흔들린 정철원은 권희동을 볼넷, 대타 천재환을 사구로 출루시켰다. 이어 데이비슨이 좌익수 앞 안타를 터트리면서 개막전의 승리는 NC의 차지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NC 구단에 따르면 정규시즌에서 한 개의 투구도 하지 않고 승리투수가 된 사례는 이용찬이 역대 최초라고 한다. 이전까지는 최소 투구 승리투수는 '1구'였다. 지난 1990년 7월 26일 롯데 김청수가 마산 빙그레전에서 기록한 이후 2022년 9월 10일 NC 원종현(현 키움)이 사직 롯데전에서 거두기까지 총 24차례가 나왔다. 올해까지 43시즌 동안 처음 나온 기록인 것이다.

본인은 담담했다. 기록을 세운 이용찬은 구단을 통해 "기록을 경기 후 알게 되었다. 기록보다는 오늘 개막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승리는 프로 18년 차를 맞이하는 이용찬의 개막전 첫 승리다. 2007년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두산 시절 세 차례(2009, 2011, 2014년), NC 시절 한 차례(2022년) 개막전에서 투구했다. 세이브만 2개를 기록했을 뿐 승리투수가 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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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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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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