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코앞' 이정후 도대체 방망이가 쉬질 않는다! 이번엔 트리플A 연습경기서도 1안타 1볼넷 '또 만점 활약'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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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제공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트리플A 팀과 연습 경기에서도 안타를 때려내며 식지 않는 타격감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이정후를 향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정후는 25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펼쳐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산하 트리플A팀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와 2024 미국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연습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아닌, 구단 산하 팀과 연습경기였기에 시범경기 성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414(29타수 12안타) 2루타 2개, 1홈런 5타점 6득점 4볼넷 3삼진 2볼넷 출루율 0.485 장타율 0.586 OPS(출루율+장타율) 1.071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오스틴 슬레이터(지명타자)-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루이스 마토스(좌익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카슨 세이무어였다.

이에 맞서 리버 캣츠는 웨이드 멕클러(중견수)-헬리엇 라모스(좌익수)-데이비드 비야(1루수)-트렌튼 브룩스(지명타자)-케세이 슈미트(3루수)-쿠퍼 훔멜(포수)-브렛 와이즐리(2루수)-오토 로페즈(유격수)-유스니엘 디아즈(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메이슨 블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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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안타를 날리고 있다.
이정후는 팀이 0-2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우완 선발 메이슨 블랙. 이정후는 초구 몸쪽 스트라이크(91.2마일 포심 패스트볼)를 지켜본 뒤 2구째(87.8마일 싱커)와 3구째(91.2마일 포심 패스트볼) 볼을 잘 골라냈다. 2구째는 바깥쪽으로 멀리 빠졌으며, 3구째는 역시 바깥쪽으로 높게 제구가 형성됐다. 4구째는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포심 패스트볼(91.2마일)이었으나, 이정후가 커트하며 파울이 됐다. 5구째 역시 재차 높은 코스로 93.6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날아들었으나 파울로 커트한 이정후.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메이슨이 뿌린 6구째 가운데 살짝 낮은 코스의 슬라이더(87.2마일)에 배트가 헛돌아가며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의 안타는 3회에 나왔다. 여전히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블랙이 버티고 있었다.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정후는 블랙의 바깥쪽 높은 코스로 꽂힌 초구(88.2마일 체인지업)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지체하지 않고 배트가 돌아갔다. 몸쪽 낮은 코스로 슬라이더(83.6마일)가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왔고, 이정후가 그대로 잡아당기며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계속해서 이정후는 메이슨 블랙의 폭투와 오스틴 슬레이터의 내야 땅볼 때 3루까지 간 뒤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쇄도했다. 이 과정에서 블랙이 3루로 공을 던졌고(야수 선택), 결국 이정후는 홈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이정후는 팀이 0-5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마운드에는 두 번째 투수 좌완 존 마이클 버틀랜드가 던지고 있었다. 이정후는 초구 공 반 개 정도 높은 슬라이더(76.7마일)와 2구째 바깥쪽 살짝 빠진 체인지업(85.9마일)을 모두 골라낸 뒤 3구째 비슷한 코스의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83.1마일)을 그냥 지켜봤다. 이어 4구째 몸쪽 높은 체인지업(86.1마일) 볼을 골라냈는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 상에는 공 반 개 정도 걸친 스트라이크로 나왔다. 그리고 5구째 몸쪽으로 낮게 파고든 체인지업(85.9마일)을 골라내며 멀티 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이정후는 대주자 그랜트 맥크레이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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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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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이제 이정후는 꿈의 메이저리그 정식 경기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40분에 이어 27일 오전 9시 5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두 차례 시범경기를 치른다. 26일 장소는 오클랜드 콜리세움 스타디움. 27일 장소는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다. 이것이 샌프란시스코가 남겨둔 시범경기 일정의 전부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는 또 다른 코리안 메이저리거인 박효준이 뛰고 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2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9일 대망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임한다. 샌프란시스코의 개막전 상대는 바로 김하성(29)이 버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샌프란시스코는 29일 오전 5시 10분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인 펫코 파크에서 MLB 정규시즌 본토 개막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와 4연전이 예정된 가운데, 이정후는 일찌감치 리드오프로 낙점되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4연전을 마친 뒤에는 오타니 쇼헤이(30)가 소속된 LA 다저스와 원정 3연전을 소화한다. 이어 4월 5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6일부터 8일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홈 3연전에 임한다. 이 3연전이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정규시즌 홈 개막전이다.





이정후는 이미 시범경기 데뷔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좀처럼 식지 않는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데뷔전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 이정후는 1회 데뷔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터트리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1루 땅볼과 삼진으로 각각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주루 플레이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정후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두 번째 경기는 더욱 대단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이정후가 홈런포를 터트린 것이다. 시범경기 첫 홈런으로, 비록 정식 메이저리그 경기는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미국에서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린 경기였다. 당시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2루타 1개 홈런 1개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며 메이저리그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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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타격을 한 뒤 1루까지 전력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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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혼신의 주루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계속해서 이정후는 3월 2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에서도 3타수 1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자랑한 뒤 3월 4일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붙어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기록한 도루는 그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도루였다. 그리고 3월 5일 설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시범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이렇게 시범경기 5경기 동안 단 한 경기도 쉬지 않은 채 안타를 때려낸 이정후였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꾸준함이 비록 정규 시즌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메이저리그에서도 증명된 순간이었다. 특히 콜로라도전이 끝난 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올 시즌 상대 팀을 성가시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KBO리그 키움에서 한 시즌 13개 이상 도루를 한 적이 없지만, 샌프란시스코 코치진은 득점권 상황에서 충분히 점수를 낼 수 있는 선수로 보고 있다"며 이정후의 주루 플레이를 주목했다.

이정후는 3월 8일 처음으로 미국 무대에 와서 LA 다저스를 상대했다. 그렇지만 경기 도중 애리조나 현지에서 폭우가 쏟아지면서 3회 전격적으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정후는 당시 경기에서도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뒤 한 타석을 소화하면서 범타로 물러났다. 그렇지만 경기 취소 결정과 함께 이정후의 기록도 사라졌다. 비록 경기는 취소됐지만, 당시 이정후는 1회 수비에서 빗속을 뚫고 전력 질주를 펼치는 투혼을 보여줬다. 또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좌완 투수를 상대했다. 당시 LA 다저스 선발 투수는 12년 차 베테랑 제임스 팩스턴. 팩스턴은 속구 평균 구속이 96마일(154.4km)에 달할 정도로 강력한 구위의 빠른 볼을 구사한다. 그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64승 38패, 평균자책점 3.69. 그런 팩스턴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6구째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3월 9일 샌디에이고전 역시 비로 취소되며 2경기 연속 휴식을 취한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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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범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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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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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오른쪽).
이렇게 2경기를 쉬면서 타격감이 잠시 떨어졌던 것일까. 이정후는 3월 1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처음으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침묵했다. 이정후는 좌완 에이스 카일 멀러를 상대로 1회에는 1루 땅볼, 3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났다. 그리고 4회에는 만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유격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비록 공격에서는 침묵했지만, 수비에서는 재차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5회초 오클랜드의 공격 상황에서 1사 후 맥스 슈먼이 친 공이 내야에 높이 뜨면서 2루 베이스 뒤쪽으로 향했다. 이때 공을 잡기 위해 뒷걸음질을 치던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닉 아메드와 2루수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중견수 이정후에게 타구 처리를 맡기고 말았다. 그래도 전력 질주를 펼치면서 타구를 따라온 이정후가 한 번에 포구하지는 못했지만, 이내 바운드된 공을 침착하게 잡아낸 뒤 2루로 곧장 뿌려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이정후의 순발력과 수비 센스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정후는 3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시애틀전에서는 마지막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트렸는데, 그것도 좌완 투수를 상대로 때려낸 안타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1회초 시애틀 우완 조지 커비를 상대한 헛스윙 삼진, 3회초 좌익수 직선타로 각각 물러난 이정후. 그렇지만 5회초 시애틀 좌완 테일러 소시도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그랬던 이정후가 3월 13일에는 그야말로 LA 다저스의 쟁쟁한 투수들을 상대해 또 한 번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정후가 현재까지 올해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무안타 경기를 펼쳤는데, 바로 10일 오클랜드전과 13일 LA 다저스전이었다. 이정후는 LA 다저스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 선발을 맡았던 최고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상대로 2차례 범타로 물러났다. 글래스노우가 5회 1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는 등 5⅓이닝 8탈삼진 노히트의 무시무시한 괴력투를 펼치는 상황. 그래도 이정후는 삼진을 당하지 않은 채 1회에는 2루 땅볼, 4회에는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났다. 그리고 6회에는 바뀐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를 상대로 헛스윙 3구 삼진을 당하며 위력투를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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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트링 부상으로 5경기에서 결장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신고했다.
이후 이정후는 14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다시 안타 행진을 펼쳤다. 1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한 것. 그런데 두 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은 가운데,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 루이스 마토스로 교체됐다. 다소 이른 교체였기에 궁금증이 일었는데, 알고 보니 가벼운 허벅지 통증으로 인한 교체였다. 결국 이정후는 구단의 관리 차원에서 무리하지 않은 채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복귀했는데, 복귀하자마자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의 멋진 타격감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하루 휴식 후 지난 23일에는 시카고 컵스를 상대,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아다니며 팀의 13-12 승리에 일조했다. 그리고 이날 연습경기는 비록 시범경기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 오는 오클랜드와 2차례 시범경기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의 진짜 메이저리그 개막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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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수비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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