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끝내기 기회서 통한의 주루사라니... 근데 왜 사령탑은 "잘했다" 박수를 보냈나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3.29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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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왼쪽)이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2회말 런다운에 걸린 뒤 삼성 맥키넌에게 태그아웃을 당하고 있다.
절호의 연장 12회말 끝내기 기회에서 통한의 주루사를 당했지만, 사령탑은 오히려 박수를 보냈다. 그의 '도전 정신'을 칭찬한 것이다. 염경엽 LG 감독의 야구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 인터뷰였다.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 4시간 12분 혈투 끝에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올 시즌 첫 무승부였다.


LG는 연장 12회말 절호의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오지환의 안타와 도루에 이어 구본혁이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 2루 기회를 만든 것. 다음 타자는 한 방이 있는 박동원이었다.

그런데 박동원 타석 때 오지환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런다운에 걸리며 아웃되고 말았다. 만약 도루가 성공했다면 1사 1, 3루 상황을 이어가며 삼성을 더욱 압박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순식간에 2사 1루가 되면서 분위기가 식었고, 결국 끝내기 승리에 실패했다.

하루 뒤인 28일 취재진과 만난 염 감독은 오지환의 플레이를 오히려 칭찬했다. 그는 "상대의 빈틈이 보였기 때문에 (오)지환이가 시도를 한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하고 제가 선수들한테 늘 강조하는 건 도전하는 자세다. 뭔가 약점을 찾았는데,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안 하는 건 더 최악이라고 선수들한테 늘 이야기한다. 사실 살았다면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거다. 저는 (오)지환이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 봤다. 본인도 그렇게 판단했기에 도전한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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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왼쪽)이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2회말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다만 세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은 것이다. 설사 스타트를 끊었다고 할지라도, 두 발 저도 갔다가 상대 투수가 움직이지 않을 때는 귀루해야 한다. 박용근 주루코치가 오늘 주루에 관한 전력 분석을 했을 때 '잘했다' 박수를 쳐줄 것이다. (오)지환이는 상대 투수의 습관을 보고 분석한 대로 잘 움직였다. 디테일한 부분은 박용근 주루코치가 이야기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염 감독의 철학은 인생에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도전 정신이다. 그는 "도전을 안 한다는 건 그 팀에 비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염 감독은 "아웃되더라도 그런 과정을 통해 얻는 것도 분명히 있다. 저는 (오)지환이가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은 항상 도전하는 팀이 돼야 한다. 결국 승부다. 승부를 안 하는 팀은 이길 수가 없다. 물론 실패했을 때 비난받을 수도 있지만, 그게 승부이며 우리 팀의 방향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게 하나도 없다. 지난해 우리가 그렇게 실패하면서도 도전했기에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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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왼쪽)이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2회말 런다운에 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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