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전쟁이다"→황재균 "내 타율 안 보이냐" 37세 동갑내기 유쾌한 설전 [대전 현장메모]

대전=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3.30 13:32
  • 글자크기조절
image
KT 위즈 황재균이 30일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제 전쟁은 시작됐죠."(류현진)

"내 타율을 안 보이냐고 했어요."(황재균)


오랜 만에 마운드에서 만나는 친구를 맞아 두 타석 고개를 떨궜던 황재균(37·KT 위즈)은 끝내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뼈아픈 한 방으로 통산 99번째 승리 기회를 날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전쟁을 선포했다.

황재균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류현진과 맞대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99승 무산이 친구 손에 의해 결정된 게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는 이야기에 황재균은 "다른 데서 하면 된다. 아직 경기도 많이 남았는데 뭐 우리한테 하려고 그러나. 다음 경기 때 알아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균과 류현진은 1987년생 동기로 2006년 KBO리그에 함께 데뷔했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서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류현진과 조우했던 황재균 또한 류현진과 KBO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다는 것에 신기함을 나타냈다.

image
류현진이 29일 KT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잘 모르겠다. 얘가 진짜 여기서 던지고 있는 게 맞나 싶더라"며 "타석에 들어가니까 조금 실감이 났다. 마운드에 서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니 재밌었다"고 말했다.

1회말 수비에서 뼈아픈 실책을 범했고 이후 KT는 2점을 내줬다. 2회 첫 타석에선 우익수 파울 플라이, 5회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황재균은 "제구도, 완급조절도 좋아졌다. 그때 안 던지던 커터를 던져서 어제 유격수 땅볼도 타이밍은 맞았는데 (끝에서) 안쪽으로 들어와서 그렇게 맞았다"며 "다음에 만날 때는 한 가지 구종을 더 생각하고 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황재균은 6회말 동점 적시타로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빼앗으며 실수를 만회했다. "2아웃이었고 정확히 맞추려는 생각으로 스윙을 했는데 운 좋게 빗맞은 안타가 나왔다"며 "그걸로 인해 '이제 좀 풀리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황재균은 시즌 초반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타율 0.130(23타수 3안타)에 허덕이고 있다. 다만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멀티히트를 날렸고 29일 한화전에서도 안타를 때려내며 상승세를 탔다.

2012년 MLB 진출 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10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해 두 자릿수 승리가 무산됐다. 공교롭게도 당시 솔로포를 날려 류현진을 괴롭힌 건 또 다른 동갑내기 강정호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이제 전쟁은 시작됐다. 상대팀이고 친구지만 그런 상황에서 제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에는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의 복귀로 프로야구 팬들에겐 많은 관전포인트가 추가되고 있다. 황재균과 류현진의 맞대결 또한 그 중 하나로 다음엔 또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기대를 자아낸다.

image
2016 류현진(왼쪽)이 롯데 자이언츠 훈련장을 방문해 황재균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