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퍼펙트로 막던 '리틀 페디', 춤추는 체인지업으로 KKKKKK... "사직에서 기록 좋아 자신감"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3.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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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신민혁이 역투하고 있다.
시즌 전 열린 메이저리그(MLB) 강팀과 경기에서 퍼펙트 피칭으로 자신감을 얻은 신민혁(25·NC 다이노스)이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신민혁은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초반 스타트는 어렵게 끊었다. 1회 말 신민혁은 롯데 1번 윤동희와 2번 고승민에게 각각 9개씩 공을 던지며 힘겹게 잡아냈다. 우타자 윤동희에게는 커터, 좌타자 고승민에게는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며 상대했다. 그래도 빅터 레이예스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신민혁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이어 2회에는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8번 정보근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큰 고비를 넘긴 신민혁은 3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타선이 4회 초 대거 4득점을 올리며 공격이 길어지자 신민혁은 4회 말 노진혁과 정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하지만 최항과 정보근에게 공 3개만을 던져 2아웃을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신민혁은 5회 삼자범퇴로 막아낸 뒤 6회 선두타자 레이예스에게 맞은 안타마저 잔루로 만들었다. 투구 수 104개를 기록한 신민혁은 7회 서의태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NC 타자들이 1회부터 3점을 뽑아줬고, 4회까지 이미 8득점을 올리며 신민혁에게 화끈한 지원을 해줬다. 결국 NC가 8-0으로 승리, 신민혁은 시즌 첫 승을 챙길 수 있었다.

강인권(52) NC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신민혁 선수가 6이닝 완벽한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신민혁의 투구가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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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신민혁이 역투하고 있다.
게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신민혁은 "첫 승을 빨리 하게 돼서 생각보다 기분이 좋다. 오늘(30일) 투구할 때 내용이 괜찮아서 나름대로 좋았다"고 밝혔다. 가장 만족스러운 포인트로는 "항상 1회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1회를 잘 막고 푼 게 제일 편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신민혁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국가대표팀의 평가전에 등판,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특히 강타자인 매니 마차도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장면은 일품이었다. 하지만 시즌 첫 등판(24일 창원 두산전)에서는 5이닝 6피안타(2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민혁은 "생각한 것보다 결과가 안 나와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내 투구를 했던 것 같다. 볼넷이 나온 걸 빼고는 투구 내용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신민혁은 통산 사직구장 9번의 등판(8선발)에서 49⅓이닝을 던지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2.19의 성적을 올렸다. 10이닝 이상 던진 구장 중에서 가장 평균자책점이 낮았다. 그는 "사직에서 내용이 좋았다. 마운드도 높고 해서 체인지업도 잘 들어가는 느낌이다"며 "자신감도 생기고 잘 던진 기억이 있어서 더 잘하려고 노력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동료들의 도움도 한몫했다. 최근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준 레이예스를 안타 하나로 묶은 것에 대해서 신민혁은 "시합 전 분석할 때 (대니얼) 카스타노가 (레이예스를) 트리플A에서 많이 만났다고 하더라. 그래서 얘기를 해줬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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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신민혁이 역투하고 있다.
타자들도 대량 득점을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민혁은 "확실히 마음이 편하긴 하다"면서도 "투수들이라면 부담도 되고 점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더 힘들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8-0이 됐을 땐 괜찮지 않았냐'는 물음에도 "아니다,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한다"며 웃었다. 4회 초 4득점 후 시간이 길어지면서 리듬이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단거리도 계속 뛰고, 열도 내다 보니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일찌감치 신민혁을 3선발로 낙점하며 믿음을 줬다. 지난 24일에도 강 감독은 "국내 선발 중에는 첫 번째로 나가는데, 뒤에 있는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돼줬으면 한다"는 기대를 했다. 신민혁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이 '이제는 책임감 있게 해라. 네 자리도 있으니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책임감을 갖고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민혁은 2021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후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에이스 에릭 페디(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투구폼을 참고하고 커터를 배우면서 성장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3경기 16⅓이닝 동안 단 2실점을 기록, 평균자책점 1.1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리틀 페디'라는 별명도 얻었다. NC 토종 에이스로 등극한 신민혁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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