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정현. /사진=뉴시스 제공 |
이정현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무려 5관왕을 차지했다. 계량 부문 어시스트, 스틸, 3점슛을 포함해 기량발전상, 베스트5까지 거머쥐었다.
가장 많은 상은 받을 만큼 이정현은 특급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정규리그 44경기에서 평균 22.8득점 3.4리바운드 6.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또 경기당 평균 3점슛 2.9개를 올렸다. 자연스레 MVP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이정현은 MVP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원주 DB 이선 알바노가 기자단 투표 111표 중 50표를 획득해 MVP를 받았다. 아시아쿼터 선수인 알바노는 올 시즌 54경기에 출전, 평균 15.9득점 6.6어시스트 3.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위는 'DB 캡틴' 강상재로 47표를 획득했다. 이정현은 이보다도 득표수가 적었다.
아무래도 팀 성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소노는 리그 8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알바노와 강상재는 DB의 구단 역대 7번째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5관왕의 기쁨과 MVP를 놓친 아쉬움을 동시에 느낌 이정현. 그의 마음은 어디가 더 컸을까. 이정현은 "사실 둘 다 어느 정도 있다. 하지만 MVP는 우승팀인 DB에서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알바노도 훌륭한 시즌을 보냈기에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면서도 "많은 상을 받은 게 영광이다. 열심히 잘 준비해하고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서, MVP 후보에 올랐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5관왕에 대해선 "개인기록상은 이미 기사가 나서 예상했다. 하지만 다른 상은 예상하지 못했다. 팀 성적이 하위권이기도 하고 좋은 개인 기록을 썼지만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열심히 했다는 의미로 많은 상을 받은 것 같다"며 "(5관왕 중에선) 어시스트가 가장 특별하다. 지난 해부터 포인트가드로 변경하는 것을 시도했는데, 김승기 감독님께 혼나면서 배웠다. 올 시즌 포인트가드의 덕목인 어시스트상을 받았다. 포지션 변경에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시스트상의 경우 이정현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폭풍 도움을 올려 대역전에 성공, 1위에 올랐다. 이정현은 지난 달 31일 수원 KT전에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덕분에 경쟁자 알바노를 제치고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미소 짓는 이정현. /사진=뉴시스 제공 |
이어 이정현은 "(장기부상으로) 걱정이 많았다. 처음 겪는 것이어서 무섭고 두려웠다. '다시 복귀했을 때 잘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트레이너가 관리를 잘해줬고 잘 쉬었다. 재활도 훌륭히 해서 이후 부작용 없었다. 제 컨디션을 찾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도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MVP 후보였으나, 동시에 기량발전상을 차지한 이정현은 "두 개의 상이 다른 느낌이기는 하다"면서도 "두 개의 상 후보에 모두 오른 것은 기량발전을 하면서 MVP 레벨에 가깝게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이 기록을 유지하며 좋은 팀 성적으로 당당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 또 MVP 후보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5관왕 덕분에 쏠쏠한 상금도 챙겼다. 이에 대해 "상금도 MVP만큼 받아 기분이 좋다. 5개의 트로피가 더 값지고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상금은 어디에 쓸지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왼쪽)이 기량발전상을 받으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