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유기상, 이관희 명품시계 차고 나온 사연 "멋 안 난다 하셔서...", 형들 사랑 속 큰 상 받았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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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이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신인선수상을 수상했다. 왼손에 명품시계가 있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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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
"(이)관희 형이 '멋이 안 난다'면서 롤렉스 시계를 채워주며 잘하라고 하셨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왕의 주인공이 된 유기상(23·창원 LG 세이커스)이 형들의 도움으로 잊지 못할 시즌을 만들었다.


유기상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기자단 투표 총 111표 중 86표(77.5%)를 획득, 25표를 얻은 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을 제치고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에 입단한 유기상은 52경기에 출전, 23분 24초를 뛰며 평균 8.1득점 2.2리바운드 0.5어시스트 0.9스틸을 기록했다. 전성현(소노)이나 허웅(KCC) 등의 선수와 매치업을 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줬고, 42.4%라는 준수한 3점슛 성공률을 선보였다.

연세대 시절 대학리그 최고의 슈터로 정평이 났던 유기상은 올 시즌 95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는 1998~99시즌 신기성(나래), 2013~14시즌 김민구(KCC)가 기록했던 신인 최다 기록(88개)을 여유있게 넘기는 수치였다. 지난해 11월 10일 홈에서 열린 부산 KCC와 경기에서는 무려 6방의 3점포를 터트리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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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기상이 2023~2024시즌 KBL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신인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유기상은 올 시즌 올스타전에서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소속팀 LG도 시즌 막판 10연승을 질주하면서 2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유기상은 "인생에서 한 번밖에 못 받는 상을 받아 영광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을 받으면서, 기쁘지만 책임감이 느껴졌다"면서 "남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신인이지만 120~130% 역할을 해서 작년보다 높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인 유기상은 일찌감치 신인왕을 예약해놓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던 박무빈이 경기에 뛰기 시작하면서 위협을 받았다. 박무빈은 시즌 32경기에서 평균 24분 32초를 뛰며 9.1득점 3.2리바운드 4.3어시스트 0.6스틸의 성적을 거뒀다. 평균 수치만 놓고 본다면 유기상보다 좋다.

유기상 역시 "(박)무빈이와 경쟁했는데, 볼핸들러도 하고 득점원도 하기 때문에 기록은 밀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수상을 어느 정도 예상한 순간이 있었다. 그는 "(신인) 3점슛 기록을 깨면서, 시즌 초부터 꾸준히 했던 게 빛을 발했다고 생각했다"며 "좋게 봐주셔서 조금은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기상은 "무빈이가 부상이 있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부상 없이 잘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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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박무빈(왼쪽)과 LG 유기상. /사진=KBL
올스타전 출전도 본인에게는 자신감 충전의 계기가 됐다. 유기상은 "실력보다도 LG 팬들이 이뻐해주시고 밀어주셨다"며 "신인으로서 경험하지 쉽지 않은 걸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도 얻어서 후반기 좋은 기록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복덩이의 등장에 팀 선배들도 유기상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도는 시즌 초 "유기상 선수가 신인이지만 옵션이 생긴 것 같다"고 했고, 양홍석은 "감독님이나 코치, 선수들 모두 안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할 정도였다. 특히 양홍석은 올스타 투표나 신인왕 경쟁에서 유기상을 '영업'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상식에서도 형들의 도움이 있었다. 유기상은 "(형들이) '축하한다'고 얘기해줬다"며 "(이)관희 형이 '멋이 안 난다'면서 롤렉스 시계를 채워주며 잘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상 당시 그의 왼손에는 명품시계가 있었다. 유기상은 "형들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줘서 막내로서 해야 할 거 생각했다. 계속 고마움을 갖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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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관희(왼쪽)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신인선수상을 수상한 유기상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KBL
LG는 오는 16일부터 수원 KT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무산됐던 LG는 2013~14시즌 이후 10년 만의 챔프전 진출을 넘어 창단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묶어야 한다.

유기상은 "슈터지만 수비에서 강점 있다고 생각한다"며 "DB에서 (이선) 알바노나 주포 선수를 시즌보다 더 잘 막아내면 승리 확률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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