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감독 안 건들기로 했는데... KFA "소통해서 데려오겠다" 한 달 만에 또 '말 바꾸기' 작태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4.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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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리그 현직 감독이 차기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 팬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일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직접 알리기 위해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진행 상황을 직접 밝히고자 한다"며 "지난 4차 회의 후 추려진 감독 후보 32명을 이번 5차 회의에서 11명으로 압축했다. 이중 국내 감독이 4명, 국외 감독이 7명이다"라고 밝혔다.


국내 감독이 4명이나 후보에 있다는 정해성 위원장의 말은 의외였다. 지난 2월 전력강화위 회의에서도 현재 K리그 팀에 몸담고 있는 국내 지도자를 후보에 올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여러 번 '말 바꾸기' 행태를 보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정해성 위원장이 "쉬고 있는 감독, K리그에서 일을 하고 있는 감독 모두 후보에 올려놨다"고 밝혀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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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취재진의 우려 섞인 질문이 바로 이어졌다. '국내 감독 후보 4명 중 현재 팀을 맡고 있는 인물이 있냐'고 묻자 정해성 위원장은 "제가 국가대표팀 코치로 일할 때를 생각해 보면 국가대표 감독 자리는 한국축구를 위한 자리다"라며 "시즌 중에 팀을 떠나면 크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어떤 분이 감독이 될지 모르지만 이런 부분은 KFA와 소속팀이 분명히 소통해야 팬들에 대한 예의다"라고 답했다. 시즌 중 K리그 감독을 빼 와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의미가 분명하게 담긴 발언이다.

앞서 홍명보 감독과 김기동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본인들 이름이 오르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아는 내용이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김기동 감독도 "FC서울에 집중하고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대표팀)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당시 팬들도 K리그 현직 감독을 시즌 중 빼 오려는 KFA 의도에 큰 분노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월 울산의 공식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KFA가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려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다"라며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자 정해성 위원장도 꼬리를 내렸다. 지난 2월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3월 A매치 2연전을 지휘할 임시 감독으로 앉히며 "팬들의 정서를 우리가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있었다. 팬들의 정서를 읽어야 하고 K리그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해성 위원장은 한 달 만에 또 말을 바꿨다. 5월 초까지 새 감독을 확정한다고 했는데, 5월이면 K리그 일정과 팀 가꾸기가 한창인 시점이다.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으려는 KFA의 기조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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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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