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는 슈퍼팀인가요?' 본인들에게 물었다, 답은 "우승 해야 슈퍼팀, 조화 이뤄야"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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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선수단이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화려한 선수 구성과 그에 걸맞은 실력으로 '슈퍼팀'이라는 칭호가 붙은 부산 KCC 이지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KCC는 8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97-77로 승리했다.


이날 출전한 9명의 선수가 모두 득점을 기록한 KCC는 특히 최준용이 24득점으로 폭발했고, 알리제 존슨도 16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상대를 흔들었다. 라건아(18득점)와 허웅(14득점)도 뒷받침했다. 이외에도 캘빈 에피스톨라나 정창영 등도 알토란 같은 역할로 윤활유 역할을 해줬다.

특히 2쿼터에는 무려 40점을 쏟아내면서 KBL의 새 역사를 썼다. 이는 지난 2000~21시즌 SK가 창원 LG를 상대로 기록한 39점을 넘어서는, 역대 플레이오프 한 쿼터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다. 또한 8개의 3점슛 성공 역시 2018년 SK, 2019년 고양 오리온과 타이를 이뤘다. 다소 무리한 공격이 이어졌지만, 거짓말 처럼 공이 림을 찾아 들어가는 듯한 모양이었다.

KCC는 정규시즌 전적 30승 24패(승률 0.556), 5위로 마감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시즌 전 기대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KCC는 최근 수년간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 송교창 등 탄탄한 전력을 갖췄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MVP 출신' 최준용과 가드 이호현을 영입했다. 이에 전창진 감독은 "우승하지 못하면 그만두는 게 우승공약이다"며 화끈한 약속을 던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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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최준용. /사진=KBL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뒤꿈치 부상으로 고생했던 최준용이 지난해 10월 열린 KBL 컵대회에서 부상을 당하며 첫 5경기를 결장했다. 최준용은 시즌 막판에도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송교창도 전역 후 복귀했지만 종아리와 발가락 부상 등으로 인해 모습을 보기 드물었다.

여기에 이호현이나 주장 정창영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KCC는 한때 최준용이 볼핸들러 역할을 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손발을 맞출 만하면 이탈하면서 수비에서 조직력이 떨어지며 치고 나가지 못했다. 허웅은 "에이스를 맡았던 선수가, 한 팀으로 되면서 팀플레이를 해야 되는데 개인별 강한 특성이 있어서 녹아드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도 시즌 막판 최준용과 송교창이 빠졌을 때는 앞선 시즌의 멤버로 구성되면서 유기적으로 경기가 풀리는 모습이 나왔다. 여기에 두 선수가 돌아온 SK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KCC는 매 경기 20점 차 전후의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두며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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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선수단이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 승리 확정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아직 '슈퍼팀'이라는 말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3차전에서 팀 내 최다 24득점으로 기여한 최준용은 "우승을 해야 슈퍼팀이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좋은 선수가 많다고 슈퍼팀이 아니다. 우리 직업은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인정하는 슈퍼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 역시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다같이 경기 뛴 적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능력 있는 선수 많이 있으니 슈퍼팀 그런 건 좋다"고 말하면서도 "잘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 선수들도 알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이어 "어떻게 응집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상대는 철저히 우리에 대해 준비하고 나온다. (6강에서는) 3경기 다 원만하게 치렀지만 4강에서는 원하는 대로 안 될 것이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KCC는 오는 15일부터 정규리그 1위 원주 DB 프로미와 5전 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KCC가 4강에 진출한 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20~21시즌 이후 3년 만이다. 슈퍼팀 칭호를 얻기 위해서는 거함을 꺾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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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최준용(왼쪽 3번째)이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두 팔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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