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이겨낸 '통산 161승', 김광현은 왜 부상에도 팀에 미안함을 먼저 느꼈나 "31점 준 창원 시리즈 정말 속상했다" [인천 현장]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4.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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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오른쪽)이 10일 인천 키움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후 SSG 이숭용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36)이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에서 눈부신 피칭으로 팀에 또 한 번 위닝 시리즈를 안겼다. 올해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에서 SSG는 모두 승리,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는 기록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10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2만 511명 입장)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6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왜 자신이 에이스인지 보여주는 피칭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타율 0.560(25타수 14안타)으로 가장 뜨겁던 첫 타자 이주형을 2개의 삼진을 포함해 3타수 무안타(최종 성적은 4타수 무안타 2삼진)로 돌려세웠다. 주자를 내보낸 이닝에는 두 차례 병살타를 끌어내면서 끝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SSG 이숭용 감독도 승장 인터뷰로 "선발 김광현이 에이스답게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구속, 구위, 제구 등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몸 상태, 컨디션 모두 좋았다"고 칭찬했다.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SSG는 키움에 8-4로 승리했다. 지난 창원 NC 3연전 스윕패를 잊게 하는 2연승으로 10승 6패를 기록, 상위권에 안착했다. 김광현은 개막 4경기 만에 3승을 챙겼다. 지난 4일 인천 두산전 허리 통증으로 인한 조기 강판한 경기조차 SSG는 3-2로 승리했다. 올 시즌 연패와 연승을 반복하며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SSG에 김광현은 승리 요정과 다름없다.


경기 후 김광현도 이 점에 가장 기뻐했다. 그는 "나갈 때마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간다. 내가 던진 시리즈는 다 이겼는데 팀의 첫 번째 선발로 나가면서 팀 성적이 좋다는 건 일단 내 등판이 계산이 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팀 전체가 너무 업 앤 다운이 심한데 원정 가서도 조금 더 내가 파이팅을 외치고 후배들 멘털 관리도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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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오른쪽)이 지난 4일 인천 두산전에서 허리 통증에 고통을 참고 있다.


4일 두산전 허리 통증에 대해서는 아픔보다 팀에 미안함을 먼저 느낀 에이스다. 지난 주말 NC와 원정 3연전에서 31점을 내주며 스윕패 당한 것에 책임감을 느꼈다. 김광현은 "그 경기에서 얼마 못 던지고 내려와서 불펜들이 무리했다. 그 탓에 창원에서 팀이 31점을 내주고 대패해 속상했다. 정말 아쉬웠던 시리즈라 이번 시리즈에서는 꼭 반등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날 경기 전부터 약간의 뭉침 증세가 있었다. 참고 던질만해서 던졌고, 보통 그럴 때는 던지면서 풀리는 경우도 있어 등판했다. 하지만 던지면서 더 안 좋아지는 때가 있는데 그 느낌이라 걱정이 돼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내 생각에도 그때 빨리 내려온 것이 오늘 승리의 주된 이유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광현은 무실점 피칭을 하지 못했다. 5회 2사 1루에서 이재상에게 허용한 좌월 투런포는 유일한 옥에 티였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입단한 이재상에게 이번이 프로 첫 홈런이었다. 김광현은 2022년 데뷔 후 19타석 동안 침묵하던 김도영(21·KIA)에게 프로 첫 안타를 내주는가 하면, 신인 시절 박찬혁(21·키움)에게 홈런을 내주는 등 루키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많이 안겼다.

이에 김광현은 "약간 그런 부분이 징크스 같다. 이재상 외에도 많다. 항상 8번 타자한테 맞아서 피안타율이 4할은 될 것이다. 안 맞고 야구할 순 없는데 하위 타순의 선수에게 맞는 건 아쉽다"면서도 "상위 타순의 선수에게 맞는 거보단 낫다. 상대편 간판스타에게는 맞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다. 그래서 간판스타들 그리고 핫한 선수들에게는 조금 더 집중하게 된다. 오늘 이주형에게도 강하게 던지고 구석구석 찌르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이번 승리로 통산 161승을 달성, 정민철(한화)과 함께 KBO리그 다승 역대 공동 3위에 올랐다. 자신이 미국에서 복귀하며 목표로 한 200승까지는 이제 39승이 남았다. 하지만 자신의 통산 승수 기록보다 등판 때 팀 승리가 이어지는 것에 더 의미를 뒀다.

김광현은 "내가 나갈 때 팀이 이기는 것이 첫 번째다. 그러려면 계산이 서는 선수가 돼야 하는데 기복이 없어야 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기복 없이 꾸준히 잘하는 선수였다. 이 선수가 못 던져도 팀이 후반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꾸준함이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며 "200승은 내가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제일 큰 목표다. 하지만 아직 먼 이야기다. 일단 차근차근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해서 이기다 보면 도달할 거라 생각한다. 요즘은 나갈 때마다 팀이 이겨서 좋은 것밖에 없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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