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충격의 58분' 토트넘 감독 왜 그런 결정 내렸나, 뉴캐슬전 0-4 대패→죽음의 3연전 대비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4.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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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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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단 58분만 뛰고 벤치로 들어와야 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감독은 왜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을까.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0-4로 크게 졌다. 이로써 토트넘은 4경기 만에 패했다. 직전 3경기 2승1무 좋은 흐름이 끊겼다. 또 원정 3경기 1무2패 부진을 이어갔다.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장했다. 팀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이 부상을 당해 경기에 뛸 수 없었고, 손흥민 개인적으로도 3번째 10골 10도움 기록이 걸려 있어 중요한 일정이었다. 올 시즌 손흥민은 15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 1개만 추가하면 10골 10도움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앞서 손흥민은 2019~2020시즌 11골 10도움, 2020~2021시즌에는 17골 10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통산 3번째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손흥민이 3번째 10골 10도움을 기록한다면 EPL 역대급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EPL 역사상 3차례 이상 10골 10도움을 달성한 선수는 단 5명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웨인 루니가 5차례로 가장 많고,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가 4회로 그 뒤를 이었다. 칸토나는 리즈 유나이티드, 맨유, 램파드는 첼시,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한 특급 레전드들이다. 또 다른 첼시 레전드 디디에 드록바,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는 3회씩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도움을 올리지 못했다. 활약까지 좋지 못했다. 슈팅은 한 번도 없었고 전매특허인 드리블 돌파도 가져가지 못했다. 패스성공률은 84%였다. 키패스도 2개 올렸으나 팀 동료들이 찬스를 놓쳐 도움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16분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로 팀 동료 티모 베르너에게 찬스를 제공했다. 베르너는 슈팅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타이밍이 늦었다. 뉴캐슬 수비진도 빠르게 압박해 이를 차단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5.93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의 평점은 6.4였다. 소파스코어는 6.8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평점이 좋지 못했다. 아쉬웠다는 평가다. 영국 축구전문매체 90MIN도 낮은 평점 5을 주면서 "전반에 무기력했다. 공격 포지션에서 볼을 잡거나 생산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손흥민 활약상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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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전에 집중하는 손흥민(오른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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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뉴캐슬 경기에서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을 일찍 불러들였다. 손흥민의 부진에 대한 질타의 의미는 아니었다. 뉴캐슬전 완패를 일찌감치 인정하고 다음 경기를 위해 주축 선수 손흥민을 빼 관리를 해줬던 것이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자책하고만 있을 필요가 없다"며 "2주 뒤에 또 다른 경기가 있다. 우리는 이를 대비해야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이번 결과는 성장의 일부이고, 때로는 성장할 때 고통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다음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캐슬전은 내용도 씁쓸했지만, 결과 역시 타격이 컸다. 토트넘은 이번 패배로 18승6무8패(승점 60)가 돼 리그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4위 아스톤빌라(18승6무8패·승점 60)보다 1경기 덜 치렀다는 이점을 허무하게 날려버린데다가, 골득실까지 밀리게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리그 4위까지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토트넘은 큰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토트넘은 죽음의 4연전에 뛰어들었다. 뉴캐슬전을 시작으로 아스널(4월28일), 첼시(5월3일), 리버풀(5월6일) 강팀들과 연전을 펼친다. 뉴캐슬 경기는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첫 판부터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다. 4위 싸움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스널은 리그 2위(22승5무4·승점 71), 첼시는 리그 9위(12승8무10패·승점 50), 리버풀은 리그 3위(21승8무2패·승점 71)에 위치했다. 아스널과 리버풀은 우승에 도전한다. 첼시의 순위는 아쉬운 편이지만, 팀 전력은 탄탄하다. 유명 선수들이 즐비하다. 반면 순위 경쟁 중인 아스톤빌라는 토트넘보다 일정이 수월한 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다음 경기인 아스널전이 2주 뒤에 열린다는 것이다. 토트넘도 준비할 시간이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아스널, 리버풀 등을 만나는 것이 두렵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웃으며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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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뉴캐슬 경기. /AFPBBNews=뉴스1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원톱 손흥민을 중심으로, 2선에는 베르너,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을 배치했다. 중원은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가 맡았다.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더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골문은 비카리오가 지켰다.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알렉산다르 이삭과 하비 반스, 앤서니 고든이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부터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놓쳤다. 이후에는 수비까지 무너졌다. 전반 30분 뉴캐슬 에이스 이삭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반더벤이 이삭의 플레이를 저지하기 위해 수비했지만, 오히려 '꽈당' 넘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이삭은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실점도 아쉬웠다. 전반 32분 골키퍼 비카리오와 수비수 포로가 연달아 패스 미스를 범했다. 이번에는 뉴캐슬 고든이 추가골을 뽑아냈다. 불과 2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토트넘은 후반 6분에도 이삭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손흥민의 공격 실패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뉴캐슬 미드필더 기마랑이스가 자기 진영에서 정확한 롱패스를 건넸다. 이를 막아내려는 토트넘 수비가 없었다. 이삭은 또 한 번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이번에도 깔끔하게 밀어넣었다. 뉴캐슬도 3점차로 달아났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핵심 손흥민을 비롯해 비수마, 벤탄쿠르를 벤치로 불러들여 사실상 경기 포기를 선언했다.

반면 분위기를 제대로 탄 뉴캐슬은 후반 막판 파비앙 셰어의 쐐기골까지 더해 스코어 4-0을 만들었다. 점수차가 상당히 벌어지자 토트넘 원정 팬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세인트제임스파크를 떠나기도 했다. 적장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뉴캐슬은 훌륭했다. 우리는 경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칭찬했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악의 부진을 보여준 반더벤에 대해 "프로선수라면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는 반더벤의 커리어에서 더 많은 실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이번 경기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감쌌다. 토트넘 이적생이자 네덜란드 수비수 반더벤은 잦은 실수를 범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언제든 든든한 모습을 보여준 반더벤이지만, 이날 경기에선 달랐다. 풋몹도 낮은 평점 5.9을 주었다.

한편 이날 승점 3을 챙긴 뉴캐슬은 15승5무2패(승점 50)가 돼 순식간에 리그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7위 맨유(15승5무12패·승점 50), 8위 웨스트햄(13승9무10패·승점 58)를 제쳐냈다. 다만 토트넘, 아스톤빌라와는 격차가 꽤 있어 현실적으로 유로파리그 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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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뉴캐슬 선수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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