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상 불운→올해 벌써 4골, '추가시간의 사나이'로 돌아왔다... 포항 정재희 "이젠 동료들이 '형 93분이야!' 하더라" [상암 현장인터뷰]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4.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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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정재희. /사진=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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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전에서 골을 넣은 정재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동료들이 '형 93분이야!' 하더라.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이 후반 추가시간만 되면 절대적으로 골을 넣어줄 것이라고 믿음을 보내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포항 공격수 정재희(30)다. 올 시즌 정재희는 5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올렸다. 팀 최다 득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정재희의 득점이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터졌다는 것이다. 한 번 그랬으면 '행운'이라고 할 법 하지만, 무려 4번이나 추가시간에 득점을 올리면서 확실한 믿음이 생겼다. 동료들도 이제 90분이 지나가면 정재희를 바라본다. 자연스레 새로운 별명도 생겼다. '추가시간의 사나이'다.


포항은 13일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7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서 4-2 대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중반가지 1-2로 지고 있다가, 후반 3골을 몰아쳐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포항은 5승1무1패(승점 16)로 리그 선두를 이어갔다. 개막전 패배 이후 6경기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쐐기골의 주인공은 정재희였다. 이번에도 후반 추가시간에 골이 터졌다. 페널티박스를 파고든 뒤 강력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만난 정재희는 "서울 원정이어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또 서울 상대로 최근 전적이 좋지 않아서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팀 동료들이 승리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줬다. 제가 마무리까지 해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이제 90분만 되면 의식될 수밖에 없다. 동료들도 정재희를 바라본다. 정재희는 "오늘은 이기고 있어서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안했다. 두 번째 실점이 저로 인해 일어나서 수비만 똑바로 하자고 했는데, 골을 넣었다"며 "동료들이 '형 93분이야' 하더라. 또 추가시간이었다. 주위에서는 등번호를 93번으로 바꾸라고 하는데, 저는 27번이 좋다"고 말했다.

은사였던 김기동 서울 감독 앞에서 득점을 넣었다는 것도 의미 깊은 일이다. 정재희는 "어느 팀을 만나든 열심히 하지만, 김기동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에 전 제자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잘 보여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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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재희는 지난 시즌 부상 아픔을 겪고도 올해 빠르게 대반전을 이뤄냈다. 지난 해 10월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다소 일찍 시즌 아웃됐다. 악재에도 정재희는 포기하지 않았고 독하게 올 시즌을 준비했다. 덕분에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정재희는 "운이 좋은 것 같다. 지난 해 액땜을 크게 해서 그런지 운이 따라주고 있다. 지난 시즌 못 뛰었던 고픔을 쏟아내고 있다. 준비도 열심히 했고 현재 관리도 잘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추가시간의 사나이'로만 머무를 생각은 없다. 정재희의 목표는 당당한 선발 등극이다. 정재희는 "선발멤버에 대한 마음은 있다. 하지만 저는 동계훈련을 따로 했고 아직 컨디션도 100%가 아니다. 지금은 팀이 잘되고 있으니 만족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팀 전체가 잘 지낸다. 지난 해보다 더 끈끈한 것 같다"며 "선수들도 올 시즌 쉽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부딪혀보니 결과가 좋아 해보자고 했다. 경기장에서 준비한 축구가 잘 되니깐 얼떨떨하면서도 잘 해내고 있다"고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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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의 골 세리머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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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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