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치 먹은 동료 등장, 포항은 '한턱 쏘기' 열풍→모두를 놀라게 만든 기적의 1위... 다 이유가 있었네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4.1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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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왼쪽)와 정재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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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러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스틸러스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기적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다 이유가 있었다.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그 증거로 포항에 '한턱 쏘기' 열풍이 불고 있다.

올 시즌 포항은 5승1무1패(승점 16)를 기록하고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고비 중 하나였던 지난 13일, FC서울 원정에서도 4-2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포항이 쉽지 않을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K리그 대표 명장 김기동 감독이 팀을 떠나 서울로 향했고 주축선수들도 대거 이적했다. 또 다른 '포항 레전드' 박태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팀을 재건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포항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 달 개막전 울산HD전에서 패한 뒤 한 번도 지지 않으며 매서운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리그 순위도 자연스럽게 뛰어 올랐다. 강력한 우승후보 울산마저 제쳐내고 선두 자리에 지키고 있다.

포항은 경기 중 리드를 허용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기운이 있다. 후반만 되면 승부를 뒤집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특급 조커' 이호재(24)가 1골 3도움을 올려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 놓았다. 지난 시즌 부상을 딛고 '추가시간의 사나이'로 돌아온 정재희(30)는 4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정재희는 4골 모두 90분 이후에 넣으면서 매번 역전극의 중심에 섰다. 직전 서울전에서도 이호재, 정재희가 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역전승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 순간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또 동료들을 믿고 의지하는 끈끈한 조직력도 필요하다.


포항에 갑자기 불어온 '한 턱 쏘기' 열풍이 팀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그 시작도 이호재, 정재희였다. 정재희의 4골 중 3골이 이호재의 어시스트 덕분에 이뤄진 것인데, 정재희가 감사의 의미로 한 턱 쏘았던 것. 그것도 고급 한우로 밥을 샀다. 이에 이호재는 서울전 승리 이후 "(정)재희 형에게 먼저 한우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50만원치 정도 먹었다. 덕분에 서울전에서 골을 넣었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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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희(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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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호재도 함께 고생하는 외국선수들을 위해 밥을 살 예정이다. 이호재는 "열심히 해주는 조르지 등을 위해 저도 쏘겠다"고 약속했다. '이적생' 조르지는 올 시즌 6경기에 출전해 2도움을 올렸다. 공격진에서 끊임없이 뛰는 것이 장점이다. 박태하 감독도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또 '캡틴' 완델손도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팀을 이끌고 있다.

정재희는 "완델손이 주장 역할을 엄청 잘해주고 있다. 완델손, 오베르단 등 외국선수 모두 잘한다. 먼저 나서서 하려고 한다"고 고마워했다. 이호재가 외국선수들에게 밥을 산다는 소식에 정재희는 "제가 한우를 사줬는데 왜 그러냐. 저도 슬쩍 껴보겠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포항의 좋은 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 팀 상승세만큼 포항의 '한턱 쏘기' 열풍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재희는 "팀 전체가 잘 지낸다. 지난 해보다 더 끈끈한 것 같다"며 "선수들도 올 시즌 쉽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부딪혀보니 결과가 좋아 해보자고 했다. 경기장에서 준비한 축구가 잘 되니깐 얼떨떨하면서도 잘 해내고 있다"고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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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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