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22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3회 2점 홈런을 터트리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22일 "오타니가 일본인 메이저리그(MLB) 홈런 신기록을 세운 후 '뭔가 미안하기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고 전했다.
이날 오타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출전, 3회 말 홈런포를 터트렸다. 1사 1루에서 등장한 그는 메츠 선발 아드리안 하우저의 가운데 실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5호 홈런으로 비거리 423피트(약 129m), 타구 속도 110마일(약 177km)였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오타니는 타구를 응시하며 천천히 1루 베이스로 향했다.
이번 홈런으로 오타니는 일본 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 빅리그 통산 175홈런을 기록 중이던 그는 하나를 추가하며 마쓰이 히데키(49)가 가지고 있던 일본인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으로 2003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마쓰이는 2004년 31홈런을 포함해 5번의 20홈런 시즌을 기록해 통산 175개의 아치를 그렸다.
오타니 쇼헤이가 22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3회 2점 홈런을 터트리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
오타니가 홈런을 치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속보(Breaking)'라는 문구와 함께 메인에 띄워 알릴 정도였다. 그만큼 오타니의 이 한방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렇기에 오타니의 홈런볼에도 높은 가치가 매겨질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각인이 새겨진 볼을 쓰게 만들었다. 홈런이 나오게 된다면 이를 인증하기 위함이었다.
오타니가 출전하면 주심은 다른 볼을 줘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상대 투수도 리듬이 끊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오타니와 상대한 샌디에이고의 완디 페랄타는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같은 일본인 투수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역시 "공을 보면 숫자와 알파벳이 적혀있는데, 다저스가 이상한 일을 저지르는 건 아닐까"라는 농담을 던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22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3회 2점 홈런을 터트리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풀카운트에 따르면 홈런공을 잡은 사람은 제이슨 파티노라는 팬이라고 한다. 다저스 구단 측은 이 팬과 교환에 대한 협상에 나섰지만, 우선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는 "공은 내가 들고 있다. 교환하지 않았다"며 "이 공의 중요도를 알고 있다. 적절하게 매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매체는 "오타니의 다저스 1호 홈런구는 현지에서 1500만 엔(약 1억 3390만 원)이 넘는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이번 공은 미국 현지에서 그다지 화제가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오타니는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바로 다저스 소속 일본 출신 선수 통산 최다 홈런 경신이다. 현재 기록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태어난 데이브 로버츠 현 다저스 감독이 3시즌 동안 기록한 7개다. 오타니는 "감독의 기록을 깨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