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진출 코앞' 황인범 "라이벌전 무서웠다" 고백... EPL 중위권팀 스카우터에 제대로 '눈도장'→곧 꿈의 무대서 뛴다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4.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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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베즈다 미드필더 황인범.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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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베즈다는 25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열린 파르티잔과의 '2023~2024 세르비아컵' 준결승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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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이 유력한 황인범(28)이 라이벌전에서 승리한 소감을 전했다.

즈베즈다는 25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열린 파르티잔과의 '2023~2024 세르비아컵' 준결승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결승에 진출한 즈베즈다는 2관왕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에서도 즈베즈다는 승점 80으로 선두를 달리고 잇다. 2위 파르티잔(승점 70)과 차이가 커 리그 우승도 유력한 상황이다.


황인범은 4-1-4-1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자책골을 유도하며 2-0 승리에 일조했다. 특유의 기동력과 안정적인 볼 간수 능력으로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이따금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도 돋보였다.

선제골도 황인범의 패스가 기점이 됐다. 전반 28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황인범은 상대 선수의 태클을 피한 뒤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피터 올라잉카가 헤더로 연결해 상대 수비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자책골로 정정돼 도움을 올리지 못했지만 황인범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황인범은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교한 패스와 크로스를 올리며 즈베즈다의 공격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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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25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열린 즈베즈다 대 파르티잔의 '2023~2024 세르비아컵' 준결승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사진은 경기 전 즈베즈다 선수들 모습.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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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의 연습 모습.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이날 황인범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EPL 스카우터가 경기장을 직접 방문해 황인범을 관찰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는 지난 22일 "EPL 구단 스카우트들이 오는 25일 열리는 즈베즈다와 파르티잔의 세르비아컵 준결승전에서 마라카나(즈베즈다 홈구장 별칭)로 모인다. 이유는 즈베즈다 미드필더 황인범을 보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이어 "황인범은 이번 여름 올림피아코스에서 즈베즈다로 이적한 이후 주목을 받아왔다. 골과 도움 등 높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경기에서 즈베즈다 최고임을 보여줬다. 그가 중원에서 보여주는 역할은 현대 축구에서 높이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우리 소식통에 따르면 EPL 중위권 중 한 팀이 황인범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높은 이적료가 발생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황인범은 세르비아 수페르리가보다 더 강한 리그에서 뛸 선수다. 즈베즈다도 그에게 좋은 팀이지만 높은 금액의 제안이 오거나 본인이 원한다면 즈베즈다 경영진은 놔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범은 스카우터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과시했다. 경기 후 황인범은 영어 인터뷰를 통해 "파르티잔과 홈에서 경기해봤기 때문에 어떻게 나올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벌전에서) 경기하는 것은 환경적으로 소리가 크고 무섭고 쉽지 않다. 하지만 제 뒤에 우리 팬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싸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가 할 일은 모든 상황에 집중해 볼을 동료들에게 전달해야 하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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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이 즈베즈다 입단식에서 머플러를 펼쳐고 있다./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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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왼쪽)의 입단식 모습.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황인범은 지난 여름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즈베즈다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4년 장기 계약에 구체적인 이적료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르비아 언론 '폴리티카'에 따르면 즈베즈다는 3년 내에 이적료 500만 유로(약 70억원)를 지불해야 하는 조것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즈베즈다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다.

이적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이적 조건과 관련해 올림피아코스와 주장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다. 황인범 측은 1+2년 계약을 맺었고 1년을 팀에서 보냈으니 300만 유로(약 44억)의 이적료로 이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림피아코스는 3년 계약이라고 우겼다. 이적료도 1000만 유로(약 145억원)을 요구했다.

양 측은 강하게 대립했고 자칫 새 팀을 찾지 못해 시즌을 날릴 위기 속에서 즈베즈다가 황인범에게 손을 뻗었다. 황인범은 입단식에서 "즈베즈다의 환상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 기쁘다. 이렇게 큰 클럽에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즈베즈다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전날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는데, 정말 기뻤다. 내 아내도 이 도시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UCL은 내가 여기에 온 가장 큰 이유"라며 "세계 최고의 클럽 대회에서 뛰고 싶다. 나는 팬들에게 어필하고, 팀 동료들과 함께 즈베즈달을 위해 뛸 준비가 돼 있다. 챔스에 쉬운 그룹은 없다. 특히 좋은 선수단을 갖춘 맨시티 같은 유럽 빅클럽과 경기하게 돼 기쁘다. 그 경기를 기대하고 있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 조의 누구라고 이길 수 있다"고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또 황인범은 "미드필더에서 공격이든 수비이든, 중앙이든 측면이든 어디에서 플레이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감독이 어디를 주문해도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다. 수비를 시켜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대표팀 선배'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맨시티를 상대할 때 90분 내내 달라야 한다'며 체력적인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은 "이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90분 동안 뛰겠지만, 경기 내내 수비만 할 수는 없다. 공격도 해야한다. 맨시티든 라이프치히든 상대가 누가 됐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챔스에서는 승리해야 한다. 무승부를 위해 수비만 할 수 없다"며 "팀을 위해 도울 준비가 돼 있다. 개처럼 달릴 것"이라고 강렬한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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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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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황인범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즈베즈다에 아낌없이 보답하고 있다. 이번 시즌 팀 핵심 미드필더이자 중원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황인범은 올 시즌 공식전 29경기에 출전해 5골5도움을 올리고 있다. 특히 봄의 기운을 받았던 지난 3월 성적이 가장 뛰어났다. 리그 3골 4도움 중 3월에만 2골 2도움을 올렸다. 지난 2일 TSC와 23라운드에서 골을 넣으며 지난 12월 맨체스터 시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 이후 3개월 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9일 파르티잔과 24라운드에서 도움을 올렸다.

이어 라드니츠키 1923과 26라운드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당시 황인범은 후반 23분 피터 올라잉카가 헛다리 개인기 후 넘겨준 패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황인범은 전광판을 두 번이나 넘어 홈팬들에게 다가가 양팔을 들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황인범은 후반 31분 도움까지 기록했다. 페널티박스 오른편에서 공중볼을 잡은 황인범은 빈 공간의 알렉산다르 카타이에게 재빨리 패스했다. 카타이가 드리블 돌파 후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황인범이 득점 이후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 대신 홈 팬들에게 달려가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즈베즈다를 믿어주고 리그 선두에 오를 때까지 기다려 준 팬들에게 감사를 꼭 전하고 싶었다.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서 계속 질주하겠다"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26라운드 활약에 힘 입어 황인범은 '이주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지난 3월 19일 '2023~2024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26라운드 '이주의 팀(베스트11)'을 발표했다. 황인범은 4-3-1-2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즈베즈다 선수는 황인범을 비롯 셰리프 은디아예, 게엘로르 캉가, 밀란 로디치, 스르단 미아일로비치까지 총 5명이 이름을 올렸다. 11명 선수 중 황인범의 평점(9.0)이 가장 높다.

최근 황인범은 평소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좀 더 공격적인 롤을 부여받고 있다. 원톱 은디아예 바로 밑에 위치해 공수를 조율하는 '중원 사령관' 역할은 물론 동료에게 공격 기회를 열어주는 날카로운 패스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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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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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즈베즈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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