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승엽 감독은 1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김택연에게 멀티 이닝을 요구했던 게 잘못된 것"이라며 자책한 뒤 "팀 사정상, 멀티 이닝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데, 아무리 좋은 마무리 투수라도 멀티 이닝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택연은 지난 10일 수원 KT전에서 양 팀이 6-6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구원 등판, 공 9개만 던지며 3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배정대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돌려세운 뒤 황재균마저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KBO 리그 역대 9번째 한 이닝 최소 투구(9구) 3탈삼진 기록을 세운 순간이었다. 특히 KBO 리그 역사상 신인 투수가 이 기록을 작성한 건 김택연이 최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연장 10회말 KT에 6-7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10회말에도 김택연은 마운드에 올라 김상수와 박민석을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연속 탈삼진. 하지만 홍현빈에게 볼넷, 로하스에게 우전 안타를 각각 허용했고, 강백호에게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김택연은 올 시즌 39경기 만에 데뷔 첫 패전이라는 쓰라린 맛을 봤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을 10회에도 올린 이유에 대해 "투구 수가 9개밖에 되지 않았고, 동점이었기 때문에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최)지강이도 마찬가지고, 11일 하루 휴식을 줄 생각을 하고 좀 더 매진한 측면이 있었다. 결과가 마지막에 그렇게 돼서 좀 아쉽게 됐는데, 본인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그러더라"며 훌훌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2024 올스타전에서 투구하고 있는 두산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
'끝판왕' 오승환과 비교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일본에 진출하기 전 (오)승환이와 2년밖에 같이 안 해서 확실하게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승환은) 워낙 좋은 투수다. 거의 둘 다 좀 비슷할 것 같다. 김택연의 미래 모습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한편 동막초-상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한 김택연은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3억 5000만원. 올 시즌 39경기에서 2승 1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8을 마크하고 있다. 40이닝 30피안타(1피홈런) 21볼넷 50탈삼진 12실점(11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8, 피안타율 0.205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김택연(왼쪽에서 2번재)이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