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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번타자 문현빈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 9회초 2사 후 4-4 균형을 깨며 10연승의 꿈을 꾸게 하는 우월 솔로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한화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7-5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10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25승 13패로 경기가 없던 2위 LG 트윈스(23승 14패)와 격차를 1.5경기 차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키움은 7점 차도 뒤집었던 전 경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13승 28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현재까지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시즌인 1999년 이후 첫 10연승이다. 당시 한화는 1999년 9월 24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0월 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0연승을 했었다. 한화 프랜차이즈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은 1992년 5월 12일 대구 삼성전부터 5월 26일 부산 롯데전까지 해냈던 14연승이다.
10연승의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선발 투수 엄상백이 3⅔이닝 5피안타(4피홈런)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2탈삼진 4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진 것이 컸다. 하지만 조동욱(1이닝)-김종수(1⅓이닝)-박상원(1이닝)-한승혁(1이닝)이 실점 없이 막아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의 말이 떠오르는 순간. 김경문 감독은 최근 연승의 이유로 "선발뿐 아니라 불펜 투수도 잘 던지고 있다. 누구 하나만 잘 나서 연승한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야수들은 베이스 러닝과 수비를 잘해주고 있고, 필요한 시점에 또 다른 선수가 나타나서 좋은 역할을 해주는 등 모든 게 어우러져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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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1번 황영묵(가운데)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 3회초 1사에서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동점을 만든 7회초에는 무사 1, 3루에서 절묘한 안타로 타점을 올리고 1루에서 생존하더니,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중견수 뜬공 때 1루에서 과감하게 2루로 쇄도해 1사 2, 3루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다. 7회말에는 무사 1, 2루 위기에서 루벤 카디네스의 땅볼 타구를 잡아 2루를 직접 찍고 1루로 송구해 병살을 만들었고, 김태진의 공마저 직접 땅볼 아웃 처리하면서 3아웃을 혼자 만들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타점을 올리며 방망이를 예열했던 문현빈은 극적인 결승 솔로포를 때려내며 10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문현빈은 9회초 2사에서 키움 마무리 주승우의 시속 141㎞ 포크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후 흐름을 탄 노시환이 중전 안타, 채은성이 중전 1타점 적시 3루타, 이상혁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로 데뷔 첫 타점을 올리면서 한화는 7-4로 크게 앞서갔다. 마무리 김서현은 9회말 등판해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내면서 한화의 10연승은 완성됐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16번째 역전승을 거두면서 해당 부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즌 25승 중 64%에 달하는 16승이 역전승이다. 2위 KIA 타이거즈의 9승과도 현격한 차이. 경기 후 만난 문현빈은 "연승에 대한 부담감보단 계속 으샤으샤 하는 선수단 분위기였다. 이제 점수를 주더라도 선배님들이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시고 분위기도 올려주셔서 계속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뭔가 계속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승장 김경문 감독 역시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잘 역전해줘 승리한 경기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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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현빈이 9일 고척 키움전을 승리로 이끈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