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괴력투' 롯데 감보아, 집에선 귀여운 막내 "형들 사랑해요! 韓서 이런 경기 보게 돼 고마워"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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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알렉 감보아(가운데)가 두 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운데)가 두 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3일 사직 키움전에서 경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3일 사직 키움전에서 경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29)가 마침내 한국 무대 첫 승을 거뒀다. 형들 앞에서 거둔 승리라 더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8-0 승리를 거뒀다. 3연전 첫날 이기면서 롯데는 시즌 전적 32승 25패 3무(승률 0.561)가 됐다.


이날 롯데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선발 감보아였다. 이날 그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5㎞까지 나왔다. 9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를 67개를 던지며 ⅔ 이상을 꽂았다.

1회초 첫 타자 송성문에게 시속 154km의 직구를 보여준 감보아는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최주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그는 3번 임지열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추가해 좋은 출발을 보였다.

잠깐 위기도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 김건희를 2루수 땅볼로 잡은 감보아는 이형종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오선진과 10구 승부 끝에 중전안타를 맞았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송지후를 1루 땅볼로 잡아낸 후 어준서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자 감보아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3회에는 박수종에게 4연속 커트를 당하고도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고, 송성문과 최주환을 각각 2루수 땅볼과 2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다음 이닝도 땅볼 2개와 삼진 하나를 묶어 실점하지 않았다. 5회마저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감보아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롯데 알렉 감보아가 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6회 들어 감보아는 선두타자 박수종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송성문을 좌중간 플라이로 잡은 후 최주환과 임지열도 연이어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까지 84구를 던진 감보아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김건희에게 3볼로 시작했지만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이형종에게도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오선진에게는 마지막 공을 시속 155㎞ 패스트볼로 삼진을 만들었다.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팬들은 감보아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후 "감보아가 7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 경기로 잘 던져줬다. 한국에서의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고 했고, 1회 2점 홈런을 터트렸던 빅터 레이예스도 "감보아 선수 덕분에 7회까지 쉽게 경기가 풀렸던 것 같다. 오늘 피칭이 너무 좋아 야수들도 편하게 수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감보아는 "좋은 승리였고, 공격에서 1회부터 잘해줬기에 그 부분에 감사드린다. 4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투구하면 편안하고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서 편했다"고 동료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롯데 알렉 감보아가 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지막 공이 155km가 나온 데 대해서는 "아마 팬들의 응원과 호응이 많아서 아드레날린이 많이 끌어올라서 세게 던졌다"고 밝혔다. 앞선 등판(5월 27일 대구 삼성전) 이후 "야구장이 굉장히 시끄러웠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고 말한 그는 이날 2만 2669명이 가득 찬 관중을 보며 "다행히 이번에는 이 모든 팬들이 우리 편이었다"며 웃었다.

한국 타자들을 2번째로 만난 느낌을 전한 감보아는 "계속 파울을 치면서 노리는 투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걸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결정구를 해야 할지 고민해보고 단련해야겠다"고 얘기했다. 지난 등판에서 삼중도루를 허용하는 등 유주자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한국 주자들이 주루플레이가 좋기 때문에, 아예 내보내지 않는 게 편하게 던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앞서 감보아는 "KBO 공인구가 손에 더 잘 맞는다"고 했는데, 2번째 등판에서도 유효했을까. 감보아는 "이번에도 공인구를 잡아보니 내 손에 딱 맞다. 완벽하다는 느낌이 난다"고 얘기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레슬링을 하는 감보아의 두 형이 찾아와 그를 응원했다. 이들은 선수들과 같이 감보아에게 물을 뿌리며 첫 승을 축하했다. 4형제의 막내인 감보아는 "형들이 활발한 성격이다. 형들이 (시간을) 맞춰 한국까지 와서 이런 경기를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고맙고, 형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롯데 알렉 감보아(가운데)가 두 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운데)가 두 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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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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