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삭발을 할 수 없어 자신의 상징인 수염을 과감하게 민 이호준(49) NC 다이노스 감독. 그 의지가 3연승이 끊겼던 팀을 다시 승리로 이끌었다.
NC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9-4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6연승의 롯데를 꺾고 시즌 전적 44승 45패 5무(승률 0.494)가 되면서 5할 승률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날 경기에서 패배하며 3연승이 마감된 NC는 다시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경기 전 이호준 감독은 달라진 외모를 보여줬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수염을 면도하고 나온 것이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삭발을 잘했는데, 감독이 삭발하고 나오면 선수들이 얼마나 부담되겠나"라며 "삭발은 못하겠고, 수염이라도 밀었다"고 말했다.
그 말에는 전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NC는 29일 경기에서 0-3으로 뒤지던 경기를 7회초 3-3 동점으로 만들었지만, 7회말 곧바로 3점을 내주며 결국 4-6으로 패배했다. 특히 7회말 올라온 김진호는 볼넷 3개를 연달아 내주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이 감독은 "그 상황은 내 실수였다. 3-1에서 (전)사민이를 준비시키다가 동점 되자마자 진호로 바꿨다. 본의 아니게 정상적으로 몸을 못 풀고 나왔는데, 그 부분에서 진호를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성빈 타석에서 피치클락 위반으로 볼을 하나 내준 부분에 대해서는 "견제 사인에 피치클락 오버돼서 놀랐다. 들어갈 때부터 박자 안 맞았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NC는 김주원(유격수)-권희동(지명타자)-박건우(우익수)-이우성(1루수)-김휘집(3루수)-서호철(2루수)-천재환(좌익수)-김형준(포수)-최원준(중견수)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상대 좌완 알렉 감보아를 맞이해 박민우와 오영수 등이 빠지고 천재환이 들어왔다.
초반부터 NC는 발야구를 앞세워 점수를 올렸다. 1회에는 무사 1, 3루에서 3루 주자 김주원이 1루 견제를 틈타 홈스틸에 성공하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2회에도 이적생 최원준의 적시타로 2-0까지 앞서나갔다.
6연승의 롯데도 만만치 않아서 4회와 5회 각각 2점씩 올리며 4-2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NC는 6회초 최원준의 내야 땅볼 때 비디오 판독 끝에 3루 주자의 득점이 인정돼 추격에 나섰고, 김주원도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어 무사 1, 2루에서 최원준과 김주원의 더블스틸 성공 후 권희동의 희생플라이와 박건우의 내야 땅볼로 6-4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NC는 7회 최원준의 희생플라이, 8회 오영수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리의 기회를 잡으려는 듯 이 감독은 선발 목지훈이 4회 2사 후 내려간 뒤 7명의 투수를 총동원해 승리를 만들어냈다. 타선에서는 김주원이 생일을 맞이해 6타수 3안타 4도루로 생애 첫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오늘 경기는 팀을 옮겨온 세 선수(최원준, 이우성, 홍종표)들이 공수에서 제 몫을 다하며 빠르게 팀에 녹아든 모습이 좋았다. 그리고 김주원 선수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형준 선수의 4안타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타석에서 제 몫을 해내줘 기쁘다. 본인의 역할을 다해 준 불펜진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더운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아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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