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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코디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폰세는 지난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1승째를 달성했다. 이날도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3회 안상현에게 일격을 허용하긴 했으나, 최고 시속 157㎞의 빠른 공(42구)과 커브(21구), 체인지업(20구), 커터(18구)를 고루 던져 매 이닝 삼진을 솎아내는 등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이로써 폰세는 정규시즌 17경기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9, 108⅔이닝 150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7, 피안타율 0.182를 달성했다. 그와 함께 다승, 이닝,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주요 투수 지표에서 리그 단독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의 개막 후 11연속 선발승이 놀라운데, KBO 리그 44년 역사에서 5번밖에 없는 진기록이었다. 앞서 2003년 정민태(현대 유니콘스)와 2017년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가 14연속, 2018년 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가 13연속, 2023년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가 12연속 선발승을 달성했다.
경기 후 폰세는 구단을 통해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 나 개인의 승리가 아닌 우리 팀의 승리다. 오늘도 모든 야수가 나의 뒤에서 훌륭한 수비로 실점을 막아줬고, 타석에서 많은 득점 지원을 해줬다. 모든 팀원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히 고마운 것은 포수 최재훈이다. 매 경기 나와 호흡을 맞추면서 좋은 볼 배합으로 리드해주는데 그 덕에 상대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재훈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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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코디 폰세(오른쪽)와 최재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선발 투수에 석 달 넘게 패전을 안기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팀이 전체적으로 강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선발 투수가 승리를 챙기기 위해선 충분한 득점 지원을 받으면서 그 리드를 불펜진이 지켜내야 한다. 그와 동시에 패전 투수가 되지 않기 위해선 지고 있던 경기도 뒤집을 수 있어야 했다.
실제로 한화 타선은 타율은 리그 8위(2.54)에 불과하다. 그러나 폰세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9이닝당 5.9점을 지원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버텨낸 에이스의 역투에 응답했다. 또한 6월까지 기준,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37승 1무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불펜진과 함께 가장 많은 역전승(23승)을 일궈냈다.
따라서 에이스의 개막 후 11연속 선발승은 선수 한 명뿐 아니라 그 팀이 강팀으로 거듭났다는 상징과도 같다. 기록이 말해준다. 앞서 개막 11연승 이상 성공한 에이스들이 속한 4개 팀은 모두 한국시리즈로 향했다. 이 흥미로운 기록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한화 역시 26년 만의 한국시리즈도 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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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코디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폰세가 이끄는 2025년 한화는 과연 어디까지 갈지가 모두의 관심사다. 폰세는 전반기 종료를 앞둔 시점까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가면서, 팀 케미스트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폰세의 경기만큼은 지지 않아야 한다는 선수들의 의지는 올해 한화가 좀처럼 쉽게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올해 한화가 2연패 이상한 경기에서 폰세 선발 등판 때 연패를 끊어낸 적이 4차례에 달한다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자만하지 않는 리그 에이스의 태도도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하는 주된 이유다. 폰세는 "솔직히 연승 기록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정말 나에게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혼자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승리 투수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것이 나의 임무고 목표다. 이런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해준 모든 동료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