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길에서 저를 보면 '해품달' '해품달' 해요. '해를 품은 달'이 연우니까 사실 맞는 말이네요."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어린 연우로 마지막 분량을 촬영을 막 끝낸 '명품 아역배우' 김유정(12)을 만났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들어선 김유정은 그 모습 그대로 사극 속에서 걸어 나온 어린 세자빈이었다.
2004년 영화 'DMZ, 비무장지대'로 데뷔한 김유정은 아직 어리지만 연기 경력으로 9년차에 이르는 배우. 유명한 작품 속 주인공들의 아역을 두루 맡아온 그녀는 이제 차츰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아직은 자신의 이름 석자보다 작품 제목이나 00아역이라는 수식어로 더 익숙할 시기. 그럼에도 아쉬움을 느끼기보다는 작품과 자신의 역할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의 관심을 고마워하고, 더 많이 소통하고 싶어 하는 예쁜 눈동자 속에 깊은 내공이 느껴졌다.
-'해품달' 촬영을 마친 소감? 여느 작품보다 아역이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아역 분량이 끝났는데도 실감이 안 나요. 제 경우는 성인 분량에서도 조금씩 등장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시원하게 털고 나왔는데, 대본상으로 조금 남아 있어요.
워낙 원작이 좋은데다 캐릭터도 좋아서 시청자들이 관심과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아요. 추운 날씨에 촬영해서 발음도 안 좋았고 아쉬운 점은 있지만,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명품 아역'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명품 아역'이라는 말은 쑥스러워요. 부족한 점도 많고, 배우로서 갖춰야 할 게 많은 것 같아서... 제가 생각하는 명품 아역이라면 이민호 오빠를 꼽고 싶어요. 캐릭터에 몰입을 너무 잘 하셔서 놀랐어요. 전작 '구미호 여우 누이뎐'에서 연기를 너무 좋게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양명으로 완전히 달라져 있더라고요. 많이 배워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어린데도 연기생활이 오래됐다. '폭풍성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제 사진을 모아놓은 것을 보니 '진짜 많이 컸구나' 싶어요. 그런데 '이대로만 자라다오'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부담감이 좀 큰데요. 하하.
앞으로 더 성장하면요? 특별히 롤모델 같은 것은 없는데 제 색깔을 만들어 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도 말씀드린다면 김혜수 선배님 같이 카리스마가 있는 배우요. 그리고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진구와 트위터로 나눈 대화가 화제가 되기도. 굉장히 친한 것 같다.
▶드라마 촬영을 같이 하면서 많이 친해졌죠. 최근에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일일이 답을 다 해 줬는데 점점 글도 늘어나고 드라마 촬영으로 바빠지면서 일일이 답글을 못 드리게 됐죠. 그래서 전체글로 '하나하나 답글을 못 드려 죄송하다'라고 했는데 많이 이해해 주셨어요.
'해품달' 하면서 갑자기 확, 6000~7000명 늘어났어요. 그리고 길에서도 많이들 알아봐 주시고요. 근데 이름 보다는 '해품달'로 많이 부르세요. 하하. 근데 그 말이 맞죠. '해를 품은 달'이 바로 연우를 말하는 거니까요.
-바통을 이어 받을 한가인과도 만나 봤는지?
▶한가인 선배님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뵀는데 엄청 미인이시셨어요. 그래서 한가인 선배님 아역 하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선배님이 자기랑 닮은 것 같다고 말씀 해 주셔서 기뻤어요. 또 제가 나오는 장면들 모니터했데 너무 예쁘게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칭찬해 주셨고요. 근데 진구 오빠를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진지희 김소현이 동갑내기라고 들었는데.
▶만나면 엄청 시끄러웠죠. 그 동안엔 어른들하고 많이 촬영했는데 이번에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촬영장 가는 것도 즐겁고 다른 작품보다 활발했던 것 같아요. 옆에 친구들이 없으면 아쉽기도 했고요.

-이민호와 여진구와는 각각 '구미호 여우누이뎐', '일지매'에서 함께 연기를 펼쳤었는데 이번에 함께 만났다.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 동안은 한 사람씩 만났는데, 이번엔 두 사람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니까. '일지매' 때는 사실 로맨스 같은 느낌이 없었는데요. '구미호' 때는 그런 느낌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저도 조금 나이가 들었고, 민호 오빠랑은 나이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또 민호 오빠가 눈높이를 맞춰 잘 연기해 주셨어요.
-어린 나이에 사랑 연기를 펼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진구 오빠랑은 워낙 친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몰입이 잘 안 됐어요. 또 상대가 한 명이 아니라서, 민호 오빠랑 연기를 펼치다가 진구 오빠로 바뀌어서 연기를 하니까 쉽지 않았는데요. 근데 두 사람이 연기를 잘 해주고 저도 차츰 연우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하니까 점점 양명과 이훤으로 보였어요.
근데 민호 오빠랑 연기할 때는 '연우랑 양명이 잘 어울린다'고 하시더니, 진구 오빠랑 연기 할 때는 스태프들이 '진구랑 사귀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생각하며 연기를 했나.
▶사실 전작에서 연기한 기억이 남아 있다 보니 자꾸 그 캐릭터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구미호'를 같이했던 민호 오빠는 바로 현재 역할에 몰입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일부러 예전 캐릭터 얘기를 안 했어요. 그래도 몰입이 잘 안될 때는 '구미호'에서 연이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좀 펼쳤어요. 그러다 보니까 연우의 심경도 차츰 알게 됐고, 완전히 동화된 느낌이 들었는데 촬영이 끝나게 돼 약간 서운하기도 해요.
사실 이번 작품은 러브신들이 많은 게 무엇보다 어려웠는데요. 특히 나례연 고백 장면은 대본 연습 할 때는 막 저희끼리 소리를 지르고... 진짜 '오글'거렸어요. 방송 나온 거 보고 저는 진구 오빠 너무 느끼하게 나왔다고 그랬는데. 큭큭. 근데 시청자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신년 계획은?
▶이제 중학교에 입학하니까 공부에 대해서도 좀 더 신경 쓰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새해에는 액션이나 로맨틱 코미디를 해 보고 싶어요. 아역은 그런 연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보고 싶어요. 2012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새해에도 열심히 활동할게요.
<한복협찬=박술녀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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