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등장해 고려아연을 비판하고 있는 '고려아연 소액주주' 단체의 정체에 대해 의혹이 있다.
'실질적' 주주모임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명이 시기마다 달라지고 통상적인 주주단체와 달리 보유 지분이나 운영 구조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소액주주 시위를 지휘하는 듯 한 메시지 등이 언론에 포착되고 있어 배후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기관 앞에서 해당 단체를 표방하는 소액주주가 피켓 시위를 진행했는데,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사전 행동지침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를 받아 활동하는 상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문자에는 "기자들과 접촉하지 말고 기자들이 질문하면 '보도자료를 배포할 테니 참고해달라'고만 대답하라", "금감원이나 금융위 직원이 질문하면 '우리는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이며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시위 중'이라고만 말하고 다른 말은 삼가라" 등의 내용이 확인됐다.
자발적 주주모임이라면 참가자들이 각자의 문제의식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처럼 획일적인 응대 매뉴얼이 사전에 공유된 점을 두고 '누군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다.
단체의 정체성은 더욱 모호하다. 이들은 언론 배포 자료에서 스스로를 '고려아연 소액주주연합',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 등 서로 다른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다. 실제 4월 27일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고려아연 소액주주연합'이라는 명칭이 사용됐고 이후 5월 7일 성명서에서는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 소액주주 단체는 최소한의 조직 체계나 대표자, 참여 주주 수, 보유 지분 규모 등을 공개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 단체는 지금까지 관련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 등에서는 '통상적인 주주모임과 달리 보유 주식 총수나 공개된 주주모임 온라인 카페나 채팅방 등도 없는 등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정 세력이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소액주주'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더욱이 단체 측이 배포한 Q&A 자료에서는 "경영권 분쟁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특정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주주의 권익과 직결된 문제"라고 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해명이 배후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민단체나 주주단체 형식을 빌린 여론전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실체가 불분명한 조직이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을 압박하는 방식은 자칫 자본시장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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