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분기 고려아연 주가가 24.1% 떨어지는 동안 영풍 측의 경영협력계약 관련 옵션에서는 약 4521억원의 분기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왔다.
같은 기간 영풍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5억원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3862억원을 기록했다. 옵션 평가이익이 영풍의 영업외손익과 당기순손익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상 부여된 콜옵션·풋옵션 때문으로 전해진다.
회계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풍 연결재무제표에는 MBK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부여된 고려아연 주식 관련 옵션으로 약 4521억원의 평가이익이 반영됐다. 풋옵션·콜옵션은 회계상 '파생금융상품'으로 평가되고, 매 분기 말 공정가치로 다시 측정하면서 생긴 평가손익이 손익계산서에 들어가게 된다.
콜옵션은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이고, 풋옵션은 반대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옵션의 가치가 고려아연 주가에 따라 달라지면서 영풍의 회계상 손익에도 영향을 주는 구조다. 즉 고려아연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옵션의 가치가 반대 방향으로 변하면서 영풍의 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올해 2분기 영풍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약 15억원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약 3,8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약 257배 많아진 올해 2분기에 고려아연 주가는 142만2000원(3월 말)에서 108만원(6월 말)으로 24%(34만2000원) 떨어졌다.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하자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셈이다.
올해 1분기에는 이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 회계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해 말 131만6000원 대비 8%(10만6000원) 상승했다. 이 기간 영풍은 고려아연 관련 옵션에서 1,300억원대 평가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영풍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208억원에 불과했다. 고려아연 주가가 상승하자 이번에는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최근 6개 분기에 걸쳐 고려아연 주가의 분기별 등락과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상 옵션 평가손익은 매번 역방향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2024년 4분기에는 600억원대 옵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에는 기초 100만6000원과 비교해 기말 주가가 22.7%(22만8000원) 하락했고 옵션에서 3200억원 넘는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 대비 기말 고려아연 주가가 각각 4만1000원, 10만2000원, 39만5000원 오른 작년 2~4분기에는 600억원대, 1400억원대, 5500억원대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다만 옵션 평가손익은 실제 현금 유출입을 수반하지 않는 회계상 손익이다.
이에 고려아연 주주들과 영풍 간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풍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수록 연결 당기순이익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과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하는 고려아연 일반주주들의 기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투자업계에서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와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4년 9월 영풍과 장형진 고문, MB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앞두고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MBK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일정한 조건에서 매입할 권리인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영풍과 특수관계인 측은 고려아연 주식을 일정한 조건에 MBK에 매도할 권리인 풋옵션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영풍은 보유하던 고려아연 주식 526만2450주 전량을 신규법인 유한회사 와이피씨(YPC)에 현물출자했다. 이때 와이피씨에 영풍·MBK 경영협력계약 관련 옵션이 이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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