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입 급증에 대응해 중국 측에 자발적인 수출 제한(VER)을 요구하고, 합의에 실패할 경우 관세 인상 등 고강도 무역 조치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U가 중국산 순수전기차(BEV)에 이어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무역 규제 범위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조치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EU로 유입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은 2024년 10월 3,800대에서 2026년 7월 5만대로 폭증한 반면 평균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 EU는 중국산 BEV에 대해 기본 10% 관세 외에 최대 약 45%에 달하는 추가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존의 10% 관세만 적용받아 왔다.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유럽 수출이 폭증한 근본적인 이유다. 이로 인해 중국산 BEV 수출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이 급증하여 새로운 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공세가 유럽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감소와 산업 공동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집행위원장은 EU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하루 10억 유로 규모에 달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U는 중국 상무부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자발적 수출 제한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 내 직접 투자를 늘리거나 현지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만약 자발적 수출 제한 합의가 불발될 경우, EU는 중국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을 겨냥한 추가 관세 부과 절차에 즉각 착수할 방침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회원국도 대중국 강경 대응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마로시 세프초비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이 중국 왕원타오 상무부 장관과의 회담에 이어 10월 중순 베이징을 방문해 최종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중국으로선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 중국은 유럽-러시아-남미-호주-동남아를 '주요 개방 시장'으로 분류해 왔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북미, 일본, 인도 등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했었다. 이 가운데 유럽은 EV보다 HEV의 주요 시장이었다. EU가 중국산 HEV 마저 관세를 올리면 중국은 글로벌 성장세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주요 시장 중 하나에 큰 타격을 입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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