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월 열리는 제6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초청작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는 경쟁부문을 비롯해 파노라마 부문, 제너레이션 부문에 다수의 작품이 진출했다.
홍상수 감독은 14번 째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5년 만에 다시 황금곰상에 도전하게 됐다. 홍상수 감독은 2008년 '밤과 낮'으로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낸 해원(정은채 분)의 며칠간의 일상을 일기체로 그린 영화다. 정은채와 이선균이 출연하고 유준상 예지원 등도 참여했다.
이송희일 감독의 '백야'와 이돈구 감독의 '가시꽃'도 일찍이 베를린행이 결정됐다. 두 작품이 초청된 파노라마 부문은 베를린 영화제 공식부문 중 하나로 예술적 스타일과 상업적 가능성을 겸비한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백야'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한국을 떠나 2년 만에 다시 고국을 찾은 승무원 원규(원태희 분)와 퀵서비스 배달을 하는 태준(이이경 분)의 하룻밤을 그린 작품이다. 이송희일 감독은 '후회하지 않아'에 이어 '백야'로 또 한 번 베를린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다. '백야'는 특히 퀴어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테디상을 수상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가시꽃'은 친구들의 강요로 성폭행에 가담했던 성공(남연우 분)이 10년 후 성폭행 피해자였던 장미(양조아 분)를 우연히 만나게 되며 참회를 꿈꾸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시꽃'은 300만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초저예산 영화임에도 탄탄한 이야기와 완성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이재용 감독의 다큐드라마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도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는 새 스마트폰 출시 홍보용 단편 영화 연출을 제의받은 감독이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원격 연출을 시도한다는 내용의 다큐드라마다. '여배우들'을 연출한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윤여정, 강혜정, 김남진, 박희순, 오정세 등이 출연했다.
'가시꽃'과 같이 부산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된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도 베를린 관객을 만나게 됐다. 제너레이션 부문은 영화제 내의 어린이, 청소년 섹션으로 과거 '천하장사 마돈나' '완득이' 등이 초청됐다.
'명왕성'은 칸영화제에서 비평가주간 단편 부문상을 수상한 신수원 감독의 장편영화로 명문대에 가기 위해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동호 부산영화제 명예위원장의 첫 단편연출작인 '주리'도 베를린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주리'는 영화제의 심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코믹하게 그린 단편영화로 안성기 강수연을 비롯해 양익준 토니레인즈 토미야마 카츠에 등 국내외 배우들과 김태용 김형구 강우석 등 영화인들이 참여했다.
송혜교는 한국영화가 아닌 중국영화 '일대종사'(The Grandmasters)로 베를린영화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는 제6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일대종사'는 이소룡의 스승인 엽문의 일대를 그린 영화로 양조위 장첸 장쯔이 등 중화권 톱스타들이 출연했다. 아시아권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송혜교도 영화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송혜교가 왕가위 감독과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송혜교와 조인성이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내년 2월 13일 첫 방송되기 때문이다. 송혜교 측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일정을 조율한 후 참석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내년 2월 7일부터 17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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