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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10년만의 노출, 옷만 벗은게 아니에요"(인터뷰)

성은 "10년만의 노출, 옷만 벗은게 아니에요"(인터뷰)

발행 :

안이슬 기자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 성은 인터뷰

가수 겸 배우 성은/사진=임성균 기자
가수 겸 배우 성은/사진=임성균 기자


'아티스트 봉만대', 참으로 기묘한 조합이다. 자타공인 에로거장 봉만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파니, 성은, 곽현화 등 세 명의 섹시 여배우가 출연했다. 여기에 에로영화 촬영 현장의 모든 것을 까발리겠다니, 소재마저 도발적이다.


기자이기 이전에 여자로서 유독 걱정이 됐던 배우는 성은(32)이었다. 과거 에로영화에 출연했던 경험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겪었던 그가 이번 영화로 꼬리표를 떼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꼬리표를 달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였다.


정작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그런 걱정이 말끔히 해소됐다. 영화 속 성은의 눈물은 진솔했고, 우려했던 노출신은 '아티스트' 봉만대답게 아름다웠다. '아티스트 봉만대'를 통해 10년 만에 노출에 도전한 성은, 그가 벗은 것은 옷만이 아니었다.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의 개봉을 앞둔 성은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장 궁금했던 것을 먼저 물었다. 봉만대 감독이 어떻게 10년 만에 노출을 시도하게 설득했냐는 것이다. 성은은 "감독님은 정말 머리가 좋으신 분 같다"며 캐스팅 비화를 털어 놓았다.


"마음은 있어도 선뜻 노출에 하기는 힘들잖아요. 감독님이 머리가 좋으신 것 같아요. 자존심을 살짝 건드리면서 '그렇게 해서 네가 얻은 게 뭐냐, 작품만 더 못하지 않았냐'하면서 발끈하게 하시더라고요. 열정을 약간 불러일으키는 말투로, 평탄하게 가고 싶던 저에게 불을 지피셨어요."


영화 속 노출 신 만큼이나 무게감이 상당했던 장면은 성은이 눈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인터뷰 신. 한참을 웃던 관객들이 순간 숙연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정해진 대사 없이 이야기했던 인터뷰 장면은 성은이 봉만대 감독을 처음 만나 했던 이야기들을 모토로 했다.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가 했던 얘기들이에요. '10년 전 일로 가족들이 상처를 받았는데 이제는 TV화면이 아니라 큰 스크린을 통해 제 가슴이랑 엉덩이가 나가면 좋겠느냐. 나는 못한다'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저는 영화를 못하겠다고 하는데 감독님이 바로 '이 얘기를 해라'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건 사람들이 알거라고 하시는 거예요. 영화를 통해서 얘기를 하면 나도 속이 후련한 것에 있겠다 싶었어요."


가수 겸 배우 성은/사진=임성균 기자
가수 겸 배우 성은/사진=임성균 기자

아무리 정해진 대사 없이 가는 영화라고는 해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니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인터뷰 독백 장면을 앞두고 나름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했지만 첫 마디를 떼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10년 전 상처를 다시 꺼내는 것은 성은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독백장면에서 대사는 없었지만 계획한 건 있었어요. 너무 두서없이 얘기하지는 말아야겠다, 언제쯤 눈물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말을 꺼내자마자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보통은 끊어서 갔을 텐데 감독님들이 다들 기다려주셨어요. 끝내고 나니까 다들 울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는지가 중요했어요. 아, 이 사람들이 내 얘기에 공감해주고 있구나. 그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


독백신이 마음이 힘들었던 장면이라면 노출신은 오히려 몸이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최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봉만대 감독의 노력 덕에 성은은 네 시간 동안 모래 위에서 포즈를 취해야 했다.


"다른 신은 무조건 원신 원컷이었는데 노출신만큼은 열의가 있으셔서 해질 때 까지 찍으셨어요. 남자가 여자를 터치하는 손 끝 하나까지 다 지도를 하셨죠. 저는 거의 요가를 했어요. 등 아래 모래를 잔뜩 쌓고 허리는 땅에 닿지 않게 최대한 꺾어서, 다리도 항상 발끝까지 텐션을 유지해야 했어요. 아마 그날 술을 안마셨으면 몸살 났을 거예요."


고생한 덕인지 해변 노출신은 '아티스트 봉만대' 최고의 장면이라 할 만큼 농염하고 야릇하게 담겼다. 성은은 고생한 덕에 볼륨이 더 극대화 되어 나왔다고 흡족해 했다.


"결국에는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화면을 보면서 '우와, 내가 이렇게 가슴이 컸어?'하고 놀랐어요(웃음). 단순히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여주더라고요. 단순히 야한 게 아니라 '아, 좋다'라고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결과물을 보고 감독님을 더 믿게 됐어요."


성은과 곽현화, 이파니. 어디에서 몸매로 빠지지 않는 세 여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몸매 경쟁도 상당했을 법하다. 성은에게 가장 몸매가 좋은 사람을 묻자 "부위별로 다르다"며 함께한 배우들의 몸매 칭찬을 늘어놓았다.


"파니는 정말 타고난 것 같아요. 아이 낳고 100일도 안돼서 임신선도 있는 상태였는데 기본적인 자태가 있으니까 뒤태 노출은 가능한 상태였어요. 현화는 골반이 정말 예쁘고 파니는 등에서 허리로 내려오는 라인이 예뻐요. 저는 가슴이 좀 자신있어요(웃음). 다른 곳은 너무 말라서 굳이 자신 있는 곳을 꼽자면 그래요."


가수 겸 배우 성은/사진=임성균 기자
가수 겸 배우 성은/사진=임성균 기자

10년 만에 노출, 옷만 벗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가두고 있었던 편견과 당당하지 못했던 모습들도 한 꺼풀 벗었다. 자신을 괴롭히던 틀을 깨고 나니 일도, 인생도 재미있어졌다.


"롬복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도 기분이 뭔가 우울했어요. '내가 이제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잘하는 일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후련한 것도 있어요. 노출에 있어서 옷만 벗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왜 나는 파니나 현화처럼 당당하지 못하고 죄인처럼 굴었을까. 나는 왜 그렇게 쿨 하지 못했나, 노출이 뭐라고 10년이라는 세월을 흘려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는 '그래, 저 사람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라고 인정하는 깡다구와 쿨함이 생겼어요."


10년 만에 노출을 시도했다. 그간 숱하게 거부해왔던 노출이 있는 작품들의 러브콜이 다시 몰려올 지도 모른다. 또 다시 노출신이 있는 작품의 출연제의가 온다면 다시 한 번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물었다. 성은은 "다음번에는 몸을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이제는 몸을 만드는 게 부담스러울 뿐이에요. 일단 보기가 좋아야 하잖아요. 노출이 정말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호흡도 중요하고 몸으로 연기를 하는 건 대사의 10배의 공이 들어가요. 다음 노출신이 있다면 건강한 몸매를 만들어서 최상의 몸으로 최상의 그림을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이 가장 먼저 들 것 같아요."


스스로의 틀을 깨는데 10년이 걸렸다. 삶의 자세가 달라진 덕인지 일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도 곧 촬영을 시작하고 새 영화도 논의 중이다.


이제야 일이 재미있어지고 인생이 재미있어졌다는 성은, 그의 연기 인생 2막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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