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와일드 씽'의 손재곤 감독이 배우 엄태구를 캐스팅한 이유와 그가 노력한 지점을 밝혔다.
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와일드 씽'의 연출을 맡은 손재곤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
손재곤 감독은 엄태구의 캐스팅에 대해 "많은 분들이 느끼다시피 대표적인 내향인인 엄태구가 래퍼가 된다면 웃기지 않을까,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했다"며 "엄태구 씨도 굉장히 신중했다. 제가 배우들의 속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책임질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다만 본인도 기존의 연기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선화 씨와 함께했던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하게 결정한 뒤에도 '내가 이걸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랩 트레이닝도 굉장히 집요하게 받았다. 단순히 랩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재미까지 있어야 했기 때문"이라며 "제작진이 정해둔 스케줄도 있었지만, 나중에 보니 엄태구 씨가 생각보다 훨씬 자주 JYP를 드나들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정해진 트레이닝 외에도 스스로 욕심을 내면서 연습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박지현 캐스팅에 대해서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설정상 너무 어린 배우를 캐스팅하기는 어려웠고, 그렇다고 너무 성숙한 이미지도 아니길 바랐다. 그 중간 지점의 배우를 찾고 있었는데 당시 가장 눈에 띄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면 속 이미지는 성숙한 느낌인데 실제로 만나보니 학생 같더라.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는 또 전혀 다르게 보였다"며 "배우로서 가진 분위기가 확실했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는 여배우라는 의식 자체를 잘 안 하는 사람이다. 폼 잡는 법도 잘 모르고, 꾸미는 것에도 크게 관심이 없다"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순간에도 주눅 들지 않고, 기존 이미지와는 또 다른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배우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배우들의 연습 과정에 대해서는 "요구는 하지만 계약서에 명시하진 않는다. 실제로 어디까지 해내느냐는 배우마다, 작업 스타일마다 다르다"며 "경험 많은 배우들은 스크린에 보이는 만큼, 필요한 만큼만 해내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와일드 씽'의 배우들은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편집 과정에 들어가면 오히려 미안해질 정도"라며 "메이킹 영상에는 일부만 담긴다. 실제 연습 과정에서는 배우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거의 찍지 않는다. 아주 예외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촬영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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