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해인과 강하늘이 애니메이션 '아가미'에서 오직 목소리로 캐릭터를 빚어낸다.
'아가미'(감독 안재훈)는 깊은 물 속에 던져진 날, 아가미가 생겨난 세상에서 유일한 아이 '곤' 그리고 그의 세계에 전부였던 존재들의 눈부신 이야기.
안재훈 감독의 손끝에서 태어난 '아가미'는 정해인, 강하늘, 이청아, 유재명, 뮤지컬 배우 김선영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해 캐릭터에 각기 다른 결을 더한다.
애니메이션 더빙은 실사 연기와 결이 다르다. 눈빛도, 표정도, 몸짓도 관객에게 직접 보여줄 수 없다. 결국 배우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목소리의 높낮이와 호흡, 말의 속도, 대사 사이의 침묵이다.
오히려 스타의 익숙한 얼굴이 지워지는 순간, 관객은 배우가 아닌 캐릭터 자체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아가미'는 정해인과 강하늘에게도 목소리 하나만으로 인물을 온전히 설득해야 하는 또 다른 연기의 장이 된다.

정해인은 극 중 깊은 물 속에서 살아남으며 '아가미'를 갖게 된 곤의 목소리를 맡았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설정을 지닌 캐릭터지만, 결국 관객이 따라가야 하는 것은 곤의 감정이다. 정해인은 특유의 차분하고 섬세한 음색으로 곤의 낯섦과 연약함, 그리고 외로움 속 누군가에게 닿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담아내며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한다.
강하늘은 곤에게 가족이자 친구, 또 하나의 세계가 되는 강하를 연기한다. 강하는 곤과의 관계를 통해 작품의 감정선을 끌어가는 인물인 만큼 목소리의 온도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 강하늘은 익숙한 밝은 에너지부터 감정이 깊어지는 순간의 흔들림까지 폭넓게 표현하며 캐릭터의 생동감을 살린다.
또한 이청아는 작품의 시작점이 되는 인물이자, 찰나의 만남으로 깊은 인연을 맺게 되는 여자 '해류'를 연기한다. '해류'는 이름처럼 바닷물의 흐름을 닮은 인물로, 때로는 무료하고 지쳐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용기 있고 담대한 모습을 드러내며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여기에 유재명은 곤을 발견해 거두는 노인, 김선영은 이녕의 목소리를 맡아 작품의 결을 채운다. 실사 작품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온 배우들이 얼굴을 내려놓고 오직 목소리로 한 공간 안에서 만난다는 점은 '아가미'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결국 '아가미'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것은 얼굴 없는 연기다. 정해인과 강하늘을 비롯한 배우들이 캐릭터를 삼킨 듯한 목소리로 곤과 강하,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숨을 불어넣는다.
원작자인 구병모 작가는 "책 속의 인물들이 부드러운 색상과 아름다운 작화로 화면 위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맙다. 또한 그들에게 목소리와 함께 개성을 얹어주신 출연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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